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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

소요유 : 2009.12.31 00:38


만나서 남을 행복하게 하는 이,
남을 불행하게 하는 이.

출발 동일선상에 선 사람일진대,
어찌하여 후자의 길을 걸어야 하는가?
왜 그렇게 살아야 하는가?
참으로 불쌍한 인생이다.

어제 일사(逸士) 한 분을 뵙다.
말씀 끝에,
오늘 처음 만나뵌 형편이지만,
서양식으로 말하자면,
저들 3류 양아치들은 friendship을 지어낼 염량들이 아니란 뜻을 말씀드렸다.

'단판 인생들입니다.'

정년을 내년으로 앞 둔 선생 말씀.

'딱 그만큼만 사는 것이다.'

치고 빠지듯,
신뢰가 단판으로 종결된다면,
어찌 미래의 기대가 게에 종속(從續)되겠는가?
기대가 무산된 현장에 어찌 장래가 온전히 예비되겠는가?
하니 선생 말씀대로 ' 그만큼'이상은 기대가 지피어 올려질 수 없음이다.

나는 이제 선생이란 말을 줄이기로 한다.
너무 헤프다.
나는 내가 한 수라도 배울 수 있는 상대라면 고하를 불문 모두 선생으로 여겼다.
그리고 그리 칭했다.
그런데,
여기 전곡 바닥에 와서는 이게 다 부질없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최근에,
저들과 상대하자니,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다.
언제 혁면(革面)하여 뒤를 노릴지 모른다.
무릇 소인혁면인 게라,
주역에서도 군자표변(君子豹變), 소인혁면(小人革面)이라 하지 않던가?
(※ 참고 글 : ☞ 2009/12/31 - [소요유/묵은 글] - 군자대로행(君子大路行)과 군자표변(君子豹變))

자신의 잇속을 위해 상대를 속이고,
위장하고, 뻔뻔한 저들.
한 마디로 부끄러움을 돌보지 못하는 이들인 것이다.

상대하자니,
말씀대로 딱 그만큼인 것이다.

선생이란 말을 아껴야 하겠다.
결국 저들이 문제가 아니라, 이는 내 부덕의 소치다.

선생이란 호칭이 내 덕(德), 그리고 겸양의 외표가,
실상을 여실히 곁부축이지 못하는 한,
저들은 그 뜻을 제대로 접수하지 못한다.
내가 저들을 선생이라 칭함은 저들로부터 배움을 청할 만한 조건을 감득(感得)하였기 때문인데,
그리고 기꺼이 나를 낮추어 배울 자세가 되었음을 언명하고 있음이나,

문제는 저들은,
내가 꿈꾼 이 관계상황을 발전적으로 지속시킬 동력이 없거나,
외피로 둘러 쓴 가장, 위선, ...
나아가 상대를 벗겨먹으려는 기획으로 나를 만나고 있음이라.

고장난명이라.
외손뼉이 마주선 거울 벽을 쳐대며 홀로 울고 있음이라.
통곡할 노릇이다.

저 미망들이란 도대체!

최근 느끼는바 새롭고,
재미로운 일이 내 주변에 벌어졌다.
한편으로는 더럽고 추잡스런 이야기,
그리고는 부끄러운 자기 고백이어야 한다는 반성으로 환원되고 만다.
그러자 이어 전격(電擊) 기적처럼 우연히 내 앞에 현현하여 맺게 된 아름다운 인연 …….

나는 가닥이 잡히는 대로 이 일을 소재로 연재를 할 예정이다.
명년에 시리즈로 글을 닦아 들고 뵙고자 한다.

귀농을 계획하시는 분,
새로 관정을 파시려는 분,
실연을 당한 분,
…….
삶이 무료하신 분.

이런 분께 흥미진진한,
그러나 슬픈 이야기를 펼쳐 보이려고 한다.

삶의 본연을 그리자면,
실로 슬프지 않을 도리가 있을런가?

슬프지 않을 수 있는데도,
슬퍼야 하는 인생이란 얼마나 역설적인가?
이 도착(倒着)된 구조를, 그 은폐된 얼개를,
내가 본 최근의 현장 그리기로 단 한 톨일지언정 조금이라도 짐작해 볼 수 있을런가?
나는 그러하든 아니든,
한번 그 안짝 뜰로 미숙한대로, 뒤뚱거리며 걸어 들어가보고자 한다.

나는 이 과정에서 한 소식을 얻어 듣고 불현듯 번개처럼 깨달았다.
삶은 마냥 슬프지만,
이를 통해 깨달음으로 인도된다는 것.
이게 결국은 우리가 삶을 포기하지 않고 이어가는,
장한 징표가 아닐까 싶다.

또한,
이런 깨달음 주신,
우연한 만남.
그 귀한 만남을 이 자리에서 글로 남겨 내내 기억하고자 한다.

이런 이야기들이,
최근 내가 겪자니 고통이요,
건너자니 화두로 여겨 풀어야 하는 자조어린 숙제였다.

은성철벽(銀城鐵壁)을 깨뜨려야 하는 현장에,
홀로 덩그란히 버려져 있었음이라.
늘 그러하듯이 이게 일상의 모습일지니,
삶이란 진실로 기기묘묘 자미롭지 않을손가?

나는 이를 증언하려고 한다.
섣달 자리끼 물처럼 청징(淸澄)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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