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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선수범

소요유 : 2015. 3. 1. 00:01


높은 자리에 있는 이가 솔선수범(率先垂範)하자 부하가 따르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백이면 백 모두 그럴 것이라며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를 한다.


과연 그러한가?


여기 두 가지 참고 사례를 병치해두며,

음미해보고자 한다. 


夫必恃人主之自躬親而後民聽從,是則將令人主耕以為上,服戰鴈行也民乃肯耕戰,則人主不泰危乎?而人臣不泰安乎?


무릇, 반드시 군주가 스스로 행한 이후라야 백성이 따를 것이라 기대한다면, 

이는 곧 장차 군주가 밭을 갈아 먹고, 싸워야 이를 믿고,

백성들이 따라 나서 밭 갈고, 싸운다는 것이 된다. 

그러하다면 군주가 너무 위험하지 않은가?

반대로 백성들은 너무 편안하지 않은가?


鄒君好服長纓,左右皆服長纓,纓甚貴,鄒君患之,問左右,左右曰:『君好服,百姓亦多服,是以貴。』君因先自斷其纓而出,國中皆不服長纓。君不能下令為百姓服度以禁之,乃斷纓出以示民,是先戮以蒞民也。


추나라 왕이 긴 갓끈 복색을 좋아하였다.

좌우 측근들도 모두 긴 갓끈 복색을 쫒으니 갓끈 값이 등귀하였다.

추나라 왕이 이를 근심하여 측근에게 물었다.

측근이 아뢰다.


‘왕께서 그런 복장을 좋아하시니,

백성 역시 그런 복색을 따라하는 이가 많아졌습니다.

그런즉 값이 등귀하였습니다.’


왕이 먼저 갓끈을 자르고 나오자,

나라 안이 모두 긴 갓끈을 쓰지 않게 되었다.


왕은 명령을 내려 백성의 복색을 통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알아,

갓끈을 자르고 나와 백성에게 시범을 보인 것이다.

이는 먼저 왕이 치욕을 감수함으로써 백성을 다스린 것이다.


(※ 戮 : 고대 사형 제도의 하나.

일반적인 사형과 다른 점은 죽은 이를 대중에게 공개한다는 점이다.

이는 치욕스러움을 남기는데 목적이 있다.

生戮과 死戮의 두 가지 방법이 있었는데,

전자는 먼저 대중에게 보인 후, 죽이는 것이고,

후자는 죽인 후에 시신을 대중에게 보이는 것이다.

그러함이니 본문에선 왕이 갓끈을 자른 것을 두고,

대중에게 보여 수치를 감수했다는 뜻이다.)


***


그럼 이제 다음의 말씀은 어떠한가?


救火者,令吏挈壺甕而走火則一人之用也,操鞭箠指麾而趣使人則制萬夫。是以聖人不親細民,明主不躬小事。


불을 끄려함에, 관리로 하여금 단지나 독을 들고 불난 곳으로 달려가게 한다면,

한 사람만을 쓰는 일에 불과하다.

채찍을 들고 지휘하며 사람들을 다그치면 만인을 제어할 수 있다.

이런 고로, 성인은 개개 백성을 상대하지 않고,

사물의 이치에 밝은 군주는 작은 일을 몸소 하지 않는다.


솔선수범(率先垂範)이라?

과연 먼저 모범을 보인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

이들 사례를 두고 가만히 궁구해볼 노릇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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