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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작

소요유 : 2016. 11. 29. 20:33


어제 보도를 보니,

끝내는 친박까지도 대통령이 물러날 것을 건의하였다 한다.

이제 이정현 하나를 빼고는 대다수가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진작에 충언을 아끼지 않고,

의(義)로써 정치를 하였다면,

저들은 이런 참담한 사태를 맞지 않았을 수도 있다.


집권 내내 정권의 비리를 감싸고 돌며,

민의를 저버리더니만,

이제와서는 저들도 더 이상 버틸 재간이 없음이다.


대통령 걱정하여 저리 한 것인지,

아니면 셈판 두들기며, 제 앞가림하려 저리 한 것인지는 묻지 않아도 알 일이다.

대통령 걱정이 간절한 이들이라면 그 동안 무엇을 하였기에,

충언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하였단 말인가?


바로 앞글에서 양폐(兩廢)에 대하여 말하였지만,

실인즉 이게 양쪽이 따로따로가 아닌 것이다.

전폐(前廢)가 있으면 후폐(後廢)는 절로 따르게 되는 법이다.

한 번 잘못된 길로 들어서면,

차후에 다시 되돌아갈 길이 끊어지고 마는 것이다.

유비가 촉나라로 들어가면서 잔도(棧道)를 불사르듯,

그 길로는 다시 되돌아 나올 방도는 쉽지 않은 것이다.

나오려면 다시 새로운 길을 개척하여야 한다.


그래 군자대로행(君子大路行)인 것이다.

군자이기에 대로를 가는 것이 아니다.

대로를 걷기에 군자가 되는 법이다.

(※ 참고 글 : ☞ 2009/12/31 - [소요유/묵은 글] - 군자대로행(君子大路行)과 군자표변(君子豹變))


길이 아니면 가지를 말고,

말이 아니면 하지를 말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말이다.


是故非法不言,非道不行;口無擇言,身無擇行。言滿天下無口過,行滿天下無怨惡。三者備矣,然後能守其宗廟。蓋卿、大夫之孝也。

(孝經)


“그런고로, 법이 아니면 말하지 아니 하고,

도가 아니면 행하지 아니 한다.

(이로써) 입으로 가릴 말이 없으며,

몸으로 가릴 행동이 없게 된다.

입에 허물이 없고, 

행동이 천하에 가득 차더라도,

원망과 증오가 없게 된다.”


녀석들은 제가 스스로 잘나 국회의원이 되고, 나랏 벼슬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게 제가 용쓰며, 윗선을 잘 타고 기어올라 쟁취한 것이니,

그리 생각할 만도 하다.

손바닥 잘 비비며, 아첨이나 일삼고,

의인을 모함하여 끌어내리며,

단침과 혈도로써 쟁취한 것인 바임이라.


한편 벼슬을 내리는 이 역시,

이미 진작 이를 사물화(私物化)하였기에,

전리품 나눠 갖듯 제 무리들과 함께 한다.


이런 벼슬은 맹자가 말한 인작(人爵)에 불과하다.

남이 주거나 빼앗는 벼슬을 말한다.

벼슬을 노리는 사람은,

벼슬을 주는 사람의 기준에 맞추어야 하니까,

국민이 아니라, 주는 사람만을 의식하게 된다.

그런즉 이이가 옳지 않은 길을 가도 무작정 아첨하고, 칭송하게 된다.


孟子曰:「有天爵者,有人爵者。仁義忠信,樂善不倦,此天爵也;公卿大夫,此人爵也。古之人修其天爵,而人爵從之。今之人修其天爵,以要人爵;既得人爵,而棄其天爵,則惑之甚者也,終亦必亡而已矣。」

(孟子)


“맹자가 말하였다.

‘하늘이 주는 벼슬인 천작(天爵)이 있고, 사람이 주는 벼슬인 인작(人爵)이 있다.

인의충신(仁義忠信)하고 선(善)을 즐거워하길 게을리 하지 않는 것은 천작이고,

공경대부와 같은 벼슬은 인작이다.


옛사람은 천작을 닦으면, 인작이 절로 따라왔다.

지금 사람들은 천작을 닦아, 인작을 바라고, 

이미 인작을 얻고 나면, 그 천작을 버린다.

그런즉 미혹됨이 심하다.

마침내는 또한 반드시 인작도 잃게 되고 말뿐이다.’”


인작(人爵)에서 인(人)은 삼인칭 대명사이다.

즉 다른 사람을 뜻한다.

천작(天爵)에서의 하늘에 대(對)하여 작위를 내려주는 이가 일개 개인이다.

이럴 경우의 정치를 인치(人治)라 한다.

반면 내가 앞에서 누차 말한 글의 내용에 따른 정치는 법치(法治)라 이른다.

이 천작, 인작 개념을 법가 쪽으로 이끌어 설한다면,

아마도 사람이나 하늘이 아닌 법에 의한,

논공행상(論功行賞), 논죄과형(論罪科刑)이 이뤄지는 상태를 두고 이야기가 진행될 터이다.

때문에 천작이 펼쳐진 정치 세상을 저들은 법치로 세상이 온전히 돌아가는 세상으로 이해할 것이다.


인치가 펼쳐지면 사람들은 천작을 버리고 인작 얻기를 꾀하게 된다.

맹자는 천작, 인작을 말씀하시곤 끝내 더 이상은 말씀하시지 않았다.

나는 여기에 아작(我爵)이란 개념을 하나 더 보태고자 한다.


아작은 무엇인가?

아작은 하늘을 의식하지도, 다른 사람을 의식하지도 않는다.

다만 나에게 주어진 본성, 재능(才能)에만 충실할 뿐이다.

내가 가진 특성, 개성, 재주에 집중하여,

최대한으로 창조적인 자기 구현을 해낸다.

이 때 결과로서 나타난 공적, 실천태를 두고 나는 아작이라 부르고자 하는 것이다.


인작은 남에 의해서 부여된 것이라,

내가 참으로 원하는 바와 괴리가 생긴다.

자신을 숨기고 애오라지 남의 뜻에 맞춰 부역하고 말 뿐이다.


아작의 궁극에 이르면 천작과 같아진다.

범아일여(梵我一如)의 경지와 흡사하다.

천작이란 하늘이 쿵하고 벼슬을 내게 내려주신 것이 아니다.

내 천성, 본성에 충실하면 이게 곧 하늘의 뜻과 다를 바가 없다.

그러니 내가 지어낸, 구현한, 구축한 벼슬은 이내 천작과 달라질 이유가 없다.


인작에 매달리면, 아작, 천작과는 멀어지게 된다.

既得人爵 而棄其天爵

맹자의 이 말씀은, 

내 말을 거꾸로 되짚으신 바라,

하나도 다를 바가 없다.


내, 그래 말한다.

인작, 천작을 결코 의식하지 말지어다.

다만 아작 닦음에 충실할 일이다.


인작만을 구하면 비굴해지고,

천작만을 빌면 허황된다.


요즘 박가 옆에 있던 친박, 비박들을 보면,

아작은커녕, 천작을 빈다 꾸몄지만, 

실인즉 인작만을 구하던 이들이라,

모두 비굴한 인사들이었음이 백일하에 들어나고 있음이다.


내, 그래 말하노니,

높은 천작, 큰 인작을 구하지 말고,

비록 한 줌, 한 치일지언정 나의 아작을 닦을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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