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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하청(百年河淸)

소요유 : 2018. 10. 6. 11:21


문재인 그는 재벌가 총수를 연신 만나고 있다.

지난 4일 SK 하이닉스 청주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최태원 SK 회장과 만났다. 

이는 앞서 7월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난 데 이어,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국내 재벌가 방문이다.  

이로써, 그는 현대차, LG, 삼성, SK, LG등 4대 재벌 총수를 차례로 모두 만났다.


그의 이런 행보에 대한 청와대의 변은 혁신 성장이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점검이라는 식으로 말해왔다.


대통령이라고 재벌가를 만나지 못할 이유도 없고,

시급한 경제 현안 해결을 위해 현장을 점검하는 것 나무랄 일이 아니다.


취임 이후 그는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을 경제 정책의 중심에 두겠다고 밝혀왔다.

그런 그지만, 지난 2월 한화, 2017년 말의 현대차 방문 등, 대기업을 주로 찾아가고 있다. 


문재인은 민주당 대표 시절,

재벌 가운데 10대 재벌, 그 중에서도 4대 재벌의 개혁에 집중하겠다.’ 

그는 이리 말했었다.

통상 4대 재벌은 삼성, 현대차, SK, LG를 말하며, 

10대 재벌은 여기에 롯데, 포스코, GS, 한화, 현대중공업, 한진을 말한다.


'흔들리지 않는 확고한 재벌 개혁으로 '경제 교체'와 국민성장을 반드시 이루겠다.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그 동안 역대 정부마다 재벌 개혁을 공약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이 모두 그가 당시 국민을 향해 힘주어 강조한 다짐이다. 


하지만, 이제껏,

그가 재벌 개혁을 위해 취한 정책이나 고민은 별로 없다.

오히려, 재벌가의 규제 개혁 주문에 적극 귀를 기우리고,

도와주겠다는 사인을 발하고 있다.


그는 대통령이 되고 나자,

신산업과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는 원인으로 규제를 지목하며,

오히려 규제 완화 행보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이번 SK 회장과 만남에서,

최태원이 개인 정보 보호 규제를 완화 달라고 요청하자,

문재인 대통령은 이리 말했다.

"(규제 완화와 관련해) 필요하면 알려 주시기 바란다"고 답했다.


'개인 정보 규제' 완화는 시민단체가 강력히 반발하는 사안이다. 

일개 사기업의 사업을 돕기 위해 시민의 개인 정보를 저들에게 팔아넘길 수는 없다.


SK 회장을 비롯한 저들 4대 재벌 총수는,

탄핵 정국 당시 모두 범죄 행위에 연루된 것이 크게 문제가 되었지 않은가?

게다가 아직 재판에 걸려 있는 이도 남아 있다.

헌데, 저들을 직접 찾아가질 않나, 애로 사항을 해결해주겠다고 하고 있다.

이는 사법 불신이 팽배한 오늘날 이 땅의 현실에서,

공정한 재판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시장을 향해, 경제를 위해선, 대마를 챙길 수밖에 없다.

중소기업은 다시 뒷전에 물러나 있으란 사인을 주고 있다고 받아드릴 소지도 크다.


문재인은 촛불 혁명의 시민 정신을 결코 외면할 처지가 아니다.

취임이후부터, 적폐청산을 그리 외쳤지만,

실제 이게 속 시원히 되었다고 여길 시민은 그리 많지 않다.

게다가, 4대 재벌 개혁에 집중하겠다는 그의 언명은,

이제 와서 보면 다 허언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노무현 정권 당시에도 부동산이 천정부지로 솟아올라,

서민들의 고초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분양원가 공개란 공약 사항을 내팽개치고,

권력이 시장에 넘어갔다고 선언하지 않았는가?

그는 후보시절 코와 땀 묻은 서민들의 돼지저금통 기부 운동을 벌이지 않았던가?

하지만, 대권을 거머쥐자, 그 권력을 시장에 내주며 시민을 배신하였다.


이제 문재인 정권에서도 동일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는 누가 뭣이라 하여도 촛불 시민의 힘으로 대권을 쥐었다.

헌데, 그는 지금 재벌가를 만나며,

범죄 피의자 신분인 저들의 등을 두드려 주기 바쁘다.

일자리 등 경제 문제를, 재벌의 힘을 빌어 해결하려고 하는가?

핑계가 얼마나 좋은가?

애초 재벌 개혁을 부르짖으며, 시민들로부터 표를 얻고,

이제 정권을 잡자 다시 시민을 밀어내고 재벌가와 손을 잡고 있음이 아니더냐?


하기에, 김동연은 저들 재벌 앞에서,

춤이라도 추겠다며 애절히 절규하지 않았던가?


김동연, 장대비 뚫고 이재용 만나 "광화문서 춤이라도“


"올해 일자리가 20만개 나오면 뭔들 못하겠습니까. 광화문 광장에서 춤이라도 추겠습니다."


문재인 정부 경제팀을 이끄는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난 뒤 일자리 창출에 대한 간절함을 토로했다.

(출처 : news1)


경제 수장은 일개 경제 단위에게 읍소할 위치에 있지 않다.

거꾸로 저들을 통어한다든가, 

아니면, 경제 정의를 해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저들이 일을 잘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역할 주체여야 한다.


부동산 시장, 노동 시장이 어렵다.

하니, 저들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다며,

재벌 앞에서 엎어지는 행동에 대한 외부 비난을,

억울하다고 항변할 입장이 아닌 것이다.


애초 부동산이 폭등한 것도, 일자리 창출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

이 모두 자신들의 책임 사항인 것이지,

어디 괴물이 외부에서 나타나, 방해하려고 만든 것이 아니다.

그런즉 이를 핑계 삼는 것은 자가당착이라 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저들의 모습은 심히 궁색한 것을 넘어,

사뭇 교활하다고 여겨지는 것이다.

자신의 과오를 외려, 자신이 내심하고 싶은 일의 동력으로 삼는 모습을,

어찌 떳떳하다고 이를 수 있겠음인가?

저들 정치꾼들은, 시민 앞에선, 언제나 재벌 개혁한다고 큰소리치지만,

결국은 거꾸로 저들의 규제 개혁 요구에 응하며,

품을 내주고 말았지 않았던가?


백년하청(百年河淸)


초나라가 정나라를 벌하려 쳐들어왔다.

이는 애초 정나라가 채나라를 침입한 것을 문책하기 위함이었다.

정나라에선 초나라를 따르자는 이들과 진나라의 도움을 기다리자는 파로,

나눠져 의론이 분분했다.

그러자 자사(子駟)가 현실론을 펴며, 자신의 생각을 펼쳤다.

여기 그 장면의 일부를 가져왔다.


冬,楚子囊伐鄭,討其侵蔡也,子駟,子國,子耳,欲從楚,子孔,子蟜,子展,欲待晉,子駟曰,周詩有之曰,俟河之清,人壽幾何,兆云詢多,職競作羅,

(春秋左傳)


여기 俟河之清,人壽幾何,兆云詢多,職競作羅만 번역하면 이렇다.


“황하가 맑아짐을 기다리려면, 사람의 목숨은 얼마나 되어야 하는가?

점괘만 말하며 물음만 많아지면, 다만 경쟁하듯 그물만 만들게 되리라.”


본디 중국엔 고래부터, 성인이 출현하면 황하가 맑아진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다.

전설에 따르면 오백년에 한번 황하물이 맑아진다고도 한다.


허니, 저 진흙탕물 황하가 언제 맑아질 것인가?

이를 기다리는 일은 사람의 짧은 수명으로는 도대체가 감내할 수가 없다.

그런데, 점을 치고, 이리저리 묻기만 하니,

물고기는 잡지 못하고 그물만 다투어 만들고 있는 형국이란 말이다.


그런데, 이에 이어지는 자사의 말은 어떠한가?


謀之多族,民之多違,事滋無成,民急矣,姑從楚以紓吾民,晉師至,吾又從之,敬共幣帛,以待來者,小國之道也,犧牲玉帛,待於二竟,以待彊者,而庇民焉,寇不為害,民不罷病,不亦可乎,...


“꾀를 내는 이들이 많아지면, 백성들의 이반만 많아지고,

일은 점점 이뤄지지 않고, 백성들은 초조해집니다.

우리 백성들의 마음을 안정시키기 위해, 잠시 초를 따르고,

진나라 군사가 오면, 우리는 또 그를 따르면 됩니다.

공손하게 폐백을 바치고, 오는 자를 기다림은 작은 나라의 도리입니다.  ” 

희생(동물 제물)과 옥과 비단을 갖추고, 둘 사이의 경계에 놓고 기다리며,

강자를 기다려, 백성을 보호하며,

외적이 해가 되지 않아,

백성들이 고달픔이 그친다면,

또한 좋은 일이 아닙니까?”


백년하청이란 이렇듯,

본디 결코 기다려도 오지 않는 일인지라,

사태가 되어가는대로 순응하여 살아가자는 말의 길잡이였던 것이다.


헌즉, 우리가 흔히 쓰듯, 현실을 개탄하는 말이 아니라,

자사는 적극 순응의 방편으로 현실을 인정하는데 동원하고 있는 것이다.


이리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외세의 눈치만 보고 살며,

자체의 자강(自彊)책을 도모하지 않고 있다면,

일순간의 위험은 혹 벗어날는지 몰라도,

장구히 백성을 편안케 하고, 나라를 굳건히 지키기는 어려울 것이다.


마치 이 땅의 정치인들처럼,

표를 받기 전에는 마치 서민들을 위해 헌신하겠다 피로써 맹세를 하는 양 싶지만,

권력을 쥐게 되면, 언제 그랬는가 싶게 바뀐다.

돈 많은 재벌을 만나면, 법, 정의 따위는 한갓 장식품에 불과한 것인 양 돌보지 않고,

시민들의 안위는 저버리고, 그저, 저들 발치에 엎어져 아양 떨기에 바쁘다. 


待於二竟,以待彊者


표를 얻기 위하여서는, 일순간에 불과하지만, 

당시의 강자인 시민에게 교언영색으로 아양을 떨고,

표를 얻고 나서는, 엎치락 뒤치락 5년에 불과한 정권을 넘어 영원히 장구한,

현실의 강자인 재벌 발치에 엎어져 재롱을 떨기 바쁘니,

과시 정치모리배들이란 이리도 二竟, 양 경계를 넘나들며,

헤진 광대처럼 곡예를 벌이는데 능하다 할 밖에.


聖人出則黃河清。


성인이 나타나면 황하가 맑아진다란 말은,

결코 황하가 맑아지지 않을 것을 천하인이 모두 아는 바라,

곧, 성인은 나타나지 않는다는 말과 어찌 다름이 있겠음인가?

서책 괴고, 백일몽에 든 얼치기 선비가,

미처 깨지 못하고, 읊어댄 몽상(夢想)에 불과함이니,

어찌 이런 유치한 말에 놀아날 일인가? 


黃河五百年變清一次。


황하가 오백년에 한 차례 맑아진다는 말도,

다 부질없는 공허한 말이다.

여기 오백은 결코 믿음을 생산하지 못한다.

이를 오천, 오만으로 바뀌어도,

저 말은 하나도 달라질 것이 없다.


역사는 ‘나쁜 박근혜’가 한 번 나타나고,

다시 한 번은 ‘착한 박근혜(문재인)’가 교대로 나타날 뿐,

아무리 기다려도 성인은 나타나지 않음을 증거하고 있다.

아니, 성인은 본디 없는 것이리라.

그러함이니, 본질에 있어선 황하처럼 결코 맑기를 기대할 수 없다.


그러한즉,

백년하청일 뿐인 것을.


하지만, 자사처럼, 비열한 쥐새끼가 되어,

그저 百年 녹이나 받아먹으며, 河淸 읊으며, 강자에게 빌붙어 살아서야 되겠음인가?

백년하청일수록, 시민 각자는 양심을 지키며, 남에 의지하지 말고, 

자강자애(自彊自愛)하여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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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유 : 2018. 10. 6. 1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