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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운륜청우경(大雲輪請雨經)

농사 : 2017. 6. 24. 09:35


가뭄이 심하다.


풀들은 내가 지나다 우연히 튀긴 땀방울 하나조차 맞지 못하고도 용케 살아 있다.

하지만 올핸 풀조차 자람세가 확연히 꺾여 있다.

개중에 누렇게 잎 끝이 시든 것도 나타나고 있다.


기우도량을 베풀고 밤낮으로 용왕운우경(龍王雲雨經)을 외어도 시원치 않을 판에,

정부는 위안부 소녀, 사드 등 엉터리로 들이댄 일로,

공연히 하지 않아도 되었을 고생을 사서하고 있다.

게다가 인사검증 시스템이 충분치 못하여,

자질이 떨어지고, 비리를 저질렀던 인사들이 등장하고 있다.


위안부 소녀 한일 합의, 아니 야합만 생각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분심(忿心)을 삭이지 못하겠다.

도대체 어떻게 돼먹은 것들이기에,

이런 해괴망측한 짓을 저질렀단 말인가?

전임 정권, 그 부역자들 정말 나쁜 사람들이다.


옛날에 가뭄이 심하면, 기천(祈天), 도불(禱佛)하였다.

즉 하늘에 기도하고, 부처에게 빌었다.

여기 天, 佛은 곧 雨와 같다.

즉 기우(祈雨), 도우(禱雨)로 모두 비가 오기를 기도하는 것이다.

비가 오기를 바라되,

하늘, 부처는 물론 귀신, 용 등속에 기대어 비는 것이다.

그 무엇이 되었든 능력이 있을 만한 것에 의지하여,

절절(切切)히 비를 구하는 것이다.


게다가 혹 나랏님 자신이 무엇인가 잘못을 저지르지나 않았나 살피길,

옥문을 열고 죄수를 석방하거나,

가난한 백성을 구휼하고, 

자신이 먹는 반찬 수를 줄여가는 등으로 근신하였다.


가축 도살도 금하였는데,

요즘엔 AI, 구제역 등 병이 돌면,

일삼아 살아있는 가축들을 땅에 묻어 죽여 버리고 만다.

바로 엊그제에 제주도 등지에서 발생한 AI로도 이 짓을 하지 않았던가?

이런 패악질을 하고서도,

비가 오기를 바란다면,

신불(神佛)을 속이는 오만한 짓이다.


이 와중에 제일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은 농민이다.

하지만 이젠 가뭄이 제 아무리 심하여도,

모든 나랏 사람들은 물론이거니와 정부도 외눈 하나 깜빡이지 않는다.


산골에 들어가 혼자 사는 이가 있다.

그가 가뭄으로 인한 농사를 걱정하자, 

공무원이라는 그이의 조카라는 자가 이리 말하더란다.


‘걱정할 것 없다 수입하면 된다.’


그가 크게 개탄을 하고 있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게 어디 한두 번 겪은 일인가?


농작물이 풍작이면 풍작인대로 농산물 가격이 떨어지고,

흉작이면 정책 당국자는 득달같이 수입하여 가격 안정이라는 구실로,

바로 농산물 가격을 떨어뜨리기 바쁘다.


자고로 식량 가격이 등귀(騰貴)하면,

도시민들이 아우성을 치며 울부짖는다.

자칫 폭동이라도 일어날 기세인 바라,

정부는 이들을 달래려 갖은 수단을 다 부리는데 게으름이 없다.


하지만 농민들은,

개숫대 한 구석에 쑤셔박은 헌 행주처럼,

논두렁에 대가리를 거꾸로 처박아 두어도,

선거철엔 어김없이 그리 한 녀석들에게 또 표를 넘긴다.


보조금 명목으로 가끔씩 찔끔 돈 푼을 던져주면,

울던 아이 눈깔사탕 입에 물려주듯,

언제 그랬느냐는 듯 입이 헤벌어진다.


여기 시골 동네를 보면,

물대기 어려운 밭은 그냥 방치되기도 하는데,

뿌연 먼지를 일으키며 씩씩거리며 달리는 농부들의 트럭 위엔,

커다란 물통이 실려 있기도 하다.


농약병 마구 버리고, 비닐 마구 태워버리는 녀석으로,

내 보기만 하여도 미워하였는데,

그 흙먼지 뒤집어 쓴 모습을 보자니 가여워지더라.


포트나 분에 심은 것은 하루가 멀다 하고 물을 주어야 한다.

수분 증발이 심하여 자주 주지 않으면 말라죽고 만다.

그래도 땅에 심은 것은 어쨌든 버티고 있다.

참으로 지모신(地母神)이란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참고 글 : ☞ ground)


대개 기우제는 무속(巫俗)에 기대어 지내는 것으로 아는데,

실인즉 불교의 작법(作法) 의궤(儀軌)도 적지 않다.


대운륜청우경(大雲輪請雨經)은 이의 대표적인 소의 경전인데,

내가 공부 삼아 이 경을 오늘 아침 읽어 보았다.

이로써 비가 오시길 비는 마음을 보탤 수 있다면 더욱 다행이리라.


이 경은 당나라 불공(不空)이 번역한 것인데,

고려시대 비가 안 올 때도 이 경으로써 용왕도량을 폈다.


이에 앞서 수나라 때 나련제야사(那連提耶舍)에 의해 번역된 것이 있으나,

둘 다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다만 나련제야사(那連提耶舍) 번역본이 후반 부에,

좀 더 풍부한 내용이 덧붙여져 있다.

나는 특히 이 부분에 환희심이 일었다.


둘 다 짧은 경이기에,

이리저리 오가며 대조하며 읽어보았다.

다만 내가 서투른 구석이 많기에,

자칫 오의(奧義)를 그르칠까 저어된다.

대개 확실한 부분만 여기 적어 두기로 한다.


이 경의 처음엔 수많은 용왕이 등장하고 있다.

본디 용은 비와 관련이 많다.


이제 無邊莊嚴海雲威德輪蓋이란 용왕이 부처에게 청한다.

여기 세상에 단비가 내려 일체 수목, 총림, 약초, 작물이 자라도록 하소서. 

그러자 세존은 자비를 행하여야 한다고 말씀하시며,

다라니(陀羅尼)를 설한다.


여기에 주문이 상당히 많이 나오는데,

특히 나련제야사(那連提耶舍)의 번역본은 후반부에 더욱 풍부하게 나온다.

그 중 하나를 여기 소개해본다.


遮羅遮羅 至利至利 朱漏朱漏


쥐어루어쥐어루어 치리치리 주뤄주뤄


이게 무슨 뜻인지 모르지만,

음으로는 외기만 하여도 비가 내리실 것 같지 않은가?

범어로 무슨 뜻을 가지겠지만,

주룩주룩 비가 내리는 모습을 그리는데,

印, 中, 韓 피차간 크게 비껴나갈 까닭이 있을 리가 없다.


婆邏婆邏 避利避利 復漏復漏


이런 주문도 있는데,

범어를 번역한 것이로되,

利, 漏가 들어간 것으로 보아,

한자의 뜻을 취하여 가급적 비가 내리는 것을 염원한 것을 알 수 있다.


재미도 있고,

재치가 넘치며,

그런 가운데, 

간절한 소망이 절절함을 알 수 있겠음이다.


이 경은 이리 설하고 있다.


'비를 바라는 이는 반드시 일체 중생에게 자비심을 내어야 한다.

만약 죄를 지은 일이 있다면 칠일칠야(七日七夜)를 참회해야 한다.

주문을 외는 자는 자비심을 내고 악념(惡念)을 일으키지 말아야 한다. 

법좌에 올라 이 경을 주야로 끊이지 않고 크게 외우면,

만약 일칠일(一七日) 이칠일(二七日) 아니면, 삼칠일(三七日)에는 반드시 단비가 내릴 것이다.

하지만 자비심이 없거나 더럽고 탁한 자는 제외하여야 한다.'


비가 오지 않음은,

자비심이 없고,

더럽고 탁한 이가,

오늘을 사는 이곳에 많아서 그리한 것은 아닌가?


除不專念無慈心人及穢濁者。


이 마지막 말씀 앞에 서 있자니,

오늘의 우리들은 참으로 참회할 것이 많다.


其誦呪者於諸眾生恒起慈心勿生惡念。


이 주문을 외는 자는 중생에게 자비심을 내고, 악념을 품지 말라 하였음이니,

오늘 하루만이라도 좋은 마음을 품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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