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분
앞에서 몇 차 이야기한 바 있지만,
(※ 참고 글 : ☞ 칼슘(Calcium))
블루베리는 대표적인 혐석회 식물(calcifuge, lime-intolerant plants)이다.
嫌石灰
혐석회란 곧 석회를 꺼려한다는 말이다.
칼슘 성분이 많은 토양은 중성이나 알칼리성을 띈다.
그렇게 되면 철 등 블루베리가 필요로 하는 성분 흡수에 지장을 받게 된다.
블루베리가 산성 토양에서 잘 자란다는 말은,
거꾸로 짚어보면, 곧, 칼슘을 크게 요구하지 않는다는 말이기도 하다.
(출처 : ucanr.edu)
그림을 보면 잘 이해할 수 있겠지만,
pH 5.5 이하의 강산성 토양에선,
Fe, Mn, B, Cu, Zn 등의 흡수가 용이해지고,
Ca, S, K, Mg, P 등의 흡수율은 현저히 떨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특히 블루베리의 경우 알칼리 토양에서,
철 성분의 흡수 장애가 일어나,
잎맥간황백화(interveinal chlorosis) 병증이 잘 나타난다.
(출처 : National Center for Biotechnology Information)
혐석회 식물과 다르게 호석회 식물(好石灰, calcicole, acidifuge)은,
뿌리에서 dicarboxylic acid, tricarboxylic acid를 분비하여,
Fe 성분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혐석회 식물은 Fe 성분을 잘 녹이지 못하는,
monocarboxylic acid를 분비하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토양 pH가 높아지면, 철분 부족에 빠지게 된다.
(출처 : Effect of Soil Calcium Applications on Blueberry Yield and Quality)
칼슘의 경우 블루베리의 요구량은 대단히 적다.
엽면분석을 해보면, 블루베리의 경우 0.3%~0.8% 정도로,
일반 식물의 1%~3%와 대비된다.
칼슘을 토양에 투입한다하여 비례하여 블루베리 잎에 칼슘이 많이 늘어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칼슘을 투입하여도 지장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는 것은 위험하다.
칼슘을 매년 투입하면 토양 속의 함유량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며,
이에 따라 토양 pH도 의당 올라간다.
블루베리는 이미 낮은 pH 토양에 적응하여 살아온 식물이다.
그가 원하지도 않는데, 공연히 Ca을 투입할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
대개 일반 작물을 재배하는 이들은,
N, P, K 기본 비료 외에,
Ca, Mg를 추가 투입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안다.
모든 식물이 똑같은 것이 아님에도,
블루베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이들이,
여느 식물 대하듯 Ca을 거리낌 없이 투입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앞에서 지적한 스테비아 농법, 염수농법을,
블루베리에 적용하는 것이 옳지 않다 하였다.
헌데, 그 문제의 블루베리 농부는,
이번엔 또 칼슘 넣는 것을 널리 알리고 있다.
골분(骨粉)을 어디에선가 구하여,
이를 블루베리에 넣을 것을 권하고 있는 것이다.
블루베리 농부라면, 대개는,
pH가 낮은 토양에서 잘 자란다는 것을,
어디선가 줏어 듣기는 하였을 것이다.
그러할진대, Ca가 많이 포함된 골분을 거침없이 토양에 투하하며,
의기양양 폼을 잡고 있으니 도대체 저들의 만용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가?
그렇지 않은가?
산성토양을 만든다고,
황을 토양에다 뿌리고,
황산을 말통으로 물탱크로 들이 붓는 짓을 하며,
부산을 떨 던 이가 그대 당신이 아닌가?
그러함인데,
또 한 편으론 염수를 붓고, 골분을 투입하며,
이율배반적인 일을 태연히 저지르고 있음이다.
단편적인 지식, 파편화된 정보만 가지고 있을 뿐,
종합적인 판단이 부재한 어처구니없는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
그 밖에 또 그로부터 하나 지적할 것이 더 남아 있다.
이는 차후에 다시 밝히도록 할 예정이다.
블루베리는 돼지가 아니다.
물량 투입으로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도모하려는 짓을,
블루베리는 참아낼 수 없다.
이는 블루베리가 고결한 식물임을 모르는 이들이,
저지르는 참람스런 작태라 하겠다.
其耆欲深者,其天機淺。
(大宗師)
욕심이 심하면, 천기(天機)가 얕다 하였음이다.
온갖 욕심을 가진 인간이 작물에게도 저를 따르라 한다.
하지만, 블루베리는 욕심이 없는 고상한 식물임이라,
자꾸 안달 떨며, 무엇인가를 처먹이려 할 일이 아니라,
차라리, 그냥 내버려둠만 못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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