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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NR

소요유 : 2016. 4. 22. 19:04


TNR(Trap-Neuter-Return)


동물을 포획하고 중성화한 후 다시 방생(放生)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동물의 개체 수를 조절하려는 프로그램이다.


보통은 TNR을 이리 해석한다.

나는 이 분야에 대하여 깊은 이해가 아직 없다.

이게 옳은지, 그른지,

과연 잘하고 있는 짓인지 아직 잘 모르겠다.

가급적 동물에게 인간의 때 탄 손을 대고 싶지 않다.


하지만 이에 의지하게 되었다.


근래 동네 길고양이 여럿과 인연을 지었다.

(※ 참고 글 : ☞ 2015/10/17 - [소요유] - 비시사(非時死) ⅱ

                    ☞ 2015/09/26 - [생명] - 엘사)

두 마리가 남았다.

처가 온전히 관리를 하는데,

먹이를 꾸준히 주어, 이젠 안정을 찾았다.

그런데, 이들이 전부 암컷이라 새끼를 밸까 염려가 되었다.

만약 새끼라도 낳게 되면 우리 형편으로는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TNR을 생각했다.

작년에 구청으로 연락하니 올 봄에 사업을 재개한다고 한다.

하여 어제 구청에 연락을 취했다.

신청자가 많아 한 달 후에나 조치가 가능하단다.


그런데 오늘 아침 사업 대행업체인 동물구조협회로부터 전화가 왔다.

2~3일이면 연락을 하고 찾아오겠단다.

그런데 조금 있다가 다른 직원으로부터 또 다시 연락이 왔다.

근처에 있는데 오늘 중으로 찾아오겠단다.


이것 혹 가짜가 아닌가 의심이 든다.

가져다 소위 나비탕을 해 먹는 이들에게 팔아넘길 수도 있다.

그래 바짝 긴장을 하며 면밀히 저들을 관찰하였다.

차량 번호도 적어두고, 명함도 받아두고, 전화번호도 메모하여 두었다.


두 마리를 모두 잡아 찾아온 이에게 넘겨주었다.

처는 이들을 잡다가 여러 곳에 상처를 입었다.

구조협회 직원의 말로는,

고양이는 일 년에 4 차례 정도 임신을 한다고 한다.

잡아 간 고양이 중 70~80%는 새끼를 배고 있기 일쑤란다.


아,

참으로 고양이들의 세계는 아.프.구.나.


어제 TNR을 신청할 때,

겸하여 구청 당국에 동네 전봇대에 내걸린 현수막도 처리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것 작년에 내 걸린 것인데 구청에서 하는 사업 홍보물이었다.

이게 줄이 끊어져 전봇대에 둘둘 감겨진 채 흉물이 되어 가고 있다.

내가 치우고자 하였으나, 너무 높아 처리가 어렵다.

그래 생각난 김에 차제에 처리 요청을 하였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 이 시각까지 처리가 아니 되고 있다.

반면, TNR은 애초 한 달 가량 걸린다는 것이,

2~3일로 줄어들더니만,

다시 오늘로 바뀌어,

급히도 조치가 되었다.

아, 돈이 되니까 이리도 빠르구나 싶다.


고양이 녀석들이 무사히 수술을 마치고 우리 곁으로 귀환하길 빈다.

한편으론 미안하기도 하고, 마음이 편치 않다.

허나 좁아터진 통로에 다시 아기 고양이들이 득실거리게 되면,

앞일을 과연 우리가 감당할 수 있을까?

시골 농원이라면 편히 받아주겠지만, 

여기 서울은 그럴 형편이 못된다.


건강한 몸으로 다시 돌아와,

녀석들이 한 생을 편히 살다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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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유 : 2016. 4. 22. 19: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