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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농법 유감(遺憾) 9

농사 : 2021. 5. 28. 10:42


자연농법 유감(遺憾) 9

몇몇 자연재배한다는 이들의 면모를 나는 잘 안다.

자연재배한다고 문패 걸어놓고 있지만,
뒷전에서 비료 넣는 이를 하나 알고 있다.
이 농장은 작년에 갈색매미충으로 인해,
농장이 초토화되었다.
올해 폐농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하지만, 해충의 창궐이라는 것도,
마치 바다의 파도처럼,
일진일퇴
한 해는 심하다가도, 다음 해는 좀 나아지기도 하는 법.
하회를 좀 더 기다려 보는 것도 좋으리라.

그렇지만, 근원적인 성찰을 하지 못할 양이면,
공연히 부산 떨지 말고,
물러나 관행농으로 주저앉을 일이다.

비료, 농약은 쓰지 않는 것으로 보이지만,
방조망을 사시장철 씌워 놓고 있는 농장이 또 하나 있다.
이 역시 거창하게 자연재배한다는 문패 걸어놓고 으스댄다.

갈색매미충이 해마다 창궐하여,
거의 일 년 내내 방제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성충인 경우 끈끈이 트랩을 수 백 개 설치하여,
연신 나방을 잡아들이고 있다.
약충이나 알인 경우는 가지를 잘라내는데,
이것 거의 일 년 내내 쉼 없이 이 짓을 하고 있다.

온 식구가 총동원되어 매달리지만,
한 두 그루도 아니고, 수 백, 수 천에 이르면,
이것 그리 녹록한 일이 아니다.

나는 그리된 원인 몇 가지를 짐작하고 있다.
방조망을 일 년 내내 씌워 놓았는데,
이리되면 새가 포장(圃場)에 접근할 수 없다.
그러니, 해충 포식 행위가 일어날 수 없다.
새가 할 일을 애써 막아두고,
사람이 나서서 고생을 사서 하고 있는 셈이다.
(※ 참고 글 : ☞ 참새를 마냥 미워하지 마라)

우리 농장의 경우 하늘 문이 열려 있어,
새들이 무시로 드나든다.
새들은 추운 계절엔,
풀씨를 먹기도 하며 겨우 연명한다.
그러다 우수, 경칩 지나 벌레가 준동(蠢動)하면,
벌레를 잡아먹는다.

봄철에 새들이 열심히 농장 안으로 들어와,
어린 유충을 잡아먹는다.
그러므로, 절로 방제가 이뤄진다.

말로는 자연재배, 자연농법이라 턱 하니 폼을 잡지만,
기실은 방조망 쳐놓고, 
풀을 이 잡듯 다스리고는,
이리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부끄러운 짓임을 알아야 한다.

게다가, 비료를 넣지 않는다 하지만,
지나치게 욕심부려, 유기물을 투입하였기에,
성체가 도장(徒長)하여 연약해져 있다.
헌즉, 해충의 가해가 용이해지니,
피해가 더 커진다.

대저, 자연재배의 경우,
성체를 키우려 꾀할 일이 아니다.
때론, 가혹하리만치 만만치 않은 환경에 놓여 있어야,
생체 에너지를 최대한 끌어올리며,
나무가 단단하게 자라나게 된다.

이리되면, 그곳에선, 더는,
해충이 도무지 재미를 볼 수 없음이라,
스스로 물러나게 되는 법이다.
 

門無鬼與赤張滿稽,觀於武王之師。赤張滿稽曰:「不及有虞氏乎!故離此患也。」門無鬼曰:「天下均治而有虞氏治之邪,其亂而後治之與?」赤張滿稽曰:「天下均治之為願,而何計以有虞氏為?有虞氏之藥瘍也,禿而施髢,病而求醫。孝子操藥以修慈父,其色燋然,聖人羞之。至德之世,不尚賢,不使能;上如標枝,民如野鹿;端正而不知以為義,相愛而不知以為仁;實而不知以為忠,當而不知以為信;蠢動而相使,不以為賜。是故行而無迹,事而無傳。
(莊子 天地)

“문무귀(門無鬼)가 적장만계(赤張滿稽)와 함께 무왕의 군대를 구경했다.

적장만계가 말했다.

‘순임금에게는 미치지 못하는군. 
그러니까 이런 우환을 만나게 된 게야’

문무귀가 말했다.

천하가 고루 다스려지고서 순임금이 다스린 것인가? 
아니면 어지러워진 뒤에 다스린 것인가?


적장만계가 대답했다.

‘천하가 소원대로 고루 다스려졌다면,
어찌 순임금으로 하여금 다스리게 하였겠는가?

순임금의 다스림은 종기를 약으로 고친 것으로, 
머리가 빠지면 가발을 씌우고, 병이 나면 의원을 부른 격이네.

효자가 자애로운 아버지에게 약을 들고 드릴 때는,
그 낯빛이 초췌하고, 성인도 이것을 부끄러워한다네.

덕이 지극한 세상에서는 현자라고 숭상하지 않았고,
재능이 있다고 쓰지 않았으며, 
윗사람은 높이 솟은 나뭇가지 같았고,
백성들은 들판의 사슴과 같았네.


단정하더라도 그것이 의(義)인 줄 모르고,
서로 사랑하더라도 그것이 인(仁)인 줄 모르고, 
성실하더라도 그것이 충(忠)인 줄 모르고, 
말과 행동이 마땅하더라도 그것이 신(信)인 줄 모르고,
꿈틀거리며 움직여 남을 위해 일해도, 그것이 베푼 은혜라고 여기지 않았네.

이 때문에 행하여도 자취가 없고, 일이 있어도 전해지는 것이 없었네.


도법자연(道法自然)

도는 자연을 法하는 것.
본으로 삼고 따를 뿐이다.

순임금이 아무리 현자라 한들,
이미 난이 일어난 것을 다스렸을 뿐.
禿而施髢,病而求醫。
대머리를 가리려 가발을 쓰고,
병이 나자 의원을 초치하고 약으로 치료하고서야,
어찌 난이 없었다 시침을 뗄 수 있으랴?

(출처 : 網上圖片)

체(髢)는 체계(髢髻)라,
우리말로는 ’다리‘라 하는데,
예전엔 여인네들이 머리숱이 많게 하려든가,
치장을 하려고 딴 머리로 덧넣었다.

실제, 박정권 당시 다리체를 만들어 수출하여 톡톡히 재미를 보았다.
동네 골목길마다 다리체 만들 머리카락을 산다며 채집 꾼이 소리를 지르고 다녔다.
여인네들은 삼단 같은 머리카락을 잘라, 단발을 하였고,
돈 몇 푼을 손에 쥐고는 살림에 보태기도 하였던 것이다.

여인들이 머리칼을 자르고 어찌 슬프지 않았으랴?
하지만, 단발머리를 하고서는,
단출하여 더 좋다라며 애써 자위하며,
어린 동생에게 눈깔 사탕을 사서 안기기도 하였던 것이다. 

이게 그리 먼 옛날 일도 아니다.
70년도에 바로 이 가발 수출이 주종을 이뤘다.
가발 수출로 돈을 벌어 거의 재벌이 된 회사가,
마포구 성산동에 있었다.
아마 회사 이름이 보양산업이었던가 하였지?

지금 우리는 머리카락을 수출하기는커녕,
외려 중국이나 인도로부터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인네들이 다리체로 머리를 꾸민다 한들,
이를 두고 어찌 자연 머리라 우길 일이랴?
그저 멋을 내며 우쭐거릴 일이다.
당당히 자신을 그리 꾸며가며 살아가는 것,
그게 여인의 길이라면, 
그 택한 도리를 따라 걸을 일이다.

이를 두고 탓하고 싶지 않다.
다만, 거짓 탈을 쓰고, 
자연 머리라며 세상을 속일 것은 아니지 않은가 말이다.

가발 쓰고, 약탕기를 끼고 살면서,
어찌, 자연재배자의 면목이 서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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