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gta      

지도 정보 오염

소요유 : 2015. 8. 29. 19:29


내가 네이버 지도에 들어가 보니,

지번(地番)은 하나이되 엉뚱한 업체가 추가로 등록이 되어 있다.


그 정보를 지우려다 그리 된 사연이나 알아보려 그곳에 전화를 하였다.

내가 지번 임자인데 그대는 누구인가 물었다.

그러자 그는 서슴없이 대답한다.

광고 때문에 올렸다 한다.


업체 이름이 ‘oo 설비’로 되어 있다.


그런데 다음 지도를 들어가 보니 여기에도 엉뚱한 업체가 추가로 적혀 있다.


‘oo 열쇠’


이젠 명확해진다.

녀석들이 무차별적으로 남의 지번에다 제 업체명을 등록해 놓은 것이다.


네이버나 다음 같은 포털이 사기업에 틀림없으나,

거기서 제공하는 지도 서비스는 만인이 이용하고 있음이니,

거의 준(准) 공적 자산에 가깝다.

그러함인데 녀석들이 제 사익을 위해 저리도 광고로 오염시키고 있는 것이다.


거기 지도란 위치 정보를 기초로 하여 여러 부가 정보를 제공한다.

그러함인데 녀석들은 제 업체 이름을 무차별적으로 허공중에 흩뿌리며,

욕심을 채우고 있는 것이다.

남의 지번 정보를 훔쳐 임자들에게 피해를 입히니,

염치없는 불한당이라 하겠다.

추잡스런 노릇이다.


아침에 골목길을 걸으면,

검은 복면을 쓴 녀석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는 것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저들은 지나면서 한 손으로 명함만한 전단(傳單)을 던지고 쏜살 같이 지난다.

마치 표창(標槍)을 던지듯 정확히 남의 집 문간에다 떨군다.


전단은 모두 다 대부업체들이 급전을 쓰라고 권하는 것들이다.

골목길은 언제나 저들 전단이 어지러이 나뒹굴고 있다.

집 주인들이 자기 집 앞을 청소를 하면 좋을 터인데,

대개는 나 몰라 하며 내버려두는가 싶다.


녀석들은 팔뚝에다가는 문신(文身)을 하였는데,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서양에서 유행하던 tattoo가 들어와,

젊은이들에게 널리 퍼진 것이다.

남들은 저것을 보면 무섭다고 하는데,

난 속이 울렁거리며 토악질이 난다.


겁이 나서 저들을 말리지 못하는가?

골목길 사람들은 신고 하나 하지 않고, 저들 패악질을 잘도 견디어 낸다.

어느 날 저 녀석들과 마주쳤다.

내가 정색(正色)을 하고 나무랐다.


‘왜 골목길을 더럽히느냐?’


녀석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려나간다.


저것도 일인 이상 그치면 생계에 지장이 있을 것이다.

먹고 살자니 어쩔 수 없는가?


택시 운전수들이 교통질서를 어지럽히며 영업을 하자,

사람 하나 있어 이를 탓하고 나무라면, 

저들은 먹고 살자니 어쩔 수 없다 이르며 낯색 하나 붉히지도 않고 태연하다.

종일 길거리를 누비며 차를 모니,

저들이야말로 프로가 아닌가?

그렇다면 운전도 잘하지만,

교통질서도 앞장서서 잘 지켜야 도리가 아니랴?

그러함인데 먹고 살자니 어쩔 수 없다며, 

반칙을 저지르고, 남에게 폐를 끼친다.

자존심을 저버린 일이다.

(※ 참고 글 : ☞ 2008/10/21 - [소요유] - 삽족배(揷足輩))


아, 하지만,

저리도 먹고 사는 일은 지겹고도 힘이 든다.


공적인 지도 정보를 제 사익을 위해 더럽히는 녀석들.

프로인데도 자긍심을 잃고 제 삶의 터를 어지럽히는 이들.


중생의 삶은 참으로 고단하도다.

일기정식(一器淨食)

한 그릇 깨끗한 음식을 저들에게 바치노니,

허기진 배를 채우고,

부디 마음을 깨끗이 닦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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