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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두족(低頭族)

소요유 : 2016. 1. 6. 19:15


저두족(低頭族)


내가 차를 몰 때마다 느끼는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방향지시등 없이 끼어들거나, 회전하는 차량, 

차량 밖으로 담뱃재를 턴다든가 꽁초를 버리는 불한당들,

연신 남의 차선을 슬쩍 밟아가며 좌우 틈을 노리는 얌체족들,

이를 꼽아 헤아리자면 그 끝남을 예측하기 어렵다.


헌데 요즘엔 새로운 풍속과 맞닥뜨린다.

건널목을 건널 때 좌우를 살피지 않고,

무작정 횡단하는 이들이 전에 비해 사뭇 늘었다.

게다가 핸드폰에 코를 박고 길을 걷는 이가 제법 많아졌다.


  (康健雜誌)


특히 야간에 저 지경으로 길을 가로지르거나, 길 가를 서성거릴 때면,

지나는 차에 다치지나 않을까 염려스럽다.

내가 야간에 저들을 만나게 되면 곁에 탄 처에게 이리 말한다.


‘야간에 저리 차로에서 핸드폰에 코를 박고 갈 때는,

핸드폰을 낚아채어 길바닥에 팽개쳐 버려도 되는 법을 만들어야 한다.’


나도 성질이 꽤나 사나운 편이다.


코를 박고 가든, 눈을 감고 가든 내가 참견할 일도 아니고, 그리 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저로써 남의 통행을 방해하고, 

차량 소통에 위해를 가하는 행동을 한다면 옳다 할 수 없다.


‘남에게 폐를 끼치면 아니 된다.’


이게 시민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이 가져야 할 최소한의 양심 준칙이 되어야 한다.

나는 사람들이 마약을 하든, 도박을 하든 남의 일엔 관심이 없다.

한 여름에 외투를 입던, 겨울에 반팔 차림으로 나서든 나는 눈길 한 번 주지 않는다.

don’t care

하지만 그로써 남에게 폐를 끼치게 된다면,

이는 용납해서는 아니 된다고 생각한다.


사람 둘이 밥을 먹으로 식당에 들린다.

앉자마자 저들은 각자 핸드폰을 꺼내들고 코를 박고 있다.

연인 사이인 듯한데, 저 찬란히 빛 나리는 아름다운 순간,

마주하여 이야기를 나눠도 시간이 부족할 터인데,

상대는 아랑곳도 하지 않고 저 짓에 열중한다.


도대체가 친구 사이에서도, 부자지간에 대화할 틈이 없다. 

지하철, 오찬 모임, 연회 자리에서도,

저들은 고개를 내리 떨구고는 각자 스마트폰 위로 손가락질하기에 여념이 없다.


물론 저 문명의 이기(利器)를 사용하여,

의사를 소통하고, 거래를 종결 짓고, 공부를 할 수 있다.

이것은 옛사람들이 감히 흉내를 낼 수 없는 놀라운 일이다.

하지만 이런 공업(功業)에 종사하기보다는 오락에 시간을 축내는 경우가 많은가 보다.


집문 밖을 나가 여행을 하게 되면, 차를 타자마자 고개를 떨구고는 스마트폰에 종사한다.

예전엔 잠이라도 자두거나 창밖의 자연 풍경에 젖었다. 


이들을 중국에서는 저두족(低頭族)이라 부른다.

저두족은 건강상 여러 문제를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여기 이를 간단히 소개를 해두고자 한다.


저두족은 원인족(猿人族)이라고도 하는데,

장시간 고개를 떨구기 때문에 필경은 원숭이처럼 등이 굽게 된다.

7개로 이뤄진 경추(頸椎)가 시간이 지날수록 퇴화하게 되는데,

이에 따라 흉추(胸椎), 척추(脊椎), 요추(腰椎), 미추(尾椎)까지 연달아 영향을 미친다.

특히 척추측만증(脊椎側彎症)이 생겨 다리가 짧아지고, 아랫배가 돌출되는 것을 시작으로,

각종 만성 질병을 야기하게 된다.


척추는 신체의 대들보라 신체를 지지하는 역할을 한다.

그 안에는 척수(脊髓)가 들어 있는데 이는 중추신경의 하나이다.

신체의 감각이라든가 운동 신호는 모두 이를 통해 전달된다.

만약 여기에 장애가 생기면 제대로 지각 또는 운동 신호를 전달할 수 없다.

장기간 이런 상태가 되면 만성 동통(疼痛)이 생기고, 

운동 장애, 팔다리 마비, 근육위축 등 신체 운동 기작에 문제가 생긴다.


이외에도 척추 양쪽엔 교감신경연(交感神經鏈)이 있는데,

이게 비뚤어지면 교감신경(자율신경) 계통 관련 여러 질병이 나타난다.

순환, 소화, 호흡, 비뇨생식, 내분비 계통은 모두 여기서 관할한다.

침구학에선 이 척추를 중심으로 좌우 쌍방에 족태양방광경(足太陽膀胱經)이 흐르는데,

이는 이러한 계통을 모두 아우르는 대단히 중요한 경락이다.

교감신경 실조가 일어나면, 계통적 신호 전달 체계가 어지러워지며,

만성 질병으로 발전하게 된다.

하여 고래로 이런 말이 전해지고 있다.


脊椎(頸椎)病為百病之源


“척추(경추)병은 만병의 근원이 된다.”


저두족은 척추(경추)가 불량해져 골반 변성을 초래케 된다.


(康健雜誌)


1. 저두족은 고개를 앞으로 기우리기 때문에 신체의 중심이 앞으로 이동하게 된다.

2. 신체의 직립과 평형을 유지하기 위해, 

   신체의 상반신은 필연적으로 뒤로 재껴지게 되며,

   등이 곱사등이 된다.

3. 요추는 이를 보상하기 위해 과도하게 만곡을 이루게 된다. 

   골반은 척추의 비틀림 때문에 앞으로 밀리게 된다.


이에 따라 척추는 원래 조그만 s자를 이루다가 큰 s자 형으로 크게

비틀려지게 된다.


골반이 비틀려지게 되면,

등이 결리고, 똥배가 나오고, 엉덩이가 퍼지게 된다.

또한, 슬개골이 퇴화되고, 종아리가 땡기며, 족저근막염(足底筋膜發炎) 등이 생긴다.


대만의 경우 여성의 골반 이상을 조사했는데,

60% 이상이 골반이 경사져 있다 한다.

이는 높은 구두를 많이 신기 때문이라 한다.

게다가 근래 저두족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이므로,

그리고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더욱 늘어 사회적 우려를 낳고 있다.


나이가 어릴 적에는 왕성한 성장으로 스스로 치료가 되기도 하지만,

신체 이상을 자각하지 못하는 위험성도 커진다.

시간이 지날수록 잘못된 자세는 질병을 만성적으로 키우게 되는데,

노년이 되면 더욱 심각한 질환으로 나타날 우려가 크다.


사회적 환기와 적절한 교육 대책이 시급히 요청된다 하겠다.


여기서는 뼈를 중심으로 주로 이야기를 진행했지만,

과도하게 눈을 혹사하고, 이어폰으로 귀를 학대하는 것도 큰 문제이다.


내가 그리하여 처에게 말하길,

의대를 가려면 장차 안과나 이비인후과를 가는 것이 득책이겠다. 

이리 말하곤 한다.

수 십년 후에 눈이 고장 나고, 귀에 문제가 생기는 이가 하나가 아닐 것이다.

멀지 않은 장래에 이 진료 과목은 천세가 나리라.


그러지 않아도 얼마전 뉴스엔 중국 처자가 핸드폰에 열중하며 걷다가,

다리를 헛딛어 물 속에 빠져 죽었다고 한다.

병 들기 전에 죽기까지 하니 저것을 과연 문명의 이기라 불러도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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