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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농사 이력

농사 : 2017.04.15 21:38


나는 2007년 이래 주말농사 3년의 시절을 보냈었다.

서울에서 여기 전곡까지 주말마다 내려와 땅을 대하였는데,

우리 부부는 모두 용케도 이게 즐거웠다.

힘은 무지막지하게 들었지만 농사가 이리 흥미진진한줄 미처 몰랐다.


그리고는 2010년도에 블루베리 농사를 시작하였다.

첫해엔 유경험자의 조력을 받았지만,

이게 엉터리인지라 기대 이하의 결과가 나타났다.


농사가 간단한 일이 아님을 깨닫자,

내가 직접 나서기로 하였다.

그해 겨우내 블루베리에 대하여 공부를 하였다.

다행스럽게도 이에 대한 논문을 인터넷을 통하여 얼마든지 구할 수 있었다.

나는 지금까지 외국 자료 수 백편을 독파하였다.

본디 공학 전공으로, 농사는 문외한이었다.

하지만, 농사일은 서툴지언정 이론적으로는 열심히 따라가 배우려 한 폭이다.


다행이 나는 전 밭을 한 번에 다 조성한 것이 아니라,

욕심을 내지 않고 조금씩 나눠 식재를 하였다.

그리하였기에 지금도 밭엔 아직 빈곳이 남아 있을 정도다.

아직도 농장은 완벽한 꼴을 갖추지 못하였다.


덕분에 첫해의 실망스런 결과가 큰 타격이 되지는 않았다.

매년 식재를 더해갈 때마다,

결과는 더욱 나아지고 소출도 늘어나고 있다.

거의 매년 소출 양이 배증(倍增)하고 있다.


첫해, 농장에 우연히 들른 굴삭기 기사로부터,

초생재배를 한다는 블루베리 농가를 소개 받았다.

만사 재끼고 그곳을 방문하였다.

과연 초생재배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비료를 주고 있었다.


본디 내가 농약치고, 비료를 주는 농사를 하려 하였다면,

아예 농사를 시작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나는 내 철학을 농사 현장에서 구현하고 이를 실증하고 싶었다.

하여 한국의 거의 99% 블루베리 농장에서 하고 있는,

방초망(防草網)을 씌울 생각을 처음부터 하지 않았다.

유기농이니 자연재배를 한다면서도,

방조망(防鳥網)을 씌우는 이도 있지만,

나는 이런 무지막지한 짓을 하지 않는다.


다만 새를 쫓기 위해 여러 장치를 고안하기는 하였다.

현재 을밀조류퇴치기를 만들었지만,

아마도 올해엔 또 다른 장비를 도입하게 될 것이다.

현재 설계는 다 끝나고, 실험 단계에 들어가 있다.

이 모두는 생명에 직접적 위해를 가하지 않으며,

일시적으로 접근을 제한하도록 고안되어 있다.

(※ 참고 글 : ☞ 조류 퇴치기(v1.0) 고안 - 방조(防鳥) 시스템)


하지만, 수확철이 지나면 다시 새가 우리 밭에 들어오길 기대한다.

아마도 우리 밭은 새들이 쉬고, 숨기에 알맞을 것이다.


남들은 우정 걱정도 하고, 충고도 하곤 하였지만,

나는 아랑곳 하지 않고 풀이 나도록 외려 북돋았다.

물론 어린 묘목의 경우 풀에 치어 다치기에,

예초를 년중 두서너 번 해주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자란 성목 구역엔,

작년과 재작년엔 풀이 자라 키를 넘도록 방치하기도 하였다.

이 와중에 유목(幼木)들이 크게 해를 입기도 하였다.

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기로 한다.


앞의 다른 글에서 언급하였지만,

풀을 키움으로서 여러 공덕, 은혜를 입었다.


무엇보다 맛이 뛰어나고,

보관 기간이 다른 농장에 비해 2~3배 이상 늘어났다.

이는 과일에 질소 성분이 적어 탄력이 생기고,

기능 유효성분 양이 늘어나고, 

당산비(糖酸比)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뤘기 때문이다.


내가 본디 풀을 키우며 자연재배를 하게 된 까닭은,

이런 효과를 노리고자 부러 꾀한 것이 아니다.

내가 이제껏 공부한 동양 철학적 깨우침을,

실제 현실에서 그대로 실천하려 함이었다.

이로써 장자(莊子) 제물론(齊物論)에 나오는 자유적지(自喩適志)한 경계를 노닐고자 하였다.


하지만, 맹목적 추구가 아니라,

과학적 성과를 통해 면밀히 점검함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하여 허실기정(虛實奇正) 만상의 도리를 우리 밭 가운데서,

깨우치며, 실천하는 공부를 돈독히 할 수 있었다.

나에겐 농토야말로 수행도량이며,

농사는 도를 닦는 과정이며,

작물은 나의 철학을 점검하는 도반(道伴)이 되고 있다.


뒤늦게나마 농사를 알게 되어 기쁘다.

다만 오늘날 농부는 사회적으로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음이니,

무엇인가 대단히 잘못되고 있다 하겠다.

그러거나 말거나 난 나의 길을 가련다.


우리 밭 전경을 보길 원하시는 분이 계시다.

나는 사진을 잘 찍지 않는 편이다.

사진을 찍히는 것도 편치 않아 하지만,

사람이든 사물이든 이를 찍는 것도 삼가고 있다.

이는 위인이 게으른 소치일 게다.





지금까지 농장 사진을 간간히 올린 적이 있는데,

앞으로는 말씀을 좇아 좀 더 올리려 노력해보겠다.

조금 있으면 블루베리 꽃이 필 것이다.

이 때 좀 더 소개를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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