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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sh & pull

소요유 : 2019. 9. 2. 22:29


push & pull


약 40일 전 관에서 농장에 나와 일을 저질렀다.

그날 바깥이 시끄러워 나가보니,

농장 둘레길 풀이 마구 베어나가고 있었다.

일단의 작업 인부들이 허락도 구하지 않고,

둘레길에 높이 자라고 있는 풀을 예초기로 자르고 있었다.


내가 급히 나서서,

여기는 사유지인즉, 그대들이 임의로 나댈 곳이 아니다.

이리 나섰으나, 작업 인부들은 오불관언, 외려 씩씩거리며 내게 대들었다.


그자들의 변(辯)인즉 봉사 차원에서 나와 무보수로 일을 하고 있다 한다.

차후 조사를 해보니, 관에서 시켜 유급으로 이 일을 하였음이 밝혀졌다.

이 일을 근 9년 간 겪고 있다.

매번 공무원을 상대로 여기는 사유지이니,

함부로 나서지 말라 하였으되, 년년세세 되풀이 되고 있다.

하여 이번엔 요절을 내버리려 공문을 띄웠다.


하자, 군에서 감사가 나왔다.

우리 농장에 온 감사실 직원은,

사리가 밝고, 말이 통하는 이라, 신뢰가 갔다.


이 사람이 돌아가 며칠 후, 복명(復命) 보고가 내게 도착하였다.

아아, 깎은 밤처럼 가지런히 닦아 다듬은 글이 역시 대단하다 싶었다.

역시 사람은 배워야 한다.

그런데, 아무리 그리 보여도, 내 눈에 몇몇 허점이 보인다.

내 한발 더 나아가며,

이를 지적하며 다시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었지만,

이 따위 일에 정력을 더 이상 소비하는 것도 못 마땅하지만,

저 감사의 인품을 배려 그냥 참아두었다.

다만 이번엔 저들에게 널리 사정을 환기한 폭이니,

차후론 이런 따위 일로 내가 더 이상 고통을 받지 않겠다 싶었다.


헌데, 어제, 또 일단(6人)의 작업 인부들이,

내가 잠시 출타한 틈에 나타나 농장 둘레길 풀을 싹둑 다 베어버렸다.


앞서 감사 보고서에는,

이들을 잘 가르쳐,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내용이 나온다.


헌데, 40일도 지나지 않아 똑같은 일이 다시 일어난 것이다.

급히 알아보니, 먼젓번에는 총무팀에서 일을 벌였는데,

이번에는 산업계에서 벌인 일이란다.


내 이번에는 군이 아니라, 

경기도에 직접 이 사안을 가지고 진정할 예정이다.


감사 보고서엔,

교육 시키고, 관서 내 이런 특별 정보 공유가 잘 이뤄지도록 조치하고,

관련자에게 주의를 주겠다 하였음이다.

헌데, 저 문장이 과시 깎은 밤처럼 그럴싸하였으되,

문제는 젯상에 올려질 것임이라,

산 사람이 먹을 것은 아니었던 것이다.


그러니, 미처 40일도 지나지 않아,

언제 그랬느냐는 듯, 다시 재현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한번 동원에 6(인)*7만원=42만원이 지불된다.

허니, 2차에 걸쳐 84만원이 지불되었을지니,

이리 간단한 일에 세금이 마냥 허비되고 있다 하겠다.


앞서도 말했지만,

이것 한 사람이 그저 잠깐 수고를 하면 끝이 날 일에 불과하다.

이러한 것은 여섯 사람이나 나와 요란을 떨었음이니,

그것도 40일 상관에 거푸 두 번이나 일을 벌었음이라,

예산이 줄줄 새고 있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저 감사 보고서를 볼작시면,

먹물로 꾹꾹 눌러 쓰며, 잔뜩 애를 썼지만, 

병풍에 그린 닭이라 결코 울지도 못하고 폼만 잡고 있음이다.

그저 작문 짓기에 그쳤을 뿐 아무런 실효적 작용이 부재하다.


도대체, 감사 하는 일이 그저 작문 짓는 일에 불과하다면,

차라리 국문과 출신 대거 기용하여, 글짓기 놀이나 하고 말지,

무엇 때문에 저리 민원인에게 질펀하니 다짐과 각오를 할 이유가 어디에 있으랴?

지켜지지도 않을 것을.


게다가 이번에 나온 작업인부들 역시 앞서의 인부들과 매한가지로,

자신들은 봉사 차 나왔고, 무임이라고 한다.

헌데, 내가 확인하니, 이들은 산업계의 지시를 받고 나왔으며,

노임이 지불된다고 한다.


이것 이상하지 않은가?

왜 어째서 작업인부들은 매양, 봉사를 부르짖고, 무임이라 강조하고 있는 것인가?


순간 나는 push & pull 바로 이를 떠올리고 만다.


이게 전자공학의 일반 아날로그 회로는 물론, 로직회로에서도 나오지만,

경영학에서도 생산/소비 전략 모델로 다뤄지기도 한다.


(출처 : circuitdigest)


여기서 모티브를 얻었을 수도 있겠지만,

그와 무관하게 당장 머릿속에 push & pull이란 단어가 절로 떠오르는 것이다.

밀고 밀어주고,

착착 궁합, 박자가 맞아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왜 저들은 하나 같이,

자신의 상위 지시 주체를 숨기고 ‘봉사’란 팻말을 급히 만들어 흔들어야 했음인가?

게다가 그것도 무임이라고 강조를 해야 했는가?

약속이라도 한 듯이.

거기 은폐된 곡절은 무엇인가?

이 얼마나 흥미로운 일인가?


이것은 그럴 만한 유인 동기가 반드시 있다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수입은 생기는데, 이를 감추려 함은, 그게 그리 떳떳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그렇지 않은가?

관에서 자신들을 노임 주고 부렸음인데,

이것을 굳이 숨길 이유가 어디에 있으랴?

pull

저들에겐 이를 남에겐 바로 알려지길 원치 않지만,

이 일을 만들어서라도 당겨 맡아야 할 유인이 있었으리라,

이리 유추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한편, 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40일 전에도 문제가 있었는데,

그리고 향후,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만반의 점검을 하겠다 하였는데도,

또 다시 동일한 일이 왜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

부서를 달리하여 동일한 일이 일어나고,

예산이 거푸 집행되는 요상스런 일이 왜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

push

외부를 향한 이 원심력적 작용 압력은,

저들의 감사, 교육, 다짐도 무력화시킬 정도로 강렬한 것이다.


push & pull


이 양자의 압력(壓力, pressure)은,

어떠한 명분, 도덕적 가치, 행정 권력의 금도도 뛰어넘을 정도로,

도저히 억제할 수 없는 것이기에, 바깥으로 기어이 분출하고 마는 것이다.


산업계 팀장이라는 자가 오늘 나를 찾아왔다.

척 뒷짐을 지고는 ‘죄송하다’라는 말을 내뱉는다.


불손하다.


불현듯, 옛날 아전이 생각난다.

그것도 벼슬이라고,

갖은 위엄을 다 부리고,

백성들을 겁박하고, 누지르고 말았을 그 때가 생각난다.


요즘처럼 개명한 세상,

사과하라 온 자가,

공복임을 깊이 자각하는 이라면 도저히 저런 태도로 임할 수가 없다.


염치를 가진 정상인이라면, 짐짓 꾸며서라도 공손하게 임하지,

저리 눈 치켜뜨고, 그래 어쩌란 말이냐 하는 식으로 임하다니,

저이가 사정을 미처 아지 못하고 있는 것이리라.


말 따로,

몸짓 따로,

마음 따로,

제 각각 따로 노니,

그에 상응하는 대우를 해줄 수밖에.


권주(勸酒) 마다하고,

자청하여 독주(毒酒)를 가져가니,

원하는 바대로 해줄 도리밖에.


나는 내심, 공손하게 나오면,

이 자를 놔두고 다시 문제를 어찌 제기할 것인가?

하면 인간적 고심을 하였음인데,

이런 수고를 할 필요가 없게 그 자가 되레 나를 도와주고 있음이다.


이 자는 진심으로 사과를 하러 온 것이 아니라,

다만, ‘죄송하다’는 말을 하였다는 인증을 하러 왔다 할 밖에.


이재명이 자리하고 있는 경기도에 직접 이번 사안을 검토하길 청하려 한다.

단순히 둘레길 풀베기 문제를 넘어,

예산 집행의 허실을 점검하여 근원적인 진단을 구하려 한다.

게다가 담임 행정의 무사안일도 차제에 점검하여,

과오가 밝혀지면, 엄히 다잡고 책임을 묻기를 청할 것이다.


저자(공무원)들의 말로는 요즘 사람을 구하기 어렵단다.

하여, 새마을지도자니, 이장 등에게 일을 맡길 수밖에 없다는 투다.

허니, 저들은 거의 일을 전임으로 수임하고 있는가 싶다.


헌데, 어림없는 수작이다.

여기 인력 사무소에서 사람을 구한다면,

얼마든지 차고 넘칠 정도로 사람을 구할 수 있다.

게다가, 관에서 발주한 일은,

아무런 감독자가 따라 붙지도 않고,

저들에게 그냥 일임되고 마니,

이처럼 수월하고, 자유로운 일이 없다.


헌즉, 공고를 내면,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일 것이며,

노임도 훨씬 절약할 여지가 많다.

이리 되면, 예산도 절감할 수 있고,

이제와 같이 특정 단체에게 일을 몰아주지 않고,

관내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일자리를 공급할 수 있다.

이 얼마나 바람직한 모습인가?


내가 관의 일을 맡는 수장이라면,

단 6개월 내에 일신하여,

청신한 기풍을 진작시키고

공평무사한 풍토를 정착시키고 말 것이다.

게다가 무사안일에 찌든 인물들을 모조리 재교육하여, 새사람을 만들고,

미치지 못하는 이는 가차 없이 한직으로 떨구어, 조직을 강하게 재건할 것이다.


다만, 내가 관에 인연이 없는 바라,

어찌 주제넘게 이를 넘보랴?


경기도에 고정하기 전에, 이 자에게 며칠 말미를 주었다.

처리하는 태도를 보고, 다음을 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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