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gta      

황견유부(黃絹幼婦)

소요유 : 2019. 9. 2. 23:37


내가 소싯적 어떤 글을 읽는데,

黃絹幼婦 外孫韲臼

이런 글귀가 소개되고 있었다.


이게 결국은 絶妙好辭란 뜻이란 것인데,

이게 참으로도 기묘해, 한참 감탄한 적이 있다.

중국무협 영화에도 가끔 이를 소재로 이야기가 전개되곤 한다.

이 사연은 무엇인가?


조아(曹娥)란 어린 소녀가 물에 빠진 아버지 시신을 찾고자 하였는데,

끝내 뜻을 이루지 못하자 자신도 물에 투신하고 만다.

이에 마을 사람들은 이를 기려 비석을 세웠는데,

그 글이 너무 훌륭하여, 당신 문인 채옹(蔡邕)이 이를 보고는 감탄하여,

비석 뒤에 새긴 글이 바로 이것이다.

하지만, 이 뜻을 바로 새기는 이가 아무도 없었다.


후에 조조(曹操)가 양수(楊修)와 함께,

여기를 지나다, 이 뜻을 아느냐 하고 묻자,

양수는 안다고 하였다.

하지만, 조조는 30리를 걷다가 그 뜻을 알아내었다.


(참고로 덧붙인다.

후에 양수는 그 재주가 뛰어나,

종국엔 조조에 의해 죽임을 당하고 만다.

이 부분에 대한 깊은 곡절에 대하여는 여러 설이 난분분하니,

별도로 다뤄야 할 주제이다.)


하여간, 이들이 푼 뜻은 이러하다.


황견은 색(色)이 있는 실(絲)이니 絶(절)이 되고, 

유부는 어린(少) 여자(女)이니 妙(묘)가 된다. 

외손은 딸(女)의 아들(子)이니 好(호)가 되고, 

虀臼(제구)는 매운 것(辛)을 담아(受) 빻는 절구(臼)이니 辭(사)가 된다. 

(고대 辤는 辭와 같은 말이다.)

결국 絶妙好辭(절묘호사)란 글자로 결구된다.

즉 절묘하게도 훌륭한 글이란 의미가 된다.


실로 이런 글자 놀음은 한자이기에 가능하다.

점술가 흔히 글자 가지고 해체하여 노니는 파자(破者)도 매한가지고,

이리 글자를 매개로 세태를 희롱한다거나,

비분강개하며, 제 뜻을 은근히 펴는 것은, 

일종의 억압된 현실 속을 건너는 풍류인 바라, 

때론, 비록 칼 위를 걷는 위험이 따른다 하지만,

군자, 문인 학자의 권도가 아니랴?


이게 한글에서도 일정 분, 가능하지만,

뜻글자 한자어처럼 교묘하고 중의적인 뜻을,

엮어내기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 하겠다.


최근 홍콩에 시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홍콩 범죄인 인도법 반대를 이유로 하지만,

결국은 양자의 이해상반이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李嘉誠은 홍콩의 제1 부자이다.

이 사람이 근래, 홍콩 주요 신문에 광고를 실었다.


내용인즉슨, 다음과 같다.


最好的因

可成最壞的果

愛自由

愛中國

愛包容

愛香港

愛法治

愛自己


(출처 : 網上圖片)


이것 외양상 간단하디.

풀이 하자면, 이러하다.


“최선의 원인도

최악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자유를 사랑하고,

포용을 사랑하고,

법치를 사랑한다.


중국을 사랑하고,

홍콩을 사랑하고,

자기 스스로를 사랑하자.”


이것 제법, 시위 자제하고,

중국 당국의 뜻에 합하여 애국하자는 호소처럼 보인다.

헌데, 저 광고 글귀의 끝자만을 모아 보면 이리 된다.


因果由國, 容港治己


(출처 : 網上圖片)


이것 풀이 하면,

자못 (중국 당국에서 보자면) 맹랑해진다.


이 말을 풀이해보면 이러하다.


"결과는 국가에서 비롯된 것이니, 홍콩의 자치를 허용하라!“


시위대는 이를 취하여,

이런 이미지를 만들어,

자신들의 뜻을 펼치고 있다.


거죽으로 들어난 말, 글, 태도를 마냥 믿을 일이 아니다.

사람은 결코 원숭이가 아닌 바라,

중의적(重義的) 표현으로,

자신의 속을 감추고, 거죽으로 항거하기도 하는 것이다.

아니, 이런 장치를 통해,

너도 알고, 나도 알지만,

나는 이러함이다.

하고 자신을 억압된 현실, 통제된 오늘의 하늘을 향해, 외치는 한편,

상대를 꾸짖고 있을 수 있는 것이다.


말, 글은 결코 마지막까지, 믿을 바 아니지만,

우리는 이를 여의고 한 시도 살아 갈 수 없다.

도대체, 우리는 이리도 딱하고도 한심한 존재이다.


헌즉, 차라리, 이를 딛고, 이를 농(弄)하며,

자신의 의지, 신념을,

푯대 끝에 매달고서는,

힘껏 흔들고 있는 것이다.


이는, 마치 유치환의 소리 없는 아우성을 닮고 있다.

마지막 글자들의 조합의 이 소리 없는 아우성을,

중국 당국은 과연 듣고 있을까?


헌데, 상인이 이런 말을 할진대,

대비가 없었을까?

기실 그는 홍콩의 자산을 전부터 대량으로 팔아재끼고,

영국 등 해외로 이미 떠나고 있었다.


그의 말을 순진하게 받아들이고,

흔쾌히 박수치며, 뒤늦게 따라 나서는 홍콩인이 있다면,

그대는 한참 이미 한참 늦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미 장사꾼은 준비가 끝났음이니,

이리 되나, 저리 되나, 별반 피해가 없다.

그런즉, 이리 마음껏 중국 당국을 향해 큰 소리를 칠 수 있는 것이다.

바로 이 점을 주목할 일이다.


‘허, 녀석,

시원하게 말 잘했다.’


서푼에 팔려,

던져주는 깨엿 입에 물고는,

이리 박수 부대가 되어, 

마냥 박수만 칠 일이 아니란 말이다.


박수 치면서, 

제 의도와는 다르게,

저 작자의 뒷설거지를 하고 있지나 않은가?

이런 의문을 일으켜야 하리라.


혹자는,

이런 절체절명의 시기에,

저런 광고를 때리고 있는 李嘉誠을 두고 그 용기가 놀랍다 하며 감탄하고 있다.


이런 쓸개 빠진 인간이 다 있는가?

李嘉誠

이 자는 이미 준비가 끝난 것이다.

그대 당신처럼, 기껏 닷냥 서푼 가진 이가 아니다.


일당 받는 일에 익숙해지면,

자신이 푼돈에 동원되는 마루타 신세인 것을 미처 깨닫지 못하게 된다.


외려,

李嘉誠은 광고 몇 푼 던져,

홍콩인 현지인,

그리고 중국 당국을,

들까불며, 키질 하고 있는 것이다.


자 어찌 돌아가고 있는가?

이리 몇 푼을 들여 간짓대 삼아,

세상을 희롱하며, 휘젓고 있는 것이다.

이를 모르고 있다면,

이 얼마나 슬픈 일인가? 


한편, 중국 당국은 천안문 사태를 다시금 기획하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홍콩 바로 옆에 있는 심천(深圳)을 이용하여, 홍콩을 고사시키려 하는가?

 

허나, 중국은 칼을 들고 있는 형상이고,

홍콩은 식민지 시절처럼 맞받아 저항하고 있는 신세인지라,

과연 그 결말을 공산당 말고는 누구도 아지 못할세라.

다만 그 마지막 시한이 중국 당국이 정한 9월로 다가오고 있다.


세상을 요리하더라도,

李嘉誠처럼 이미 준비가 끝났어야지,

어찌 될지 모르는 태풍의 한 가운데에 속절없이 버려져,

그저 하늘만 바라보는 신세가 되어서야,

어찌 면목이 서겠음인가?


결론은,

그대 당신이 중국 당국, 李嘉誠이 아닐지라도,

중국 당국의 윽박지르는 엄포,

李嘉誠이 점잖은 듯 던지는 저 말의 은유에,

결코 놀아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비록 권세, 돈이 부족할지라도,

그 숨은 내막, 곡절은 알고 임해야 한다는 말이다.


마치,

오늘 한국의 현실.

더민당은 조국을 변호하기 위해,

온갖 필설을 다 모아 방어하기에 급급하고,

양당은 저자의 비리를 까발려,

여당의 권위를 허물려 혈안이다.


나는 이 따위 정리정략에 매몰되지 않고,

사실을 수집, 평가하여 이미 판단을 내렸다.

나는 말한다.

그는 전일의 그가 오늘의 그를 배신하였다.

따라서 오늘의 그는 전일의 그를 조상(弔喪)하던가,

아니면, 전일의 그가 오늘의 자신을 조롱(嘲弄)하여야 한다.


양편 어디에 서든,

그는 제 말로써, 스스로 자신의 존재를 배반하고 있다.

그는 책임을 져야 한다.

따라서 조국을 변호하고 있는,

정권의 딸랑이들을 나는 엄히 기억하며,

저들의 더러운 과오를 잊지 않고 역사의 바위돌에 기록하련다.


한편, 며칠 전,

이재명도 급기야, 조국을 변호하는 듯한 말을 뱉어내었음에 이르러,

여당의 수비가 극에 다다랐음을 알겠음이다.


이재명 "조국 마녀사냥 그만해야”

"조국 후보자를 둘러싼 지금의 상황은 비이성의 극치인 마녀사냥에 가깝다“


그는 결론적으로 "수사는 수사기관에 맡기고 법에서 정한 대로 청문회를 열어, 질의자는 충분히 묻고, 후보자에게는 해명기회를 준 후 판단은 국민이 하게 해야 한다"면서 "공평함은 공동체 유지를 위한 최고의 가치다. 누구든 마녀사냥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되며 합의된 규칙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출처 : viewsnnews)


실인즉, 마녀사냥은 조국이 아니라, 이재명 당신 자신이 당했다.

혹, 그가 문가 무리들에게 점수를 따려 하였던가?

아니면, 이재명의 저 언명이 전략상 뱉어낸 것인지, 아닌지 모르겠음이나,

내 이를 알 만한 정보력도 없고, 그럴 위치도 아니다.

다만 이 제한된 위치에 서서 말하거니와,

일단은 이재명에게 급히 실망했음이다.


그의 숨은 뜻이 혹 있다면,

이는 차후에 밝혀질 일이니,

오늘의 판단은 그제서야 시비가 가려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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