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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로니아는 대체재인가?

농사 : 2017. 4. 14. 20:47


어제 한 분이 농장 안으로 들어왔다.

아로니아 묘목을 찾는다.

나는 한 때 아로니아를 기 백주 심었으나,

지금은 다 정리하고 몇 십주 정도가 남아 있다.


이 뿐께 블루베리 대신 아로니아를 굳이 찾는 이유를 물었다.

그의 대답을 뒤로 하고,

아로니아(블랙초크베리)와 블루베리의 차이에 대하여 잠깐 소개를 하였다.

(※ 참고 글 : ☞ 블루베리와 아로니아)

그는 쉬이 납득을 하였다.


아로니아를 수확하여 주위 사람들에게 주려 하여도,

이를 그리 달가워하질 않는다.

해서 지난해에는 술을 담가버렸다.


내가 블루베리를 키워서가 아니라,

마음을 비우고 이 양자를 비교하면,

블루베리를 놔두고 아로니아를 취할 유인이 거의 없다.

곁에 블루베리가 없다면 도리 없이 아로니아를 택할 수밖에 없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사물의 이치를 아는 이로서,

차선을 택하고, 최선을 외면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그러함에도 아로니아가 사람들에게 선택지로 남아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아로니아는 시장 가격이 블루베리에 비해 반절 이하를 사뭇 밑돈다.

만약 아로니아 판매상들이 흔히 이야기 하듯이,

블루베리보다 유효 성분 함량이 사뭇 많고, 뛰어난 약성을 가진 것이라면,

시장 가격 형성에 무엇인가 특별한 곡절이 숨어 있지 않고는,

그 까닭을 설명할 수 없다.


경제학에서 대체재(代替財, substitute goods)는 

같은 효용을 얻을 수 다른 재화를 일컫는다.


가령 블루베리 대신 아로니아를 취하였을 때,

블루베리에서 얻을 수 있는 만족 효과를 얻는다면,

아로니아는 블루베리의 대체재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대체재를 통해 ‘같은 효용’을 얻는 것은 어렵다.

다만 대체를 통해 아쉬운대로 얼추 엇비슷한 기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자기만족이나, 심리적 보상이 따를 뿐이다.

이(대체)는 동일한 효용을 획득할 수 있다는 정확한 타산(打算)의 결과가 아니라,

경제적 타협이나, 양보 행위를 통해 현실에 적응해나가는 소비자 경제 행위일 뿐이다.


이 때, 본래의 재화는 상급재(上級財)라 이르고, 대체재는 하급재(下級材)라 부른다.

따라서 이 경우 대체재는 아무리 하여도 ‘동일한 효용’을 창출하지는 못하고,

다만 경제적 제약 조건 환경 하에서 불만족하나마,

일시적으로 그 빈 자리를 메꾸는 데 동원될 뿐이다.


현실 속에서의 소비자 행동의 내용을 살펴볼 때,

상급재 대신 하급재를 택하는 동기는 여럿이 있을 테지만,

경제학적으로는 시장 가격이 ‘싼 것’이 가장 주요한 요인이 됨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이것이 현명하고 합리적인 행동을 보증하지는 못한다.

V = F + E / C

(V: value, F : function E : effect, C : cost)


가령 가격 대비 실질 효과나 만족 양을 계량할 수 있다면,

그리고 이에 입각하여 소비 행동을 한다면,

대체재를 구하지 않고, 본래의 재화 양을 조절하는 형식으로 대안을 마련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싼 것’이란 소비자 선택 기준은 너무나 단순하여,

상품의 질적 평가를 소홀히 하는 우를 범하게 할 우려가 많다.


내가 접하여 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로니아가 블루베리보다 몇 배나 유효 성분이 많다.’란,

단순한 정보에 민감하게 반응하곤 한다.

하지만 앞에서 지적한 참고 글에서 처럼, 그 실질 내용을 알고 보면,

이 정보가 전하는 것이 얼마나 편협되고, 단편적인 것임을 알 수 있다.
아니, 냉정히 따지자면, 이것은 정보가 아니라,

누군가가 퍼뜨리는 일종의 프로퍼갠더(propaganda)에 불과할 수도 있다.


전문 정보를 접할 수 없는 일반인에게,

파편화되고, 편향된 정보가 전해질 때,

진실은 은폐되고, 그릇된 오해가 일어나곤 한다.


유효성분 기준으로 볼 때, 이 양자는 상호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앞의 제시 참고 글에서 밝혔듯이 그 차원을 달리하고 있다.

또한 취식 시의 저작감(咀嚼感), 미감(味感)에 이르러서도,

재론의 여지가 없이 블루베리가 뛰어나다.


아로니아에 유일하게 많이 들어있는 안토시아닌의 하나인 시아니딘은 당뇨병에,

유효한 성분으로 알려지고 있다.

만약 당뇨병 환자가 하나 있어,

싸고, 유효 성분량이 많이 포함된 아로니아를,

특별히 주목하여 소비하겠다면,

이는 상당히 훌륭한 전략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유방암, 심장병, 간암, 폐암, 결장암, 피부암, 심장병 ....

등에 효과를 보고자 한다면,

아로니아로는 결코 충분한 만족 대안이 되지 못한다.


블루베리는 시아니딘(cyanindin)은 물론,

peonidin, petunidin, malvidin, delphinidin 등이 고루게 들어 있다.

따라서 위의 여러 질병에 유익하다.


본의 아니게 아로니아를 비판적으로 다룬 셈이 되었다.

하지만, 곁에 아로니아가 있다면 이를 물리칠 이유가 없다.

아로니아도 제 나름 나쁘지 않은 과일임엔 틀림이 없다.


내가 담근 아로니아 술을 먹어보았는데,

블루베리 술의 매혹적인 색감도 따르지 못하고, 달콤하지도 않지만, 

제법 와일드하여 겨울이 미처 다 지나기도 전에 다 먹어 버리고 말았다.


전일 농장에 들린 손님 덕에,

대체재에 대하여 생각할 기회를 가져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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