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조(防鳥) - 블루베리 ⅹxⅵ (미인계)
방조(防鳥) - 블루베리 ⅹxⅵ (미인계)
대개 새를 물리치려면 그들을 겁박하거나, 싫어할 만한 채비를 하게 된다.
미운 녀석이 곁에 있으면 우선은 꿀밤을 멕일 생각을 하지,
엿가락을 입에 물릴 생각을 하지 못함과 같다.
하여, 종을 매단다든가, 실을 걸어 두거나, 총을 쏘게 된다.
하지만 이게 다 항구적인 대책이 되지 못한다.
여기 시골 농장 중에 하나는 새 피해를 견디다 못해,
포수(砲手)를 초치하였다.
군청에 유해 조수 피해 대책반이 있어,
이들에게 청하면 총을 들고 들리는 모양이다.
모두들 명사수라 거의 백발백중 실력을 가지고 있다.
(여담이지만,
나는 군청 유해 조수 대책반을 절대 들이지 않을 것이다.
두 가지 이유 때문인데,
하나는 살아 있는 생명을 죽이고 싶지 않기 때문이며,
둘은 저들이 쏘는 총알은 납으로 되어 있어,
토양을 오염시키기 때문이다.
유의할 일이다.)
하기사 요즘엔, 기계식 조준기 대신,
Red Dot Sight(Red Dot, Holographic Sight, Reflector Sight, Reflex Sight),
ACOG(Advanced Combat Optical Gunsight) 등의 전자/광학식 조준경을 장착하면,
신속성과 명중률을 많이 높일 수 있다.
그런데 저 농장의 경우 수 십 마리를 처리하였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원래대로 새 피해가 늘어났다 한다.
과시 백약이 무효인 형국이라,
농부들은 마음고생이 심하다.
어제도 복숭아 농장을 하는 분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그는 을밀 조류퇴치기 1세대 프로그램을 구하고 싶다 하셨다.
나는 현재 처음과 다르게 이를 좀 보완하여 사용하고 있지만,
이제는 보급하지 않고 있다.
최후의 수단으로 방조망을 씌우게 되는데,
이에 대한 허실(虛失)은 전에 이미 논한 바 있다.
오늘은 삼십육계(三十六計) 중 제 31계인 미인계(美人計)에 대하여 소개를 하고자 한다.
養其亂臣以迷之,進美女淫聲以惑之,遺良犬馬以勞之,時與大勢以誘之;上察,而與天下圖之。
(六韜)
“난신을 기르고, 이로써 미혹시킵니다.
미녀와 음란한 음악(악공)을 바치고, 이로써 혹하게 합니다.
좋은 개와 명마를 보내, 이로써 빠져들게 합니다.
대세를 엿보며, 이로 유인합니다.
잘 살펴 천하와 더불어 이를 도모하소서.”
상대가 강하면 잠시 적의 뜻에 순응을 할 일이다.
하여 적이 그 마음을 다 하도록 하고서는,
그 동안 나의 정기를 기르고, 예리함을 키워야 한다.
그런즉 순응이란 굴종이 아니라,
실인즉 투쟁의 한 형식이라 하겠다.
춘추(春秋) 말기에 월왕(越王) 구천(句踐)은 오(國)나라에 패한 후,
와신상담(臥薪嘗膽), 절치부심(切齒腐心)하며 설욕할 것을 다짐하였다.
구천은 미녀 서시(西施)를 오왕(吳王) 부차(夫差)에게 보내고는,
오왕이 이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였다.
월나라는 이에 승기를 잡고는 출병하여,
어제의 패배를 뒤집어 오늘의 승리를 이룬다.
본래 월나라에는 범려(范蠡)와 문종(文種)이라는 탁월한 신하가 있었다.
나는 소싯적부터 범려를 좋아하여 이 분에 대하여 연구를 좀 한 폭이다.
이에 대하여는 다음을 참고하라.
(※ 참고 글 : ☞ 범려(范蠡))
문종은 구천이 패하고 돌아오자,
그에게 계책을 헌상하였는데,
이게 또한 명문이다.
臣聞高飛之鳥,死於美食;深泉之魚,死於芳餌。今欲伐吳,必前求其所好,參其所願,然後能得其實。
(吳越春秋)
“신이 듣건대,
높이 나는 새는 맛있는 먹이 때문에 죽고,
깊은 물에 사는 고기는 향기로운 미끼 때문에 죽는다 하였습니다.
이제 오나라를 치려면,
필히 앞서 그 좋아하는 바를 구하여 그 원하는 바를 들어주어야 합니다.
그 연후라야 능히 그 (우리의) 실을 얻을 수 있습니다.”
문종은 범려의 친구였지만,
후에 범려의 충고를 듣지 않다가 비운으로 생을 마감한다.
高飛之鳥,死於美食;深泉之魚,死於芳餌。
그가 말한 이 말은 바로 오늘의 주제에 해당한다.
조금 있다가 이 말에 의지한 나의 방책을 말하기로 하고,
이제 기왕에 꺼낸 것이니 삼십육계 중 제 31계인 미인계의 본문을 마저 검토한다.
兵強者,攻其將;將智者,伐其情。將弱兵頹,其勢自萎。利用禦寇,順相保也。
“적이 강하면, 그 장수를 노릴 일이다.
적군 장수가 지혜가 뛰어나면,
정서(감정)을 꺾어야 한다.
장수가 약해지면, 병졸은 따라 무너지게 되며,
그 세가 자연 위축되고 만다.
적을 제어하여 와해시키는 공작을 하는데는,
세에 순응하고 자신의 실력을 보양하는데 있다.”
새들을 밉다고 마냥 칠 생각을 할 일이 아니다.
나는 오래 전부터,
미인계를 본받아 저들에게 맛있는 먹이를 주려는 생각에 미쳤다.
농장 한 구석이나,
아니면 좀 떨어진 곳에 저들이 좋아할 먹이를 놓아두는 것이다.
먹이통을 마련하여,
쌀, 좁쌀 등속을 넉넉히 놓아 둘 일이다.
저들이 이에 미치면,
블루베리를 그만치 덜 탐하게 된다.
다만, 유의할 것이 있다.
새들은 granivorous, frugivorous 두 타입으로 나눌 수 있다.
즉 곡식을 주로 먹는 녀석들과 과일을 즐기는 유형으로 나뉜다.
따라서 밭에 방문하는 새 종류에 따라 잘 살펴 대응할 필요가 있다.
(※ 참고 글 : ☞ 새를 끌어 들이는 소리)
또한 이 방법에서 주의할 일은,
저들에게 풍족한 식량을 공급하게 되면,
영양 상태가 좋아져 세력이 늘 우려가 있는 점이다.
하지만, 단기적(short term), 국지적(local)으로는 별반 문제가 아니 된다.
대략 새들이 새끼를 봄에 한 번 치니까,
당년도에 급격히 늘 가능성은 없다.
새들의 식보(飯袋) 총량은 한정되어 있기에,
곡물을 먹은 만큼 블루베리를 덜 먹게 된다.
하니까 당년도, 우리 농장으로선 피해를 저감시킬 수 있게 된다.
장기적, 국토 전체적인 관점에서는,
새들의 세력이 점점 증대되어 피해 압력이 강해질 수 있다.
이 문제는 다른 도리를 찾아 해결하여야 할 것이다.
한 가지 아이디어는 있지만,
이 방법은 흉하므로 공개하지 않겠다.
새들을 나는 마냥 미워만 하지 않는다.
저들이 수확철에만 비껴가고,
그 외에는 얼마든지 우리 밭에 놀러오기를 바란다.
'농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들깨와 풍경(風磬) 소리 (0) | 2017.08.19 |
---|---|
덩굴성 식물 연구 자료 1 (0) | 2017.08.19 |
방조(防鳥) - 블루베리 ⅹxⅶ(최면 판넬) (0) | 2017.08.05 |
고삼 추출물 (0) | 2017.07.16 |
을밀 조류 퇴치기 제3세대 개발 완료 (0) | 2017.07.11 |
대운륜청우경(大雲輪請雨經) (1) | 2017.06.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