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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 담임 행정 한심

소요유 : 2009. 6. 4. 14:46


나는 북한산 산기슭에 산다.
수시로 드나드는 북한산 등산시,
나는 애초엔 차도가 있는 대로를 따라 나다녔다.
그러다가 근역에 형성된 음식점들이 인도를 거의 점령하다시피 하여,
사세 부득이 하여 차도로 밀려나 다니기도 하였고,
사뭇 지저분한 거리를 못마땅하지만 도리 없이 인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다소 멀리 돌아가지만 산기슭을 따라 형성된 소로를 개척하고는
이를 통해 북한산에 접근하기로 한 게 사뭇 오래 전이다.
흙길을 걸으며 매연도 피하며 제법 삽상한 바람을 맞이하자니 여간 좋은 게 아니었다.
하지만, 우리 동네로부터 동산 하나를 넘어가면,
산자락 밑에 형성된 그곳 동네 사람들이 쓰레기를 산에다 버리는 등,
아수라장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깨닫게 되었다.

지난 4월 초순쯤 일이다.
거기를 넘어가고 있는데,
소로 길에 건축 폐자재가 15 미터 가량 부려져 있는 게 목격되었다.
길에는 폐벽돌, 시멘트 깨진 조각이 나뒹굴고 있었다.
필경 집을 수리하고는 벽체 등을 부시고는 그 잔해물을 그냥 버린 것이리라.
그나마 도심에 남아 있는 흙살이 이리 또 한 번 처참히 유린당하고 있는 것이다.
며칠을 두고 보자니 차량 바퀴에 이리저리 쓸려 유실되며 점점 아래로 흘러내린다.
인적도 드문 곳이지만, 마침 근처 텃밭을 일구는 노인에게 여쭈어보니,
산기슭에 외따로 떨어진 집에서 최근 집수리를 하였다한다.

나는 04/17일 구청에 신고를 하였다.
하지만 열흘이 지나도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그동안 쓰레기는 경사지를 따라 점점 아래로 흘러내리고 있었다.
나는 04/29일 다시 시청에 신고를 하였다.
그러자 그 이튿날인 04/30일 득달같이 이리 회신이 왔다.

현장방문한 결과, 배드민턴장 옆 흙 도로에 시멘트 돌이 주변으로 뿌려져있었습니다. ***님께서 말씀하신 배드민턴장 옆 외딴집에서 공사후 버렸다고 한 사실을 확인하고자 방문하였으나 인기척이 전혀없어 사실확인을 할수 없었습니다. 
시멘트 돌은 모두 수거하였으며 배드민턴장 주변에 남아있는 폐형광등 잔재도 모두 수거하였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 현장을 가보니 하나도 치운 것이 없이 그대로였다.
그 담당자는 태연히 현장 쓰레기를 다 치웠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거짓말을 이리 태연히 뱉어내는 공무 담임자는 도대체 무슨 배짱을 가진 것일까?
(이 담당자의 이 괴행(怪行)은 한 번에 그치지 않았다.)
설혹 이게 거짓말이 아니라 하여도 이런 처리 태도는 옳지 않다.
쓰레기 투기자를 찾아내고 마땅히 의규(依規)처리하여야 했음이며,
공적 자원을 동원하여 쓰레기를 치우는 것도 우스운 노릇이다.

나는 만부득 다시 05/05일 다시 신고를 했다.

1. 왜 거짓말을 하는지?
2. 투기자를 찾아 왜 의규(依規) 처리하지 않는지?
3. 투기 쓰레기 치우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지?

나의 물음 위 3가지에 대하여 05/13일 담당자의 답신은 이러하다.

1. 왜 거짓말을 하는지?
   작업 지시 및 처리 상황 전달에 착오가 있었습니다.
2. 투기자를 찾아 왜 의규(依規) 처리하지 않는지?
   탐문결과 인근 주민이 불법사항임을 인지하지 못한채 도로를 다지기 위해 갖다놓았다는 진술을 들을 수 있었으며, 불법사항임을 안내하니 본인이 수일내 치우겠다는 다짐을 받았고, 불이행시에는 과태료 부과 처분 할 것입니다. 
3. 투기 쓰레기 치우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지?
  2항의 답변으로 갈음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처음엔 여자 직원이었는데, 이제는 남자 직원으로 담당자가 바뀌었다.
그는 전화를 내게 걸어 무엇이 문제이냐고 처음부터 다시 묻는다.
업무를 인수인계 하였으면, 전임자로부터 사건 내용을 전하여 받지 못했는가?
하고 물었더니 이러니저러니 변명이 늘어진다.
현장을 방문하였으면 시멘트 폐자재가 땅에 죽 버려진 것이 목격되지 않는가?
그는 그게 왜 문제냐고 되묻는다.
아연 놀라운 공무 담임자의 안일한 의식이 아닌가 말이다.
내가 그에게 재우쳐 물었다.
그럼 집집마다 공사하고 나온 시멘트 폐자재 길에다 버려도 괜찮은가?

얼마 전 취임초 대통령이 나서서 전봇대 뽑아 버려라 하니,
바로 뽑아 버렸다 하여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이게 현지 실정을 모르는 노릇이라니, 아니라는 등 설왕설래 말들이 많지만,
시시비비가 무엇이든 간에 대통령이 나서야 무엇인가 결과가 나오는 나라면,
여간 한심한 나라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공사 폐자재가 버려진 현장을 보고도 문제의식을 갖지 못하는 공무원이라면,
이들을 어이하여 녹을 주고 그 자리에 앉혀야 하는가 말이다.
저들은 명색이 청소행정과 소속이다.

이제까지 무려 3차에 걸쳐 신고를 한 폭이다.
도대체 나는 왜 신고를 하여 이리 시달림을 받는가 말이다.
그동안 수차례 저들은 내게 돌아가며 전화를 해대며,
현장을 새 일처럼 다시 물었다.
아니 묻는 것이야 그렇다 치자,
저들은 그것이 무슨 문제나며 확인을 구하고, 나는 그것이 문제라고 가르쳐 주고,
내가 저들 공무원을 교육시킬 위치에 있기나 한 것인가?
저들은 명색이 청소행정 담당자들이다.
일개 시민인 내가 분명 쓰레기라고 느끼는 것을
저들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내가 그른 것인가?
저들이 그른 것인가?

신고한 사람을 칭찬을 하지 못할망정,
이리 시달리게 만들 수 있음인가?

거의 한달 가까이 흘렀지만,
신고이후 사정은 별로 달라진 바가 없다.
이제 다시 현장을 지나치다 보니,
쓰레기는 일부만 치워지고 나머지는 흙으로 얼추 덮여져 은폐되어 있었다.
나는 끝장을 내기로 결심한다.

05/18일 나는 4차 신고를 했다.
지난 04/17일 처음으로 신고를 했으니 꼭 한 달 만이다.
그동안 처리 지연으로 쓰레기는 밑으로 흘러내리고,
이리저리 시멘트 조각들은 인근으로 흩어지거나 땅에 묻혀 들고 있었다.

담당자로부터 전화가 또 왔다.
이번에도 담당자가 새로 바뀌었다.
그는 내게 현장 상황을 다시 묻는다.
부아가 확 솟는다.
그 동안 숱하게 저들에게 전화로, 이메일로 시달렸는데,
이 자는 내게 또 처음부터 다시 묻는 것이다.

다시 새롭게 놀이 한 바탕 벌이자는 수작질인가?
나중에는 곰곰 생각하니,
저들이 부러 그러는 것 같다.
이 뻔한 일도 아닌 일에 담당자를 연달아 3인씩 바꾸어 가며,
산동네까지 번갈아 가며 허우적거리며 올라와서는,
늘 새로운 일로 다시 대하며, 신고인에게 다시 처음부터 되묻고 있는 것.
저들은 이것을 혹시 일 삼아 그러고 있음이 아닌가?
저들은 도모하는 무엇이 따로 있던가 아니면 한참 즐기고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스쳐지나간다.

저들은 저리 저 방식으로 용케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게 득책일는지 모르겠지만,
나 같은 우매한 시민은 뭣 때문에 신고 한번 잘못하고 이런 시달림을 받아야 하는가?

05/25일 드디어 담당자로부터 답신이 왔다.

그동안 *** 옆 산올라가는 길에 인근 주민의 쓰레기 매립으로 인해 많은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 합니다
5월 22일(금) 현장 방문하여 그 지역에 쓰레기를 매립한 주민을 만나, 매립한 모든 폐기물들을 수거지시 하였으며 5월25일(월)에 확인 결과 매립한 폐기물을 완전 수거하여 원상복구 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이제 비로소 가까스로 원상회복되었다.
실인즉 내가 이 무참하고 더러운 이야기를 밝히려고 한 까닭은 이런 뉴스를 보았기 때문이다.

미국에 살고 있는 한인 4명이 허용량보다 많은 전복을 땄다가 1억원의 벌금과 평생 낚시 금지라는 큰 벌을 받았다고 연합뉴스가 미주 중앙일보를 인용해 보도했다. 캘리포니아주 멘도시노 카운티 지법은 최근 한국인 서모씨 등 4명이 전복을 허용량보다 초과해 채취했다는 이유로 각각 2만 달러의 벌금, 평생 낚시 라이센스 취득 금지 판결을 내렸다.

이들 한인들은 포트브랙 파인비치에서 모두 62마리의 전복을 가지고 있다가 단속에 적발됐다고 한다. 캘리포니아 주 정부는 전복의 멸종을 우려해 7인치 이상의 붉은 전복을 하루에 1인당 3마리, 시즌당 24마리까지 채취를 제한하고 있다. 12마리 이상을 한 번에 딸 경우 최대 4만 달러의 벌금을 내야 한다.

src : http://kr.news.yahoo.com/service/news/shellview.htm?linkid=4&articleid=20090604100205508j3&newssetid=746

규칙이 있고,
규칙을 어기면 어김없이 벌금이 가해지는 사회,
그리고 지금 내가 목도하고 있는 우리네 현실이 너무 대비가 되었기 때문이다.

신고인이 아니 할 말로 표창을 받지는 못할망정,
근 40일 가까이 전화, 이메일로 시달림을 왜 받아야 했음인가?
왜 나는 나의 귀한 시간과 정력을 이 뻔한 일에 마냥 소비하여야 했는가?
공무 담임자는 저 사소한 일에 3인이나 바꿔가며 매달렸음이며,
한편으로는 거짓말로 복명하고, 또 한편으로는 저리 일 처리를 태만히 할 수 있음인가?
쓰레기 투기자는 얼마나 귀하고 복 많은 사람이기에,
저리 마지막까지 버티고도 벌금 하나 받지 않고 멀쩡할 수 있음인가 말이다.
게다가 공무원들은 이 자가 뭣이 그리 어여쁘기에,
알뜰하니 살펴 돌보며 끝까지 버티는 그에게 벌금조차 물리지 않는 것일까?

만약 미국 공무원을 이리로 수입하다 쓰면,
위규자마다 물경 두당 2만 달러 벌금이라,
추경예산을 뭣 때문에 걱정할 것이며,
부자들 감세를 왜 해주랴,
단 1년도 채 가지 않아,
명산대천마다 케이블카 수십 개씩 설치하고, 대운하 추가로 몇 개 더 파고도 남을,
예산을 단박에 확보하리라.
아마, 이리되면 현 정권 안위에 이보다 더 좋은 대책은 없을걸.
허참, 돌이켜 생각커니 지금 이 정권하에서는 이도 권하기가 몹시 두려운 형편이군.

나는 생각한다,
나처럼 신고한 사람은 아둔하여 저리 못난 짓을 하였음이니,
더 이상 따질 바 없다하여도,
시민 세금으로 녹 받고 있는 저들 고귀하신 공무원들은,
무슨 죄가 있다고 3명이 수차례 산동네를 오르락내리락,
귀한 시간 축내며 행정력을 낭비하였단 말인가?
마땅히 그 수고와 비용은 저 쓰레기 투기자가 일정분일지라도 부담하는 게
옳지 않은가 말이다.

지금으로부터 대략 2300년 전 이야기다.
진(秦)나라 위앙(衛鞅)의 변법(變法)엔 이런 구절이 있다.

棄灰於道,以惰農論
 길에다 함부로 재를 버리면, 농사일을 게을리 한 죄로 묻겠다.
私匿罪人者,與罪人同
 사사로이 죄인을 은닉해주면 죄인과 똑같이 벌한다.
政令既出,不問貴賤,一體遵行;有不遵者,戮以徇。
 법령이 공표되자마자 귀천불문 모두 법률을 준수해야 한다.
 만약 이를 어기는 자가 있으면 죽음을 면치 못하리.

항차 수천년 전에도 재를 잘못 버렸다고 벌을 주지 않았음인가?
헌데, 멀쩡히 정(淨)한 도로에 폐시멘트 조각들을 버렸음에도,
아무렇지도 않다고 인식하는 명색이 청소담당 공무원이란 얼마나 어처구니 없음인가?
이러고도 저들이 공복(公僕)이라 할 수 있으며,
나랏일을 감히 맡길 수 있단 말인가?

위앙이 모시던 진효공(秦孝公)은 변법 시행 덕분에 방백(方伯)이 되어,
천하 패권을 잡는다.
물론 진효공 사후, 위앙의 변법은 결국 와해되고 말지만,
실로 진시황의 천하통일이 가능했던 이면엔,
위앙(=商鞅)의 변법에 따른 부국강병이 초석이 되었음을 간과할 수 없다.

나는 생각한다.
문화선진국 국민들이 그저 잘 났다든가, 인격들이 훌륭해서 질서가 제대로 잡힌 게 아니다.
법과 규칙이 있으면, 누구에게나 예외없이 두루,
그리고 공평하게, 또한 가차 없이 집행이 되기 때문이다.
믿거니와, 쓰레기 투기자를 끝까지 추적하여 엄히 벌금을 물렸으면,
여기 북한산 기슭, 아수라장으로 변해가고 있는 쓰레기 동산은
기왕에 사라지고 말았을 것이다.
여기 이곳은 번연히 쓰레기 동산이지만,
담당 책임자도 그저 속수무책으로 보고만 있다.
수십년 전에도 그러하듯이, 앞으로도 수십년간 여전히 쓰레기는 쌓여갈 것이다.
문제가 있고, 방책도 있지만, 집행이 되지 않는 요상한 구조에 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산하는 썩어가며, 우리 인생도 남겨진 사람들에게 그리 빚을 지고 추하게 사라질 것이다.

대통령이 나서서 전봇대를 뽑아라 말라해야 될 형편인 나라라면,
정말 형편무인지경인 나라다.
공무원들은 업무 감수성이 예민하고, 공무 담임 책임 의식이 높은 이로 가려 뽑아야 한다.

내 이것 말고도 이곳 산골짜기에 들어와 처음으로 쓰레기 문제로,
공무원들을 수년래 수십 번 접촉하고 있지만, (물론 모두가 그러한 것은 당연 아니겠지만.)
이리 눈에 총기가 없고, 책임의식이 없는 사람들을 마주한 것은 여기 이 동네가 처음이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저리도 안일하게 국록을 축내고 있음인가?
참으로 개탄스런 나라 형편이라 하지 않을 수 없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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