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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대유

소요유 : 2021. 9. 13. 20:28


화천대유

뉴스에 이재명과 관련지은 화천대유(火天大有)란 회사 기사가 떴다.
(※ 참고 기사 : 자본 5000만원 신생업체가 수백억 배당…의문의 화천대유)
회사 이름 치고는 길기도 하고, 독특하다.
기실, 화천대유란 주역 괘명(卦名)의 하나이다.
이 괘는 길괘(吉卦)에 속한다.
우리에겐 익숙지 않으나,
하기사 괘명뿐이랴, 
이젠 주역 그 자체에 대하여 아는 이가 흔치 않은 시절이기 때문이라,
생경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곧잘 이를 빌러 작명을 하고는 한다.
가령 중국 경마 중엔 이 화천대유라는 이름도 있어,
실제 현역에서 활약하고 있다. 
작명이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즉 주역 중에서 길한 것을 빌려다,
제 이름으로 삼는 것이 알고 보면, 낯선 일은 아닌 것이다.

화천대유란 이름을 짓고는,
그리 부자가 되기를 꿈꿨을까?
아니면 동인(同人)이라, 사람과 함께 손잡고,
이 풍진 세상을 건너고자 하였을 터인가?


화천대유
상괘는 이허중 화괘, 하괘는 건삼련 건괘로 되어 있다.
하늘 위에 커다란 불덩이 즉 태양이 떠있는 형상이라 하겠다.
有는 말 그대로 있다라는 뜻인데,
그로부터 이끌어내어져, 대유는 곧 크게 부유하다,
대풍(大豐)이란 의미를 갖고 있다.

九二,大車以載,有攸往,无咎。

이렇듯, 효사(爻辭)에 큰 수레가 등장하고 있다.
대저 큰 수레에 실어야 많이, 오래, 멀리, 안전하게 갈 수 있을 터.

하지만, 주역의 가르침이 언제나 그러하듯,
길하다 하여 마냥 길하기만 한 것이 아니요,
흉하다 하여 마냥 흉하기만 한 것이 아니다.

화천대유 괘가 길하다 하지만,
그 가운데 겸허하고, 스스로를 잘 다스려 닦아 나가야 한다.
교만하고, 방일한 마음의 싹을 잘라내어야 한다.
그래 이 화천대유 괘 다음엔 지산겸(地山謙)이 예비되어 있어,
부유한 이들을 경계하고 있음이다.
불인(不仁), 불의(不義)한 일을 저지르지 말아야 한다.

하여, 많은 것을 덜고, 모자라는 것에 보태며,
공평하게 베풀 일이다.

작금의 세상 돌아가는 꼴을 보아라.
자영업자들은 거의 빈사 상태에 놓여 있다.
국가가 정책적으로 이들의 손발을 묶는 일이 필요하다 한들,
그로 인해 피해를 입게 되면, 상응하는 몫을 돌려주어야 한다.

공권력으로부터 저들은 영업권을 방해 받고, 재산권을 침해 받았다.
그러함인데도, 알량한 재난보조금을 던져 주고 입을 싹 씻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선, 도저히 있을 수 없는 국가 권력의 폭거라 하겠다.

나는 자영업자들이 왜 이리 순한 양이 되어,
엎드려 있는지 몹시 의문이다.
이들은 거의 계엄 하에 있는 형국이다.
나는 이들이 총궐기하여, 
국가의 부당한 권리 침해에 대항하기를 촉구한다.

"여기선 코로나로 2억원씩 받았죠"...세도시 사장님 이야기


(※ 출처 : 경향)

 
화천대유에 이은 지산겸은,
부유하다 하여 제 욕심 차리는 데 급급하지 말고,
겸양하여 함께 나누기를 가르치고 있다.

한편, 화천대유는 앞의 괘 천화동인(天火同人)으로부터 넘어온 것이다.
同人於野,亨。利涉大川,利君子貞。
상하가 함께 큰 개울을 건너니 이롭다 하였다.
코로나19, 이 엄혹한 난리를 손잡고 함께 건너고서야,
대유(大有)가 가능할 일이다.

20210914에 본글을 다 쓰고 난 다음 날, 20210915에 어떤 글 하나를 대하였다.
거기 보니, 이 화천대유란 회사에서 천화동인이란 회사인지, 펀드인지를 설립하였단다.

(출처 : 최백순 페이스북)


헌데, 빈부격차는 심화되고,
자영업자는 풍비박산(風飛雹散)이 나고 있다.
달러화는 100년간 98%가 희석되었다.
미국은 2020년 단 한 해에만, 국가 탄생이후 발행한 달러의 22%를 찍어내었다고 추정되고 있다.

(출처 : news.bitcoin.com)

국가는 위기가 오면 손쉬운 일인 돈을 풀어,
일단 땜빵을 하고 보는 것이다.
그러니 위기를 겪을 때마다,
통화량은 늘고, 자산 가격은 오르게 된다.

(정권별 4년간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 출처: 리얼투데이)

문제는 이 와중에, 무산자는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는 점이다.
천화동인(天火同人) - 화천대유(火天大有) - 지산겸(地山謙)
이 일련의 주역 괘들은,
동인으로써 대유가 가능하고, 이는 겸양으로써 유지가 될 수 있다는,
큰 가르침을 우리에게 시사하고 있다.

저 화천대유란 회사가 만약 기사대로 홀로 대유하였다면,
어찌 그 대유가 장구하길 기대할 수 있으랴?

국가기관이 자영업자의 등을 짓밟고, 허리를 분지르며,
일방적인 댓가없는 희생을 강요하고서야,
어찌 천하인이 동인(同人)이 되어,
이 시련의 강을 건널 수 있으랴?

火在天上,明燭四方

대저 태양이란 하늘 위에 떠서,
온 천지 사방을 밝히우는 법이다.
헌데, 제 자신, 제 회사, 제 권력만 밝히는데 혈안이 되었다면,
이러고서야 어찌 대유, 대풍이 지속되길 바랄 수 있으랴?

본디 화천대유란,
抑惡揚善,豐財利義임이라,
악을 누르고, 선을 선양하며,
이로써 재물이 그득해지고, 의로움이 펼쳐지는 것일진대,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 악을 저질렀다면,
이러고서야 어찌 화천대유란 이름을 오래 지닐 수 있으랴?

국가 권력 역시,
자영업자의 눈물로 밥을 짓고, 고혈로써 고기반찬으로 삼고자 한다면,
미구에 큰 봉변을 당하고야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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