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gta      

군가산점제 유감

소요유 : 2009. 10. 10. 09:24


군대 갔다 왔다고 시험 볼 때 점수 더 주는 것은 본말을 뒤집는 엉터리다.
이것은 마치, 대문 앞을 지나는 신사를 불러 세워서는,
강제로 각설이 타령을 부르게 하고는 거지인 양,
먹다 남은 찬밥덩이 던져주는 것과 같다.

만약 군역에 봉사한 것이 가치가 있는 것이라면,
군역을 치루는 당시에 그에 합당한 수준으로 보상했어야 한다.
당시에 제대로 치루지 않고서는 나중에 뒤늦게 얄팍한 방식으로 생색을 내려니까,
여러 가지 부작용과 논란이 일어난다.

가령 공무원 시험 칠 때,
여성들이라든가, 군대에 갔다 오지 않은 사람은 공연히 피해를 입게 된다.
그들이 무슨 잘못이 있다고 공정해야 할 경쟁에서 부당하게 취급받아야 한단 말인가?

사병의 경우 현재 10만원 남짓인가 받고 있다고 하는데,
집단으로 병영에 갇히어 지내는 고역을 차치하고서라도,
저들은 단순 노동 강도로만 따져도 얼추 200만 원 이상의 노역에 상응하는 봉사를 하고 있다.
당연히 이 정도의 보상이 따랐으면,
뒤늦게 엉뚱한 사람에게 불공평한 부담을 주고 불안을 조성할 이유가 없다.

대가를 치루지 않고 인색하게 굴다가,
뒤늦게 싸게 해결을 보려니까 이런 분란이 일어난다.
수익자부담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
군역으로 이익을 본 측은 당연 국가다.
국가는 군역을 치루는 이에게 합당한 대가를 치르도록 개선해 나가야 한다.
아니 진작 개선했어야 한다.

창군이래 이에 대한 고민과 실천이 없었기에 아직도 이 꼬락서니로,
제대군인들의 명예심과 자존심을 깔아뭉개고 있는 것이다.
제대군인이 어디 국민들에게 삥 뜯은 것 얻어먹는 걸인이라도 된단 말인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등한히 하고서는 나중에 엉뚱한 곳에서 고리 뜯어 벌충하고,
생색을 내려 하는 것은 아주 비겁하고 치사한 짓이다.

나는 월 1500원 정도 받고 군역을 치렀다.
저들은 그 푸르디푸른 청춘을 국가란 이름 하나로 거저 빼앗아갔다.
정정당당 바른 길로 나아가야 한다.
도대체 시퍼런 청춘을 잡아 가두고는 일당도 아니 되는 푼돈 달랑 던져주고,
신성한 국방의무 운운할 수 있음인가?
국가는 개인을 이 따위 식으로 능욕하여서는 아니 된다.

이제 와서 알량한 군가산점으로 또 한 번 우롱하고자 함인가?
멀쩡한 사람의 명예를 빌려,
엉뚱한 사람에게 삥을 뜯어,
원하지도 않는 이들의 자존심을 세워주자는 수작질인가?
집어치워라!
가증스럽다.

이들이 해야 할 일은 10만원을 당장 200만원으로 올려주는 것으로부터 출발하여야 한다.
재원이 없다고?
내가 군대 제대한지 수십 년이 지났지만,
그 때나 이제나 물가수준을 고려할 경우 아무런 차이가 없다.
이는 곧 이 문제에 관해 국가 당국의 고민이 별반 없었다는 증거가 되겠다.
늘 뻔한 부담할 재원 염출을 걱정할 것이 아니라,
마땅히 군 복무하지 않는 나머지 국민들이 부담해야 한다.
이런 노력을 등한히 하고서는 그 어떠한 짓도 본말을 전도한 면피용 거짓에 불과하다.

그러하니 틈만 나면 편법으로 생색만 내려고 가증스런 짓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제대군인뿐만 아니라, 이는 그 외의 사람들에게도 폐를 끼치는 짓이다.
그들은 무슨 죄가 있다고 제대군인들 하고 정정당당하게 실력을 겨루지 못하고,
불이익을 당해야 하는가 말이다.
늘 그러하듯이 정상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 않고,
쉽고, 싼 듯한 편법으로 사태를 미봉하려고 하니까 이런 분란이 일어나는 것이다.
왜 엉뚱한 사람들이 피해의 당사자가 되어야 하는가?
이 물음 앞에 서야 한다.
그것이 아무리 찬바람 부는 고통스런 현장이라도,
그 자리를 벗어나 무엇인가를 도모하려고 꾀하는 것은 이루 말 할 수 없는 비겁한 짓이다.

군역이 되었든, 부역이 되었든,
국가에서 역을 부과했으면 그에 상응하는 정당한 댓가를 치러야 한다.
그것은 당연 나머지 국민들이 부담해야 할지니,
진작부터 이를 논의 중심 과제로 올려놓았어야 한다.

그러하지 않고 변죽만 울려대니,
이런 분란이 수시로 터져 나오는 것이다.
‘변죽을 치면 복판이 운다.’
과연 그러한가?
대저, 복판을 제대로 치면 변죽을 칠 일이 없는 것이다.
무엇인가 떳떳하지 못하니까 변죽을 건드리며 복판을 친 양 생색을 내려 함이다.

제대군인들은 이 알량한 가산 점수 받고 헤벌쭉 웃을 일이 아니다.
진정으로 자존심이 있다면 저들에게 당장 싸구려 굿판을 거둬치우라고 말해주어야 한다.
하나도 영험하지 않은 선무당이 툭하면 신의 이름을 부르며 공수를 내리겠다고,
요망한 짓거리를 하고 있음이다.
저들을 당장 요절을 내야 한다.

네 이놈들,
댓가 없이 3년간 저당 잡힌 내 푸른 청춘을 함부로 능욕하지 마라.
그럴 생각이 없다면 차라리 이제 그만 내버려 두어도 되련만,
‘못생긴 딸 시집날 잡아 놓고 사향 구하러 다닌다’고
잊을 만하면 나대며 엉뚱한 짓으로 썩은 냄새나 피울 궁리를 트는고.
치도곤을 안길 놈들 같으니라고!

내가 학교 다닐 때,
유급을 세 학기나 한 친구가 있었다.
그는 1년 방위 생활을 했는데,
그런데도 나보다 사회생활은 훨씬 앞서서 시작하였다.
이미 거기 상당(相當) 불평등이 있었는데,
뒤늦게 야웅 하고 나타나 알량한 가산점 준다고 사탕발림이냐?
사정이 이러한데, 이제 와서 생색을 내려함이냐?
노루꼬리가 길어봤자 얼마나 길다고,
냉수 먹고 게트림 질을 수시로 해대는가?

역겹다.
저들 위정자들은,
군역 치룬 사람의 명예심을 더이상 능욕하지 말고,
이제라도 바른 도리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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