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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술세(法術勢) ⅱ

소요유 : 2015. 11. 25. 19:41


법가(法家)와 유가(儒家)의 차이는 무엇인가?


예악(禮樂)이 붕괴되고 제후들이 패권을 다투던 시절,

유가는 성현의 도덕을 창도하였다.

하지만 당시 효제우애(孝悌友愛)는 현실 사회적 규범력을 상실하였다.


제후들은 부국강병을 국시로 이웃 나라를 병탐하기 바빴다.

이러할 때 힘과 지혜가 아닌 도덕은 제후를 쉽게 설득할 덕목이 되지 못하였다.


하지만 법가의 한비자(韓非子)는 인성(人性)을 깊게 연구하여 객관적으로 파악하였다.

그의 이론은 이해하기 용이하고 경험적 사실과 잘 부합하였다.

한비자는 각 개인은 사리(私利)를 도모하는 존재임을 논증하였다.

따라서 군주는 권술(權術)과 법제(法制)로서 통치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게 법가의 이론적 기초이다.


하지만, 한비의 사상은 법가 내에서만 통용된 것이 아니다.

후대의 유가는 현학(顯學)으로서 유학을 내세운 이면에,

제왕학으로서 법가의 방법들을 채용하였다.

儒法並施, 德法同治, 陽儒陰法

즉 유가와 법가의 이론을 동시에 현실에 적용하였으니,

덕으로 기르고 법으로 다스렸으며,

유가를 앞세우고, 법가를 뒷전에 받쳐서 사회를 운용하였다. 


낮엔 유가를 내세웠지만, 밤엔 법가를 주창하였다.

실제 저들은 남 몰래 열심히 법가 책을 탐독하며,

열심히 법술을 연마하였으니,

실천적 요술(要術)로 이를 따를 만한 것이 없었다.


賢臣良相


흔히들 이리 말하는데, 

현신(賢臣)은 유가, 양상(良相)은 법가를 대표한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인의의 도를 닦은 유가의 선비와 법술의 통치술을 닦은 유능한 재상이라,

이 둘은 현실 정치에 참여하여 함께 천하를 이끌어 간다.


한비자는 모든 백성의 법적 평등성을 견지한다.

반면 예기(禮記)에 등장하는 刑不上大夫,禮不下庶人라는 말은,

유가의 법제관을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형(벌)은 대부 이상에게 적용되지 않고,

예는 서인 이하에게 해당이 아니 된다.“


하지만 한비자는 이런 말을 하였다.


刑過不避大臣,賞善不遺匹夫。


“허물로 형벌을 가하는데 있어, 대신을 피하지 않으며,

잘한 일에 상을 주는데 있어, 필부도 소홀히 하여 빠뜨리지 않는다.“


법가의 합리주의적, 현실주의적 태도를,

이 말씀 하나만으로도 여실히 짐작해볼 수 있다.


信賞必罰 令出必行


“상을 주는데 있어 믿음으로, 벌을 주는데 있어 확실하며,

명령이 나가면 반드시 행해진다.“


결국 법령은 응당 다음과 같아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表易見 教易知 法易為


이는 중요하므로 본문 전체를 인용해둔다.


明主之表易見,故約立;其教易知,故言用;其法易為,故令行。三者立而上無私心,則下得循法而治,望表而動,隨繩而斲,因攢而縫。如此,則上無私威之毒,而下無愚拙之誅。故上君(居)明而少怒,下盡忠而少罪。


“현명한 군주가 반포한 (법의) 표식은 보기 쉬우므로 약속이 잘 지켜지고,

그 가르침은 알기 쉬우므로, 말이 잘 쓰이고,

그 법이 실행하기가 용이하므로, 명령이 잘 집행된다.

이 세 가지가 확립되고 군주가 사심이 없으면,

즉 아랫사람들이 법을 따르기에, 잘 다스려지며,

표식(법)을 보면 따라 행동하고, 

먹줄을 따라 깎고, 바늘구멍에 따라 재봉을 하게 된다.


이러함이니 군주가 개인적으로 위세를 부리는 해독이 없을 것이며,

아랫사람이 어리석고 졸렬하여 벌을 받는 일이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군주는 밝아 노여움이 적게 되며,

아랫사람들은 충성을 다하여 죄 짓는 일이 적어진다.”


법가는 법 위에 이를 능가하는 특권을 인정하지 않았다.

법적 평등이 실현된 세상에선 사람들은 법을 잘 지키며,

사원(私怨)으로 폭력을 행사할 가능성도 최소한으로 줄어 든다.

법적 약속에 대한 믿음에 충실하기 때문이다.


信賞以盡能,必罰以禁邪。


상에 대한 믿음이 있은즉 재능을 다하고,

반드시 벌을 주므로 사악함을 금할 수 있다. 


이런 한비자의 생각은 예붕악괴(禮崩樂壞), 

즉 예악이 붕괴된 사회의 위기에 대한 처방으로,

간단명료하며 충분히 실천 가능한 요술(要術)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한비자는 법(法)을 강조하는데 그치지 않고,

한 발 더 나아가 군주에겐 술(術)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人主之大物,非法則術也。


“군주의 큰 물건은 법이 아니면 술이다.”


君無術則弊於上,臣無法則亂於下,此不可一無,皆帝王之具也。


“군주가 술이 없으면 윗 자리에 눈이 가려지고,

신하가 법이 없으면 아랫 자리에서 난이 일어난다.

이것 중에 하나도 없으면 아니 된다.

모두 제왕의 필수 도구임이라.”


이 자리에서 술에 대하여는 자세한 설명을 약하나,

법과 술, 이 양자 중 가장 큰 차이는 다음과 같다.


故法莫如顯,而術不欲見。


“그러므로 법은 드러나게 함과 같지 못하며,

술은 드러나게 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즉 법은 강제성있는 제도인즉, 밝게 명문화하여 드러나게 공포(公布)하고,

술은 통치자의 신하 제어술인즉, 응당 흉중에 감춰 기밀하게 써야되며,

가볍게 사람들에게 노출하여서는 아니 된다.

어진 사람인 양, 감추지 못하고, 이를 드러내게 되면 일을 망치게 된다.


仁暴者,皆亡國者也。


“어진 사람이거나, 난폭자는 모두 나라를 망치는 자들이다.”


군주의 신하 조종술(操縱術)이 노출되면, 

신하가 군주의 속셈을 꿰뚫고 속이며 가볍게 여기게 된다.


때문에 군주는 희노애락을 드러내지 않고 허정지심(虛靜之心)을 가져야 한다.

차갑고 고요한 가운데 지혜가 감춰진 상태라야 술(術)을 부릴 수 있다.


혹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음 차엔 술에 대하여 설명하게 될 것이다.


(※ 이상은 台灣Wiki 내용을 일부 참고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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