聲東擊西
聲東擊西
성동격서(聲東擊西)란 말을 소싯적 바둑 해설가로부터 처음 들었다.
김수영.
그는 구수한 달변에다, 한학에 밝아, 고전을 두루 끌어 인용하며,
판세를 빗대며 흥미진진하게 해설을 하였다.
성동격서니, 도남의재북(圖南意在北)이니 하며,
연신 고사성어를 동원하며 화려하게 수(繡)를 놓아,
치열한 전쟁터에 자유자재로 꽃을 피어내기도 하였다.
그의 해설을 듣다보면 바둑뿐이 아니고 병법에 대한 흥미까지 유발된다.
오늘 그 성동격서란 말을 앞세우며 이야기를 늘어놓고자 한다.
우선 원전을 먼저 살펴본다.
敵志亂萃,不虞,坤下兌上之象。利其不自主而取之。
“적의 의지가 공황상태에 빠져, 의기가 저상된 상태이니,
앞일을 기대할 바 없다.
주역의 택지췌(澤地萃) 괘의 상이라 하겠다.
적이 통어력을 잃고 혼란에 빠졌으니,
이를 노려 (승리를) 취한다.”
(澤地萃)
삼국지 따위를 읽다보면 출기불의(出其不意)란 말이 곧잘 나온다.
이 뜻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곳을 치고 들어간다는 뜻이다.
성동격서는 바로 이런 장면을 이끌어내는 전술적 방책의 하나가 된다.
동쪽에서 와 하고 소리 지르며 장난을 치지만,
정작 서쪽을 치고 들어가니,
적군은 뜻하지 않은 곳에 공격이 들어와 허물어지고 만다.
(출처 : 網上圖片)
어제, 이재명이 2심 재판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 받았다.
이는 지사직을 내놓게 될 형량이다.
조국 사태로 온 나라가 어수선한 틈에,
전격 이재명이 난을 당하고 만 격이다.
성동격서
이를 주도한 이가 있는지 아닌지 모르겠다.
주도한 이가 없더라도,
조금이라도 머리가 돌아가는 이라면,
이런 혼란스런 정국을 이용할 꾀를 내는 게 어렵지 않으리라.
사람들의 시선이 동쪽에 한참 몰려 있는데,
기습적으로 서쪽 성벽을 공격하여 허무는 전술이야말로,
전투의 기본이다.
허나, 전투라 하여 이긴 쪽이 모두 바르다 할 수 없다.
외려 현실에선, 힘과 무법으로, 약자와 정의를 유린하는 경우가 더 많다.
얼마 전, 이재명이 조국을 두고 마녀사냥 운운하였는데,
내가 이를 비판하였듯,
정작 마녀 사냥을 당하고 있는 것은 당신 자신인 것을 그는 몰랐는가?
여당 딸랑이들이 대거 동원되어 조국을 변호하기 바빴는데,
이를 두고 어찌 마녀사냥이라 이를 수 있겠음인가?
게다가 정의당조차 여기 부역하고 있지 않은가?
아아,
내 세상이 어찌 돌아가든,
정의당, 녹색당을 꿋꿋이 지지하며, 외롭게 홀로 표를 주었는데,
오늘의 정의당은 완전히 망가졌다.
선거법 개정에 목을 매었는지,
정의당은 민주당의 하수인이 된 게, 사뭇 오래 전 일이다.
사본축말(捨本逐末)
본을 버리고, 말단을 쫓고 있으니,
진정, 저들이 망령이 난 것이리라.
젊어서부터 사랑하던 심상정을 나는 이제 버린다.
어제, 정의당, 심상정이 대통령 임명권을 존중한다며,
사실상 조국 손을 들어준다는 입장문을 발표한 뉴스를 보았다.
내 감상이 하나 일어 글 하나를 적었으니 이러하다.
이제 심상정 늙었어.
몸이 아니라, 마음이, 나아가 영혼이 말야.
왜 그는 이리 망가졌을까?
민주당 2중대 노릇하니,
제법 빵빵하니 풍선처럼 가슴은 부풀고,
겨울 군밤처럼 엉덩이가 따뜻해지거든.
풍찬노숙하던 시절이 지겨웠던 거야.
그는 늙은 게야.
몸이 아니라, 마음과 영혼이 삭은 게야.
낙락장송 노회찬이 그립다.
모란꽃 이정희가 보고 싶다.
이제,
이재명에게 한 말씀 드려보련다.
乃亂乃萃,若號一握為笑,勿恤,往无咎。
세상이 아무리 어지러워, 의기가 저상될지라도,
주먹 꽉 쥐어 불러준다면 웃을 날이 있으리라.
비록 힘들지라도 걱정 말고, 가면, 허물이 없으리라.
往
소신을 잃지 말고,
바른 길을 묵묵히 갈 일이다.
조국은 딸랑이들이 지키니,
행여라도 마음이 흔들려, 흘낏이라도 눈길 한번 주지 말라.
다만, 당신의 길을 걸어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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