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gta      

从井救人

소요유 : 2017. 11. 6. 11:08


우리 아파트의 관리직원 감축에 따른 의견 청취 조사가 있었다고 전번 글에서 언급하였다.

엘리베이터 안에 반대하는 의견서가 셋이 붙었었는데,

나중에 감축을 찬성하는 듯한 이의 교묘한 방문이 하나 더 붙었다.

(※ 참고 글 : ☞ 비정한 사람들)



그 글의 요지는 이러하다.


⓵ 경비원은 그 누구도 해고할 수도 없고, 해고당할 수도 없다.

⓶ 에너지 절약을 위한 조치일 뿐이다.

⓷ 처리 결과가 어찌되든, 인력 파견회사에서 처리할 뿐이다.


이 글을 대하자니, 문맥이 닿지 않는 비문이 더러 읽히우고,

논리도 엉터리라 역겹기 짝이 없다.

뜻을 얼추 추려 헤아리니,

필경은 이 안을 처음 발의한 이가 쓴 것이리라.


⓵ 경비원은 누구도 해고할 수 없다고 휘갑칠을 하지만,

아파트 측에서 고용하지 않겠다 하면, 파견회사에서 수용할 수밖에 없을 터.

그러니까 내 손으로 피를 묻히지 않고, 다만 파견회사에서 조치를 할 뿐이란 소리다.


⓶ 인건비 절약을 에너지 절약이라며 은근슬쩍 말을 돌리고 있다.


⓷ 아파트에서 감축된 인원을 파견회사에서 이리저리 적절한 곳으로 재배치할 것이니,

서로 윈윈하는 일이란다.

모든 아파트에서 이 짓을 하면 그럼 파견회사에서는 홍수처럼 쏟아져 돌아온 인력을 어찌 할 터인가?

모두 떠안고 월급을 공으로 주지는 않을 것이다.


저것은 교묘한 것도 아니오,

그저 서툴기 짝이 없는 글에 불과하며,

아닌 듯 의뭉을 떨지만,

경비원을 희생시키고서라도,

경비를 절약하자는 비정한 글에 다름 아니다.


차라리 정공법으로 관리요원이 과도하게 많으니,

줄이는 것이 옳다는 식으로 나아가는 것이 한결 떳떳하였을 것이다.

인력이 넘쳐난다면 감축할 명분도 있으니,

나름 주민들을 설득할 근거가 될 것이다.

그리하였다면, 이런 논지 자체를 들고 바로 시비를 걸 일을 없었을 것이다.


나는 앞에서 밝혔듯이 그렇다하여도 이를 수용하지는 못하겠다.

한 인격에 모멸감을 주고,

나아가 한 가족의 경제적 기초를 허무는 짓에 동참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게다가 최저임금 가이드라인은 사회적 합의를 넘어, 최소한의 담부 책임이라 생각한다.


저 따위로 제 뜻을 숨기고,

엉터리 논리를 펴는 글을 보자하니,

참으로 얄팍하고도 비열하구나 싶다.


찬반 의견이야 다 제 생각대로 다르겠지만,

최소 제 양심을 속일 일은 아니지 않는가?

떳떳하니 제 소견을 바로 펴면 될 일이다.


宰我問曰:「仁者,雖告之曰:『井有仁焉。』其從之也?」子曰:「何為其然也?君子可逝也,不可陷也;可欺也,不可罔也。」

(論語)


“재아가 물었다. 

인자는 우물에 사람이 빠졌다고 외치면, 이를 쫓아 우물에 들어갑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어찌 그렇게 하겠는가? 

군자를 가게 할 수는 있어도(가서 구하게 할 수는 있어도), 

빠지게 할 수는 없고(우물에 빠지면, 구할 수도 없다), 

속일 수는 있어도,

현혹시킬 수는 없다.(맹목적으로 그 속임대로 행하게 할 수는 없다.)”


세상에 지 아무리 속임의 말이 난무한들,

군자는 결코 그에 넘어가지 않는 법.


항차 속셈이 빤히 보이는,

저런 얄팍한 방문(榜文)에 속아 넘어가는 이가 있을까?


하지만, 한편으론 저 따위나마 방문에 속아,

경비원 감축에 찬성하는 이가 있을까 저어되기도 한다.


하기사 스스로 속기를 원하는 이도 있으리라.

仁을 사기도 하는 한편,

利도 함께 취하려 든다면,

차라리 남에게 속았다고 자신을 숨기는 편이,

스스로를 위안하는 방편이 되리라.

나약한 것인가?

나는 이를 비열하다 규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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