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으로 된 성벽
소요유 : 2019. 4. 30. 11:19
며칠 전 우연히 영상 하나를 보게 되었다.
(utube, 뉴스타파 목격자들 - 우리가 사랑하는 숲)
여기 등장하는 노래가 청아한 가운데,
젖은 숲에서 베어나오는 소리에 가슴 북의 울림이 컸다.(※ time line 10:40)
전 곡을 듣고 싶었는데, 이제서야 그를 발견하였다.
하여 이를 여기 붙여둔다.
영상을 직접 올릴 수도 있지만,
저작권을 존중하여 링크를 남겨둔다.
(출처 : @herbyday/facebook)
<숲으로 된 성벽>
시 _ 기형도
작곡, 노래, 촬영, 편집_ 선경
녹음 _ smusic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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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노을이 지면
신들의 상점엔 하나둘 불이 켜지고
농부들은 작은 당나귀들과 함께
성 안으로 사라지는 것이었다
성벽은 울창한 숲으로 된 것이어서
누구나 사원을 통과하는 구름 혹은
조용한 공기들이 되지 않으면
한 걸음도 들어갈 수 없는 아름답고
신비로운 그 성
어느 골동품 상인이 그 숲을 찾아와
몇 개 큰 나무들을 잘라내고 들어갔다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가 본 것은
쓰러진 나무들뿐, 잠시 후
그는 그 공터를 떠났다
농부들은 아직도 그 평화로운 성에 살고 있다
물론 그 작은 당나귀들 역시
***
농장에 들어와 사는 들고양이들.
질척 질척 걸어가는 저들 뒷 모습을 보면 눈물이 난다.
오늘의 제주 비자림이라한들,
이들과 무엇이 다른가?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은 아름답다.
그래서 슬프다.
인간의 작위, 욕망 앞에 놓여진,
저 작은 등(燈)의 행렬.
흔들리는 저들을 위해,
감동적인 노래를 불러주신 선경님께 감사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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