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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막 소독

소요유 : 2016. 4. 16. 18:25


연막 소독


시골 동네엔 여름철에 연막 소독 차량이 동네를 훑고 지나면, 

연막(煙幕)이 뿌옇게 쳐진다.

이것을 영어로는 thermal fogging이라 하는데,

약제를 열로 증기화하여 공중에 뿌리는 방식을 일컫는다.

반면, cold fogging은 

우리가 흔히 가정에서 쓰는 분무기와 원리적으로는 같은 방식이다.

이것은 열원이 필요 없기 때문에 전자와 같은 배기가스가 나오지 않는다.

특히 ULV(Ultra Low Volume)는 분무 입자 직경을 5-50 microns (μm)로,

잘게 하여 해충 접촉력을 높였다.

통상의 입자 직경 100-200 microns에 비교하여, 사뭇 작다.

때문에 실내 환경에 적용하기 더욱 좋다.


전자는 석유 계통 연료를 태우기 때문에,

연막장치 외에, 부가적인 장치가 장착되어야 한다.

또한 이를 운반할 운반구가 추가로 따라야 한다.

소음도 크고, 교통 장애를 일으키고, 화재 위험이 크다.

하지만 입자 크기가 0.5 micron이므로,

이 조건 사항으로만 보자면 모기 퇴치엔 유리하다. 


반면, 전자에 비해 후자는,

장비가 단출해지고, 운반이 쉽다.

운영시 석유 계통 연소 연료가 필요 없으므로,

비용이 적게 들며, 소음도 적고, 대개 냄새도 나지 않는다.

또한 운전 조작이 전자에 비하여 사뭇 쉽다.

살충제 용제로 물이나 기름을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물을 사용할 경우 친환경적이다.


내가 시골 동네에서 연막 소독을 하는 것을 보고는,

유심히 관찰하고 실제적 효익을 따져 보았다.

결론적으로 저것 별반 쓸모가 없다는 평가를 내리기에 이르렀다.

농원이 있는 우리 군(郡)에선 저것을 보건의료원에서 운용한다.

보건의료원은 이를 또 용역업체에 맡긴다 한다.


언젠가 시골 동네 사람과 시내에 들어가 선술집에 들어가 앉았는데,

모터 소리도 요란하게 연막 소독 차량(thermal fogger)이 길목 안으로 쳐들어왔다.

주인은 급히 문을 닫았는데도 음식 위로 이미 연기가 덮히고 있었다.

이거 영 찜찜하기 짝이 없다.

그리 요란을 떨고 지나가버렸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골목길엔 다시 파리 등속의 날 것이 날더라.


농원 근처에도 한 때는 이 차가 지났다.

이게 거의 한 데다 뿌리고, 

마치 꽁무니에 불붙은 멧돼지 모양으로 휙 지나버리고 만다.

잠깐 새 뿌연 연막은 엷어지고 사라진다.

모기 역시 곧바로 다시 나타난다.


그래서 내가 직접 저들과 접촉하였다.

우리 길에는 뿌리지 말라 요구하였다.

저들이 직접 와서 나와 이야기를 나눴다.

기름(경유)에다 살충제 섞어 뿌린다고 하였다.

저들에게 살충제 이름을 물어보았더니 숨기고 잘 알려주려고 하지 않았다.

다만 ‘그린벅’이라는 살충제 이름은 알아내었다.

(주성분 : 에토팬프록스, 옥아크로로디프로필에델)


이 약제는 어독성이 있어 근처에 양어장이 있으면 피해가 크다.

또한 조류, 농작물, 꿀벌, 누에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 군 전체를 두고 볼 때, 이 차량이 아니 다니는 곳이 없다.

논, 밭 근처 인가가 있는 곳에 뿌리고, 시내에도 뿌려진다.

이게 어찌 우리 군만 그러할까?

필경은 나라 전체 시골이 이러한 실정이리라.


내가 우리 농원 근처에선 절대 뿌리지 말라 일렀다.

내가 원치 않으니 비껴가라 단단히 일러두었다.

하여 나의 시골 농원 환경 실질 통제력이 발휘되기 시작한 4 년래,

저들은 우리 농원 근처에선 이 짓을 하지 못하고 있다.

아무렴.

내가 원치 않는데,

저들이 무슨 권한으로 저 무지막지한 분무 약제를 단 한 방울일지라도 농원에 떨어지게 할 수 있겠음인가?


thermal fogger 업체 자료를 하나 보자.


When fogging for clients the thick, white cloud of fog will much better show that you are actually treating the problem, but when a cold fogger is used that produces practically invisible fog, people may start to think that nothing useful is being done to their problem.

(http://insectcop.net/advantages-and-disadvantages-of-thermal-and-cold-foggers/)


내가 느꼈듯이 저들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연기의 장막을 치며 저들이 나타나면,

이것 무엇인가 효과가 있는 양 착각을 하게 된다.

실제 촌부들은 여름에 연막 차량이 나타나지 않으면,

불안해하며 소독 차량 보내 달라고 아우성을 친다.

내가 블루베리 자연재배를 하기 때문에만,

저 연막 차량을 물리친 것이 아니다.

저것 효과가 별반 없다는 것을 조사와 실제를 통하여 알아냈기도 하지만,

설혹 효과가 조금이라도 있다한들,

기름 잔류물(oily residues)이 동네 구석구석 어딘 가에 내려앉아 있을 생각을 하니,

이것 정말 엉터리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주 무지스런 방법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내가 어렸을 적부터 보아온 저 연막 소독 방법은 이젠 퇴출을 시키고,

다른 방법을 모색하여야 한다.

가령 보다 친환경적인 cold fogging 방법을 도입하든가,

아니면 유발 환경을 근원적으로 관리, 처단할 방도를 찾아내어야 할 것이다.

또한 하더라도 개별 국소 단위로 처리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일 것이다.

이렇게 하면 비용도 대폭 절약할 수 있다.

기실 나는 이런 방면에는 무지하기에 전문적인 소견을 피력할 위치에 있지 않다.


하지만, 약제를 뿌리면,

가령 모기를 잡아먹는 익충(益蟲)도 함께 죽인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아니 된다.

저 약제가 꿀벌도 죽인다고 하니,

이것은 농토가 있는 곳에선 더욱 뿌릴 것이 아니 된다.

그러함인데도 군에서 앞장서서 온 군역(郡域)을 가리지 않고,

연막 차량을 보내고 있으니 참으로 무지스런 작태라 하겠다.

하기에 국소적인 대응, 가령 개별 건물 단위로 대응하고,

해충 서식처 등 유발(誘發) 지역을 집중 처리하는 방안을 세우는 것이 좋을 것이다.


우리 농원엔 비료, 농약 하나 뿌리지 않는다.

그러함에도 병충해가 없다.

자연 생태계란 오묘한 것임이라,

함부로 농약, 살충제 따위를 뿌려 댈 것이 아닌 것임을 되우 사무치게 깨우쳐야 한다.


일반 농민들이 농약 치지 않고 어찌 농사를 짓느냐 하지만,

따지고 보면 저들 밭엔 언제나 병충해가 창궐하고 있다.

때문에 기실 농약을 치지 않으면 농사를 짓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긴 하다.

그런데 어째서 저들 밭에는 병충해가 그리도 많은가?

난 그 대부분이 비료에 있다고 생각한다.

식물체가 감당할 능력 이상으로 키우고, 몇 배의 소출을 내려고 욕심을 부리는 이상,

비료는 더욱 더 많이 논, 밭에 투입된다.

이게 병충해를 끌어 들이는 근본 원인이 된다.

이에 대하여는 내가 도처에서 이야기를 하였기 때문에 재론하지 않겠다.


거기다 온 산하에다 연막 소독을 합네 하며,

무지막스럽게 부산을 떨고들 있다.

익충을 다 죽이고서야 어찌 모기, 파리를 잡아낼 수 있으랴?

한번 이리 우악스런 짓을 하게 되면,

그 악순환의 연환쇄(連環鎖)를 벗어날 재간이 없다.

대개 해충, 악충은 익충보다 독하며, 생명력이 강하다.

살충제를 뿌리면 익충이 더 많이 해를 입는다.

이에 따라 해충은 더욱 늘면 늘지 줄지 않는다.

이리 되면 이제야말로 약제에 의지 하지 않고서는 해충을 제어할 수 없게 된다.


다음 글을 대하면,

내 이야기를 보다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 2016/04/16 - [농사] - 참새를 마냥 미워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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