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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실명(陋室銘)

소요유 : 2015.12.01 21:13


당(唐)의 유우석(劉禹錫)이 지은 누실명(陋室銘)은 제법 유명하다.

중국 대륙의 초중어문교과서(初中語文教科書)에도 수록되어 있다.

하지만, 이게 후인이 유우석의 이름을 빌어 지은 위작(僞作)이란 설도 간간히 들린다.


유우석(772年-842年)은 유종원(柳宗元), 백거이(白居易) 등과 더불어 당시 문단의 대표적 인물이다.

그는 만21세 되는 793년 유종원과 함께 급제하여 관직에 나아간다.

개혁세력에 속하여 정치혁신운동에 가담하였다.

하지만 번진(藩鎮)과 환관 등 기득권 세력의 압력에 의해 실패하고 만다.

개혁 주도세력의 지도자인 왕숙문(王叔文)은 피살되고, 

유우석은 펌적(貶謫)되고 만다.


누실명은 그가 유배되었을 때 지어졌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의 문집 어디에서도 이 작품은 발견되지 않는다.

때문에 앞서도 말하였지만 위작으로 의심받고 있기도 하다.


이제, 이 시를 소개하고자 한다. 


陋室銘


山不在高,有仙則名;水不在深,有龍則靈。斯是陋室,惟吾德馨。苔痕上階綠,草色入簾青。談笑有鴻儒,往來無白丁。可以調素琴,閱金經。無絲竹之亂耳,無案牘之勞形。南陽諸葛廬,西蜀子雲亭。孔子雲:「何陋之有?」 


누실명(陋室銘)


산이 높지 않더라도, 신선이 거한즉, 이름이 나고,

물이 깊지 않더라도, 잠용이 숨은즉, 영검스러운 법.


여기 비록 누추한 곳이지만, 다만 나의 덕행의 향기만 흐르누나.

이끼는 층계 위로 뻗어 푸르고, 풀빛은 주렴(발) 안으로 숨어들다.

학덕이 높은 이와 담소를 나눌 뿐, 오가는 속인 하나 없어라.


가이 거문고(素琴[각주:1])를 고를 만하고, 불경(金經[각주:2])을 읽을 만하고나.

요란한 가락(絲竹[각주:3])이 내 귀를 어지럽힐 일 없고,

번잡한 공문서가 내 몸을 피곤하게 할 일도 없도다.


남양(南陽[각주:4]) 제갈량 갈대 오두막 집, 서촉 양웅(揚雄)의 자운정이라.

공자가,

‘군자가 거하는데 어찌 누추하다’ 이를쏜가?[각주:5] 

하시지 않았던가?


♬ 중국어 낭송


  1. 素琴 : 원래 현이 없는 琴을 가리킨다. 허나 여기선 속세의 난잡한 소리를 벗어나, 고요하니 홀로 뜯는 거문고 소리를 뜻한다고 새겨본다. [본문으로]
  2. 金經 : 세 가지 뜻이 있다. ① 금궤(金匱)에 들은 귀중한 도서. ② 불경 ③ 금강경 이 가운데 ① 또는 ②가 그럴 듯하다. 유우석이 중들과 흔히 교유를 하였은즉 이를 취하였다. [본문으로]
  3. 絲竹 : 본디 金, 石, 絲, 竹, 匏, 土, 革, 木의 8가지 재질로 악기를 만든다. 팔음(八音)은 이로부터 유래한다. 이중 琴, 瑟屬絲,簫, 笛屬竹이다. 즉 琴, 瑟는 絲에 속하고, 簫, 笛는 竹에 속한다. [본문으로]
  4. 南陽 : 여긴 현재 무후(武侯) 즉 제갈량의 사당이 지어져 있다. [본문으로]
  5. 何陋之有?: 논어(論語) 자한(子罕)의 다음 글이 출처임. 子欲居九夷。或曰:「陋,如之何!」子曰:「君子居之,何陋之有?」 “공자가 변경 지역에 머무르시려 하니 혹자가 있어 이리 말하다. ‘누추한 곳에 어찌 머무르려 하심인가?’ 그러자 공자가 이리 말씀 하시다. ‘군자가 머무르는 곳인데, 어찌 누추하다 이를 것이 있겠음인가’ ”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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