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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과 여성

농사 : 2019. 5. 31. 09:26


풀과 여성


여성들은 풀을 남성보다 더 원수로 여긴다.

본밭은 물론 텃밭의 풀을 이 잡듯 훑어 뽑아내는 일에 집중한다.


속칭 자연재배를 한다 할지라도,

풀을 어느 정도 제어할 필요가 있을 때가 어찌 없으랴?

가령 유목(幼木)일 경우 풀에 치이면 제대로 살아남기 어렵다.

헌즉 이 시기엔 잘 보살펴야 한다.


내 경험으로는 풀은 자연스럽게 놔두는 것이 블루베리 나무에 좋다.

풀의 공덕에 관해서는 앞에서 적지 아니 말했으니 더는 주워섬기지 않겠다.


그런즉, 나는 풀을 뽑아 내지 않는다.

설혹 예초 작업을 한들, 슬쩍 슬쩍 쳐내는 정도에 그친다.

뿌리 근처 생장점까지 끊어내면,

풀은 아예 죽어버린다.

하여 나 같은 경우엔,

풀을 베더라도,

설겅설겅 다스리고 만다.

풀이 지나치게 번무하여,

블루베리 나무에 비추는 햇빛을 가리거나,

통풍에 심히 지장이 있을 때라야,

잠시 개입한다.


실제론 이도 힘이 들면,

그냥 게으름을 피우기도 한다.

그리하여도, 블루베리 나무엔 표가 날 정도로 해가 남지 않는다.


풀을 원수 대하듯 하여,

심하게 밭에서 쫓아내려 한다면,

도대체 왜 초생재배니 자연재배를 한단 말인가?

차라리, 관행농처럼 방초망으로 온 밭을 덮거나 제초제를 뿌리고 말지.


자연재배자는 풀을 밭에서 쫓아내려 하지 않는다.

외려 키운다고 하여야 바를 것이다.

헌즉 필요에 따라 풀을 다스린다한들,

예초(刈草)니 풀베기란 말을 사용하지,

풀뽑기란 말을 쓰지 않는다.


‘풀베기’와 ‘풀뽑기’는 전혀 다른 차원의 말이다.


풀뽑기란 말은,

풀을 원수로 대하여 단 한나라도 살아남게 하지 않고,

밭에서 몰아내고야 말겠다는 의지와 행동을 깔축없이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풀베기는 뿌리를 남겨 두기 때문에,

풀을 박살내어 끝장을 내려 하지 않는다.

다만, 재배 작물에 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다스리는 수준에서 그친다.


여성들이 왜 풀과 친하지 않은가?

왜 저들은 저리 풀을 원수 대하듯 하는가?

그 숨은 사연에 대하여는 내가 예전에 쓴 다음 글을 다시 참고하라.


☞ 여성과 위생, 그리고 제초에 대하여


나는 앞전 글에서,

번뇌와 잡초를 서로 대비시켰었다.


(※ 참고 글 : ☞ 번뇌와 잡초 (一枝草佛))


번뇌는 아무리 없애려고 한들 잘 없어지지 않는다.

특히 여자의 경우 여기 심하게 매어 있다.

나의 소싯적 침 선생님께선,

‘여자들은 하룻밤 사이에 빌딩을 수 십 채 짓고 부순다.

하여 병이 깊다.’

이리 말하였었다.

이는 곧 집착이 강하다는 말과 같다.


최초 여성 출가를 허락하면서,

정법이 오백년 감소한다는 소위 정법오백년감소설(正法五百年減少說)이나,

팔경법(八敬法), 여인 오장설(女人五障說), 여인불성불설(女人不成佛說)이 생각난다.

오늘날 이런 소리를 하면 페미니스트한테 욕을 바가지로 먹을 것이다.

하지만, 이게 단순히 여성 차별이 심했던 당시의 시대 배경 때문이 아니라,

집착이 강한 성적 특질이 작용된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가지고 있다. 


앞의 글에 등장하는 풋중은 조주 스님께 이리 여쭙는다.


如何免得。 


번뇌를 어찌 없앨 수 있습니까?


이것 풀에 등치시키면,

어떻게 하면 풀을 밭에서 몽땅 몰아낼 수 있습니까?


이리 묻는 것과 같다.


헌데, 밭에서 풀을 없앨 수 있는가?

아무리 논밭을 방초망으로 도배장판을 하여도,

풀은 기어이 틈새를 비집고 올라온다.

번뇌 또한 이러하듯 살아있는 동안은 쉼 없이 생긴다.


조주스님은 풋중에게 이리 말씀하셨다.


用免作麼。


없애서 어쩌려고?


이 말은 곧 집착하지 말라는 말이다.


번뇌, 풀에 집착하는 한,

결코 부처가 될 수 없다.

아니, (자신이) 부처임을 자각하지 못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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