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삼매(遊戱三昧)
獨自如梵王,二人如天人,三人如村夫,過此有諍鬥。
(長老偈經)
“혼자는 범왕과 같고,
둘은 천인과 같고,
삼인은 촌부와 같다.
이보다 많으면 소란스럽다.”
촌부가 마을에 모여 있어봐라.
게거품 물며 저마다 떠들어,
물동이 안에 가만히 있던 바가지마저,
그 소리가 미처,
달그락 거리게 된다.
촌부가 아니라,
여인네들이 모여 있었다면,
멀쩡하던 온 동네 항아리가 모두 깨지고 말리라.
아아,
그러함이니,
범왕(梵王)이 되려면,
홀로 떠나야 한다.
하기에,
"한 돌 위에, 한 나무 밑에 사흘 저녁을 자지 말아라"
부처는 이리 일렀다.
日中一食, 樹下一宿
하루에 한 끼 먹고, 한 나무 밑에 하루만 머무르라 하는 뜻은,
모두 집착을 여의라는 것이리라.
헌데, 저것을 금과옥조로 삼아,
무작정 걸망 메고, 걸핏하면, 떠나는 것만이 능사랴?
이 또한 또 다른 집착의 변용일 뿐이다.
바둑 격언에, 정석은 배우되, 모두 잊어라라는 말이 있고,
무도의 세계에선, 초식을 다 익히되 그를 다 잊어라라는 말이 있다.
제 아무리 초절정 초식일지라도,
언젠가는 이 초식을 깨는 공교한 초식이 등장하고 만다.
그러함이니 초식의 적은 초식이 되고 만다.
무술의 고수가 되기 위해선,
초식을 초월해야 한다.
이는 모두 정석, 초식 바깥의 경계를 이르고 있음인즉,
樹下一宿 곧 樹下千宿이고,
나아가 樹下空宿 모두 하나로 귀착된다.
一歸於何處
그렇다면, 과연 그 하나는 어디로 돌아가는가?
狂心若歇,歇即菩提。
원각경엔 미친 마음이 쉬면, 곧 보리라 하였다.
大作夢中佛事라,
꿈꾸듯 짓는 불사라 하지만,
유희삼매(遊戱三昧)하며,
소요유(逍遙遊)하리.
(출처 : 網上圖片)
아침나절엔 빗방울이 간간히 나렸으나,
이젠 하늘은 흐리나, 비는 더 이상 오지 않는다.
모처럼, 맑아진 강물(한탄강)을 보러 강가로 내려가 보기로 한다.
내가 전부터 아는 강으로 내려가는 길이 다리 공사로 막혔다.
하여 최근 보름여 동안 수 백 미터를 조사하여, 새로운 접근로를 개척하였다.
도합 4군데, 강가로 내려가는 접안구(接岸口)를 발견하였다.
풀잎이 많이 젖어 있지 않다면,
오늘은 좀 먼 거리를 노닐고자 한다.
유희삼매(遊戱三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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