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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과 음악 ⅰ

농사 : 2018. 12. 10. 22:16


식물과 음악

 

한 때 green music이니 뭐니 하며,

식물에 음악을 들려주면 잘 자라고, 소출량도 증대된다는 설이 돌았다.

식물뿐이 아니라, 동물에게도 동일한 효과가 있다고 선전되었다.

 

가령, 소련과 영국의 과학자들이 양배추와 무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초음파를 들려주었더니, 중량이 크게 증가하였다 한다.

또한 중국의 경우에도, 도라지 등 한약초에 초음파 처리를 하였더니,

발아율이 2~4배 정도 제고되었다는 실험 결과도 나오고 있다.

 

이는 아직까지는 초보적인 결론이지만,

초음파가 식물에게 가해질 때,

광합성작용이 가속되고, 세포분열이 촉진되어,

식물 생장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이라고 과학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과시, 聞歌起舞라,

노래를 들으면 흥이 나서 춤을 추게 된다는 격인데,

이게 인간뿐이 아니라 식물에게, 나아가 동물 일반에게도 미치는 것인가?

아, 아지 못할세라?

 

하지만, 나는 생각한다.

생명체란 외적 자극이 있으면,

반응을 일으키는 존재이다.

그러하니, 음악이란 자극이 식물체에게 가해지면,

어찌 반응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게 식물에게 보탬이 되는 방향이든, 아니든 간에.

 

그래, 과학자들이 생각하듯이,

이로써, 세포분열이 왕성해지고, 광합성이 가속되어,

빨리 자라고, 열매가 많이 달리는 것이 사실이라 하자.

그럼, 이로써 족한 것인가?

나는 걱정과 아울러, 의문을 일으킨다.

 

빨리 자라고, 열매가 많이 달리면,

농부가 보람을 얻고, 큰 수지를 맞추니,

‘옳다구나 잘 되었다.’

단순히 이리 생각하고 끝내어도 좋은가?

 

세포분열이 왕성해진다는 것은,

식물 고유의 본성에 입각한 생체 리듬을 잃고,

자극에 따라 미친 듯이 치닫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식물은 스트레스를 받고, 독을 품을 것이며,

결코 행복한 상태에 놓여있다 할 수 없지 않은가?

이러한 농산물을 먹은 인간 역시 건강을 담보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실제 한 연구에 따르면,

음악을 들려주면,

해충에 유해한 Lutein과 Gaba란 성분이 증가한다고 한다.

(※ Lutein : 색소

Gaba : gamma aminobutyric acid

        GABA is the chief inhibitory neurotransmitter in the mammalian central nervous system. )

 

순진한 처자 하나 예 있어,

둥두런히 달이 떠오르면,

가슴이 분홍빛으로 물들고,

이내 북소리가 들리는 닷,

벌렁벌렁 거리며, 진정시키지 못하여,

무작정 산길로 치달아 오르게 된다.

새벽녘까지 길 없는 숲을 헤매이다,

가까스로 파정(破精)에 이를 때면,

온 몸은 나달나달해지며 흠뻑 식은땀에 젖어버린다.

 

인간들의

욕심내지는 오해에 따라,

식물 역시 이 지경에 놓인 것이 아닌가?

 

저 짓을 당하고서야,

수명인들 온전히 지켜낼 수 있겠는가?

일년생 소채(蔬菜)라면 당년도로 그치겠지만,

나무라면, 매년 저리 동원되고 시달리다,

종국엔, 제 수명대로 다 살지 못할 것이다.

 

음악뿐인가?

나무에게도 전지가 행해지면, 소출이 는다고,

보기 흉할 정도로 나무 가지를 자르지 않던가?

소출 많이 나고, 대과를 만들 수 있다며,

자칭 전지의 대가는 가슴 내밀고 뽐내며, 가지를 마구 잘라,

수년이 지나면 차마 눈 뜨고 보지 못할 정도로,

처참하니 흉물을 만들어내고 만다.

 

실제, 배나무는 가지를 좌우로 벌려 찢듯 늘어놓아, 반병신을 만들며, 

감나무, 사과나무는 자랄 만하면, 매년 싹둑싹둑 잘라 버리기에,

오래된 농장의 경우, 저들이 괴물 형상으로 과원을 꽉 채우고 있음을,

제대로 눈을 가진 이라면 쉬이 목격할 수 있다.

 

박정권 당시, 새마을 운동이 벌어졌을 때,

초가를 다 헐고, 지붕에 스레트를 올렸다.

그러하자, 짚보다 단단하고 오래 써,

몇 년마다 다시 지붕을 해 올리는 번거로움으로부터 해방되었다고,

칭송을 하지 않았겠음인가?

게다가 이게 신통한 물건이라 여겼음이니,

스레트 조각 위에다 삼겹살 올려놓고 구워 먹기까지 하였음이다.

 

헌데, 요즘은 어떠한가?

스레트의 원재료인 석면은 1급 발암물질이라,

20~40년 잠복기를 거쳐 폐암, 석면폐, 악성 중피종(中皮腫)을 유발한다.

하여, 이것이 알려지자,

이게 이젠 애물단지가 되어버렸다.

시골 동네엔,

아직도 스레트 지붕을 한 건물이 심심치 않게 목격되고 있다.

이것 철거 비용은 물론, 폐기 비용도 만만치 않다.

하여, 몰래 땅에 묻어버리는 일도 발생한다.

실제 시골 동네에서 내가 이를 목격하고 당국에 신고한 적도 있다.

 

이런 말이 있다.

 

常人說好並不一定是好;常人說壞也不一定是壞。

 

평범한 사람(속인)이 말하듯, 

좋다고 하여 다 좋은 것이 아니고,

나쁘다고 하여 정한듯 나쁜 것이 아니다.

 

가령, 열매가 크다고 하여 늘 좋은 것이 아니며,

작다 하여 마냥 나쁜 것이 아니다.

(※ 참고 글 : ☞ 슈퍼호박 단상(斷想))

 

산에서 홀로 자라는 산삼, 다래, 돌배, 산복숭아, 밤 ...

이게 사람이 들려주는 음악 듣고 자라는가?

해마다 전지를 해주던가?

 

하지만, 왜 인삼보다 산삼에게,

인간들은 약성에 대한 강한 신뢰는 보내고 있는 것인가?

(※ 참고 글 : ☞ 산삼과 인삼)

깊은 산에서 자라는 조그마한 밤을 어찌 약밤이라 칭하고 있는 것인가?

 

이들은 모두 인간이 재배한 것보다,

작고 소출량도 적다.

 

허니, 더디 자라고, 열매가 작다고 하여,

마냥 나쁜 것이 아니며,

열매가 크고, 잘 자란다 하여,

무작정 좋다고만 할 수 없는 것이다.

 

하루 종일 음악 틀어놓고 자라는 식물들이,

산에서 새 소리, 계곡 물소리 듣고,

때론 천둥 번개 소리에 놀라며,

자연스럽게 자라는 나무를 부러워하지 않을 텐가?

인간이 들려주는 음악은 외려 식물들에게 고통을 가하는 짓이며,

스트레스에 겨워 끝내는 신음 소리를 내다 못해 고함을 지르며,

온 몸에서 갖은 독성 물질을 뿜어내고 있을 것이다.

 

농사는 주인 발자국 소리 듣고, 큰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것 일편 맞기도 하고, 일편 틀리기도 하다. 

왜 그런가?

주인이 자주 밭에 나가 김 매주고, 비료도 주면 잘 클 수 있다.

하지만, 주인이 밭에 자주 나타나면 그 때마다 식물은 놀란다.

그대들 생각만치 배추, 무, 나무가 주인을 좋아할 것 같은가?

올 때마다, 손에 칼, 쇠스랑, 호미가 들려 있다.

저들은 그로써, 뜯어가고, 잘라가고, 캐간다.

 

그대들 옆으로 검, 창은 말고라도, 

부엌칼을 들고 사람이 지나간다고 생각해보라.

대개는 놀라고, 위험하여, 피할 것이다.

그 이치는 매한가지인 것이다.

사람 위주로 생각할 일이 아니다.

그러함이니, 이런 짓 하는 인간을 식물이 마냥 좋아만 하겠는가?

인간이란 어떠한 아름다운 이유를 주워 섬긴다한들,

식물에겐 위협적인 존재임을 벗어날 수 없다.

다가올 때마다 식물은 바짝 긴장할 것이다.

인간을 볼 때마다 위협을 느끼고, 스트레스가 생기고, 방어물질이 생긴다.

이게 심해지면, 한을 품고, 독을 품게 된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자연에서 나는 물소리, 바람소리가 아닌 한,

혹 인간에게 아름답게 들릴지라도, 모든 인위적인 음악이란,

식물에겐 무서운 인간이 다가오는 신호이기도 하며, 

시끄러운 굉음으로 들린다.

 

게다가, 아무리 아름다운 음악일지라도,

그 음파를 분석해보면, 고조파, 초음파가 섞이어 있다.

이것 예민한 식물, 동물은 사람과 다르게 감지할 능력이 있다.

이런 것이 어찌 저들에게 편안하겠음인가?

 

매실나무에 징을 치면 벌레가 놀라 떨어진다고 한다.

이것 맞는 소리이다.

따라서 일정분 해충 퇴치 효과가 있다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식물은 놀라서,

얼굴이 하얗게 질리고, 가슴이 두근거리고, 살이 쭉쭉 빠진다.

따라서 혹 징을 치더라도, 벌레 퇴치 한도 내에서,

제한적으로 행하여지, 마냥 신이 나서 내지를 일이 아니다.

최소한으로 그치고 빨리 저들을 소리 공포로부터 해방시켜주어야 한다.

 

소리란, 음악일지라도,

식물, 동물에겐 그리 편한 게 아니다.

설혹 소출이 적게 나는 한이 있더라도,

식물을 진정 아낀다면, 음악이 저들을 편안치 않게 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밭에 자주 나가는 만큼 자신은,

식물을 사랑한다 자랑하지 말지어다.

이는 다 자기 위안에 불과한 것이다.

닭, 돼지가 폭염, 병으로 죽어나가면,

걸핏하면 자식처럼 키운 것 죽였다고 발을 동동 구른다.

그대 당신들은 자식을 잡아먹기 위해 키우는가?

어림없는 소리다.

자신에게 솔직해질 일이다.

가급적이면 밭에 자주 나가지 말 것이며,

필요시 발자국 소리조차 내지 말고,

그림자처럼 다가갔다, 바람처럼 사라질 일이다. 

 

聖人作樂以應天

 

성인이 음악을 지은 것은 이로써 하늘에 응하기 위함이다.

헌데, 인간들이 음악을 식물에게 들려주는 것은,

말로는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준다고 뻐기지만,

실인즉 바로 말하자면, 하늘에 응하기는커녕, 

그저 소출 증대에만 목을 매기 때문이 아닌가 말이다.

 

또한, 凡作樂者,所以節樂。이라,

옛 사람들은, 무릇 음악을 만든다는 것은,

이로써, 인간의 쾌락을 절제하기 위한 까닭인 것이라 하였음이다.

헌데, 이를 인간을 넘어, 식물, 동물에게까지 미치는 것은,

이로써, 저들을 즐겁게 하기 위함이 아니라,

실인즉 소출을 증대하여 돈을 많이 벌고자 함이 아닌가?

이는 節樂이 아니라, 淫樂라 할 밖에.

 

大樂與天地同和

 

큰 음악은 천지와 함께 화하는 것임이라.

비록, 식물, 동물일지라도, 함께 천지 자연의 일원이다.

사람들은 돈벌이에 눈이 멀어,

그저, 동원하고, 이용하여, 피를 빨고, 뼈를 추리는데 급급할 뿐이다. 

이 어찌 어질다 할 수 있으랴?

 

아무리 사람에게 듣기 좋은 소리일지라도,

이게 곧 식물 또는 동물에게도 좋은 소리로 들릴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음악은 사람에게 익숙해져 있기에,

혹 제 귀에 거슬리는 것일지라도 인간은 참아낼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의 음악은 식물이나 동물에게 익숙하다 할 수 없다.

자칫 저들을 괴롭힐 수 있음을 헤아려야 한다.

 

음악을 듣고 식물이 빨리 자라고, 열매를 크게 맺는다한들,

이게 돈 버는 데에는 효험을 보이는 짓일지 몰라도,

결코 건강한 생체, 열매를 보증하는 것은 아니다.

 

한약재도,

인간이 재배한 것보다,

산에서 자생한 약재 사이엔 현격한 차이가 있다.

山약재가 작고, 못났지만, 

결코 인공 재배 약재와는 비교할 수 없다.

 

비료, 농약을 퍼붓고,

소출 경쟁을 벌이는 것도 모자라,

광합성 촉진한다고, 반사판을 깔지를 않나,

요즘엔 LED 광원을 이용하여, 밤낮으로 괴롭히고 있다.

급기야, 이제는 음악으로 괴롭히려 작정들을 하고 있음이다.

 

그 뿐인가?

들깨에게 밤에도 불을 밝혀, 잠을 재우지 않는 농법도 등장하였다.

이로써 씨앗을 맺지 못하니 잎이 더 잘 자란다는 것이다.

(※ 참고 글 : ☞ 들깨도 잠을 자고 싶다.)

아, 인간의 삿됨은 과시 그 끝 간 곳을 아지 못하겠구나.

 

이는 그야말로 식물(동물)들에겐,

수갑, 차꼬(足枷) 채우고, 항쇄(項鎖) 씌우는 것과 다름이 없지 않은가?

 

내, 오늘 이런 의문을 일으킴을 넘어,

이제 인간의 욕심 사나운 짓을 만천하에 고발하는 바이다.

※ 관련 글
   ☞ 식물과 음악 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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