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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管仲)

소요유 : 2015.02.28 23:11


춘추시대 다섯 패자(霸者)가 있었다.

그 중 제환공이 으뜸인데,

그의 곁에는 관중(管仲)이 있었다.

환공은 그를 존중하여 중부(仲父)라 불렀다.


저들은 아비도 아닌 이를 두고 곧잘 아비라 부르곤 한다.

스승도 그냥 사(師)라 칭하면 족할 터이지만,

미칭(美稱)인 부(父)를 덧붙여 사부(師父)라 부른다.

위의 중부(仲父)도 관중의 자(字)인 중(仲)에 사부(師父)의 부(父)를 더한 것이다.

항우는 범증(範增)을 일러 아부(亞父)라 불렀다.


도대체가 세상에서 아버지처럼 더 귀하며 중한 이가 어디에 있으랴?

뼈를 내어 나를 지어내시고, 엄한 말씀으로 가르쳐주셨음이니,

살을 져며 나를 낳아주시고, 젖무덤으로 품어 길러주신 어머니의 자애로움과 더불어,

천지간에 이보다 더 중한 분이 어디에 계시겠음인가?


헌데 어떤 이와 피 한 방울 나눠 가진 바 없음이로되,

아버지란 이름을 헌사함은 그를 진정으로 존중함이 아니겠는가?

그대 당신들은 자신의 아버지 말고,

이 거룩한 이름을 헌사할 분이 따로 계시는가?

딱히 불러 모실 이가 없다면,

처지가 좀 외롭고 재미가 없다 하겠다.


관중은 당시로선 그 외에 하나를 더 찾기 어려운 인재였는데,

그는 정치는 물론 경제에도 밝았다.

특히 술수(術數)에 능했는데,

적지 아니 그 사례가 남아 있다.


이런 연고로 그를 법가(法家)의 부류로 치부하기도 하지만,

그가 유가(儒家)는 분명 아닐지라도

단순히 법가로 보는 데는 좀 더 신중한 검토가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술수엔 밝았을지언정 이를 법(法)의 하위에 두고,

공업(功業) 이룸에 왼통 뜻을 기우렸지 않았는가?

하는 의심을 나는 거둘 수 없다.

오늘날 법가를 두고 무자비한 현실주의자라 몰아가지만,

진정한 법가란 사회 정의 실현을 결코 도외시 하지 않았다.

이 점을 무시하고서는 법가에 대한 그릇된 평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하여간, 여기 이 자리에선 그 중 하나를 잠시 소개해둔다.

이제 그의 면모를 지켜보라.


채나라 여인이 제환공의 처가 되었다. 

환공과 더불어 배를 탔는데, 부인이 배를 흔들었다.

환공이 크게 무서워하며 그만두라 하였으되 그치지 않았다.

이에 노하여 내쫓았다.

얼마 지나서 다시 부르고자 하였는데,

채나라에선 그녀를 다시 다른 데로 시집을 보냈다.

환공은 대로하여 채나라를 치려하였다.

관중이 간하여 말한다.


‘무릇 잠자리를 나눈 사이인데,

이로써 다른 나라를 친다는 것은 큰 효과를 내기 어렵습니다.

청컨대 이 계획을 보류하시옵소서,’


환공은 듣지 않았다.

관중이 아뢴다.


‘부득불 치시려 한다면, 초나라가 천자에게 3년 동안이나 청모를 바치지 않았으니,

왕께서는 (이를 빌미로) 천자를 위하여 병사를 일으켜 초나라를 치는 것만 못합니다.

초가 항복하면, 군사를 돌려 채나라를 치십시오,

그러면서 이르시길 내가 천자를 위하여 초나라를 치는데,

채나라가 따르지 않았으니, 마침내 멸한다 하십시오.

이는 명분 상 의롭고, 실제 상에도 득이옵니다.

고로 필히 천자를 위한다는 명분이 있고,

원수를 갚는 실리도 챙길 수 있습니다.’


蔡女為桓公妻,桓公與之乘舟,夫人蕩舟,桓公大懼,禁之不止,怒而出之,乃且復召之,因復更嫁之,桓公大怒,將伐蔡,仲父諫曰:「夫以寢席之戲,不足以伐人之國,功業不可冀也,請無以此為稽也。」桓公不聽,仲父曰:「必不得已,楚之菁茅不貢於天子三年矣,君不如舉兵為天子伐楚,楚服,因還襲蔡曰:余為天子伐楚而蔡不以兵聽從,因遂滅之。此義於名而利於實,故必有為天子誅之名,而有報讎之實。」


그를 두고 치도(治道)를 아는 현인이라고 말하지만,

난 그를 영악하다고는 이를지언정 현인이라 부르진 않는다.

그를 두고 세인들은 법가라 이르지만,

난 그를 법가로 규정하기엔 미치지 못하는 바가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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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기자절야 2015.03.01 16:32 PERM. MOD/DEL REPLY

    관중에게 그런 면이 있었군요.

    사용자 bongta 2015.03.01 23:43 신고 PERM MOD/DEL

    이런 이야기는 어떻습니까?
    부조(扶助) - http://bongta.tistory.com/6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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