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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

소요유 : 2009. 3. 6. 14:11


내가 어줍지 않은 지식으로 앞에서 말하길,
법가 특히 한비자의 학설은 노자의 갈래 학설이다라고 말하곤 했다.
이를 의심하는 사람이 있은즉,
오늘은 잠깐 그 증거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사마천(司馬遷)은 사기(史記)에 노자.한비자열전(老子韓非列傳)을 두었다.
편명조차 이미 노자와 한비자를 한데 묶어 두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거기 한비자에 대한 기술 내용을 조금 옮겨둔다.

한비자(韓非子)는 한(韓)나라의 여러 공자중의 한 사람이다.
그는 형명법술(刑名法術) 학을 즐겨 닦았으며,
이를 황로(黃老)의 학설에 그 근본을 돌렸다. (而其歸本於黃老)
한비자는 말더듬이라 말을 잘 하지 못했지만 글을 쓰는 것은 잘했다.
이사(李斯)와 함께 순경(荀卿=荀子)를 섬겨 배웠다.
그렇지만 이사는 한비자를 따르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한비자는 한(韓)나라가 점점 쇠약해지고 있는 바, 한왕을 글로서 자주 간했다.
하지만 한왕은 그를 쓰지 않았다.
그래서 한비자는 나라를 다스리는데 는 법제를 명확히 하고,
권세로서 신하를 통어하며, 나라를 부(富)하게 하고 군대를 강하게 육성하며,
인재를 구하고 현인을 임용해야하는데도,
오히려 경박하고 간사하게 나라를 좀먹는 벌레 같은 인간들을
공로가 있는 사람보다 높이 쓰는 현실을 개탄했다.

유학자들은 문(文)으로써 법을 문란케 하였고,
협자(俠者)들은 무력으로 금령을 범하고 있는데도,
이들을 관대히 아낄 뿐이로되,
실제 위급시에는 갑옷 입은 자를 부린다.
평소엔 소용되지 않는 이를 기르고,
막상 위급시에는 버려두었던 사람을 불러 부린다.

(이 장면은 작금의 한국 현실과 비교되어 고금이 하나임을 알게 된다.
정치인, 부자들은 요리조리 군대 다 빠지고,
이라크 등 정작 전쟁터에 내보내지는 이들은 평소에 나라에서 거들떠도 보지 않던,
힘없는 사람들뿐이지 않던가 말이다.)

한비자는 강직한 사람이 삿된 신하보다 등용되지 않는 현실을 슬퍼하여,
지난 날 역사에서의 득실을 살펴,
고분(孤憤), 오두(五蠹), 내외저(內外儲), 설림(說林), 세난(說難) 등
10여만 자에 이르는 책을 지었다.

(한비자는 말을 잘 못했지만, 이를 모두 글로서 풀어내었는가 싶다.
10만자라면 당시로는 보기 드문 천하의 대작이다.)

허나, 한비자는 사람을 설득하는 것이 얼마나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세난(說難)에서 깊이 다루었지만,
진(秦)나라에서 동문인 이사의 꾐에 빠져 죽임을 당하였으니,
막상 자신은 이 어려움을 이겨내지 못하였다.

이하 약.



☞ 韓非子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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