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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방구리(강아지)

소요유 : 2010.01.26 12:10


지난 12/31 고물할아버지네 집으로부터 무단히 데려온 이래 거의 한 달이 지나고 있다.
(※ 참고 글 : ☞ 2010/01/04 - [소요유] - 수세(守歲))
녀석은 껌딱지처럼 나를 따라 다닌다.
최소 그 동안 1년 반 이상 생지옥에서 홀로 고생을 하였으니,
심신이 얼마나 피폐해졌겠는가?
오로지 나에게만 의지하여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셈이다.

이젠 기침도 완전히 멎었다.
초기엔 며칠씩 밥을 먹지 않더니만 차츰 입맛을 되찾고 양을 늘려가고 있다.
체중도 늘고 한결 건강해진 모습이다.
다만, 한 가지 이상(異常) 증세가 보여 부쩍 의심을 더하고 있다.

식구로 맞는다.
그의 이름은 '풀방구리'

사용자 삽입 이미지
(동산에 올라선 우리집 강아지 '풀방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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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은유시인 2010.01.28 01:00 PERM. MOD/DEL REPLY

    저도 강아지 꽤나 좋아하지요.
    풀방구리.... 참으로 어여쁜 이름입니다.
    님께서도 저 처럼 강아지를 엄청 사랑하시니까 실제 제가 겪었던 에피소드 한편 올립니다.


    ****

    [수필]

    세상에……

    - 은유시인 -



    세상에…….

    엊그제 밤에 바로 옆집에 사는 아저씨께서 술이 거나하게 취한 채 내 집으로 놀러왔겠지요.
    여기 아파트로 이사 온지 어언 석 달 여……. 평소 이웃집 사람이라곤 얼굴 코빼기도 뵈기 어려워 내심 반가웠지요.
    그 양반, 아들과 며느리 이렇게 셋이서 13평 비좁은 곳에서 사는데, 10년 붙박이라 자기가 반장이요 터줏대감이라 주장합디다.
    “자알~ 알아 모십죠!”
    머리를 조아렸죠.
    커피 한 잔씩을 앞에 놓고 이런 얘기 저런 얘기 한참을 주고받는데, 처음엔 숨어있던 우리 강쥐 예삐가 슬그머니 눈치 보며 나서더란 것이죠.
    그 양반 예삐를 ‘얼럴럴러……!’ 달래고 꼬시기를, 그렇다고 예삐가 선뜻 다가가기나 하나요.
    그 양반 자기도 강쥐 꽤나 예뻐하지만, 못된 버릇은 눈뜨고 못 본답니다. 해서 들려준 얘기가 있었는데, 소름이 끼치더라고요.
    불과 얼마 전에 벌어졌던 얘기라면서…….

    그 댁 며느리가 조막만한 강쥐를 데리고 왔더랍니다. 그 강쥐가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설쳐대는 것까진 참겠는데, 신문지를 깔아놔도 쉬나 응가를 아무데나 마구 뿌려댄다지요.
    하루는 술 한 잔 얼큰하게 되어 집에 들어왔는데, 그 조막만한 강쥐가 여기에도 이만큼…… 저기에도 조만큼…… 오줌을 싸놨더랍니다.
    그래서…… 그 양반, 그 강쥐를 덥석 끌어 쥐고 주먹으로 머리며 몸뚱이며 마구 내질렀답니다. 그 조막만한 강쥐는 바들바들 떨면서 비명도 제대로 지르지 못하고 혼절하다시피 했다는데, 사건은 거기서 끝난 게 아니고요.
    그 양반, 괜히 울컥하는 마음이 되어 까닭모를 분노가 치솟더란 겁니다. 그 조막만한 강쥐를 틀어쥐고는 현관문을 나섰답니다. 그리고 23층…… 23층 아파트 난간에서…… 아래쪽이 까마득하게 내려다뵈는 23층 아파트 난간에서…… 그 조막만한 강쥐를 땅바닥으로 내던졌답니다.
    ‘아……!!’
    그 양반의 그 소리를 듣는 순간, 저는 심장이 멎는 줄 알았습니다.
    얼마나 잔인한…… 얼마나 잔인하고 무도한…… 짓이란 말인가.
    생각 같아서는……
    “그게 자랑이냐고?”
    “그게 인간의 탈을 쓰고 할 짓이냐고?”
    따지고 나무라고 싶었지만…… 자칭 아파트 단지 내 반장이요, 터줏대감이라 주장하는 그 사람의 기세에 억눌려서도 아니요, 술기운에 내지르는 만용이요 공허한 헛소리라 치부해서도 아니요, 그저 인간 같지 않아서 늦은 밤 다투기 싫어서일 터이니…….
    그 양반의 그 같잖은 소리를 들으며 우리 강쥐 예삐를 쳐다보는 내 눈엔 잔잔한 증오감이 잠시 서렸겠지요.
    어떻게 말도 할 줄 모르는…… 사람으로 쳐도 똥오줌 가릴 줄 모르는 철딱서니 없는 아기 같은 강쥐를…… 그래 똥오줌 아무데나 좀 싸놨다고 그 소중한 목숨을 함부로 난도질 할 수가 있으리오.

    인간도 개백정만도 못한 인간이 있으니……, 그런 개백정만도 못한 인간들로 말미암아 길거리에 넘쳐나는 것이 버려진 개들일 터이니……, 개들의 생명이라 하여 가볍게 여기는 인간이야말로 인간의 생명인들 소중하게 여기겠는가?

    그렇게 죽음을 맞는 그 조막만한 강쥐를 위해…… 우리 모두 잠시 그 조막만한 강쥐의 영혼을 위로하는 묵념을…….

    “일동 묵념~~~~~~~~~~~~~~~~~~!”



    2007/04/06/15:31

    bongta 2010.01.28 12:06 신고 PERM MOD/DEL

    한 발만 옆으로 재껴 디디면,
    이내 동물들의 처지가 사람들과 그리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동물과 인간 사이에 마치 거대한 협곡이 가로 지르고 있다든가,
    깊은 심연으로 갈라 나뉘어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하니 23층 아래로 떨어뜨리고도 아무런 죄의식을 갖지 못하지요.
    게다가 남의 집 강아지를 앞에 두고,
    그러한 것을 자랑스러이 뱉어내고 있는 저 인격은,
    도대체 어디서 연원하고 있는 것입니까?

    우리가 어려서부터 배우고 가르침을 받는 것이,
    약한 자를 부액(扶腋)하고, 빈자를 구휼하라는 것일 터인데요.
    그러하지는 못할망정 이들을 폭압하고 유린하는 짓을 차마 저지를 수 있겠습니까?

    제 글 하나를 소개드립니다.
    http://bongta.com/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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