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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불방래(朱紱方來)

생명 : 2019.04.08 18:28


주불방래(朱紱方來)


농장 앞에다 내다버린 유기견 둘.

(※ 참고 글 : ☞ 강아지 둘


저 가여운 녀석들.

이들을 어찌 할 것인가?

아무리 생각하여도 내가 키울 자신이 없다.

순간, 슬퍼진다.

인연의 실이 맺어졌는데,

저들을 내칠 수밖에 없다니,

어찌 마음이 편할 수 있으랴?


이리저리 수소문하였으나,

강아지를 뜬장에 넣어 키우겠다는 이가 한 분 나타났다.

이는 내가 수용할 수 없는 바라,

그를 물리쳤다. 


허나, 그 외엔 다른 기별이 없음이라,

블루베리 묘목을 드리겠다는 추가 공고를 내었다.

한 분이 나섰다.

이 분의 경우 약간의 사정으로 두 마리 모두를 키우기는 어려우신가보다.

하여도, 다른 분이 나서지 않으면, 당신께서 모두 인수를 하겠다 하신다.

헌데, 공교롭게도 다시 연락을 주시는데 사고로 다쳤다 하신다.

그래도, 내일 찾아오시기로 약속을 하였다.

생심(生心)을 내셔, 

우리 강아지를 맡아 주시겠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고마운 일이다.


역경(易經)엔 소위 4대 난괘(難卦)라 불리는 것이 있다.

水雷屯, 澤水困, 坎為水, 水山蹇

이 넷이 그것이다.


이 사대 난괘를 들어 본 이들은 적지 아니 있다한들,

그 자세한 내용을 아는 이는 드물다.


괘에 모두 水가 들어 있다.

물엔 배를 띄울 수 있다.

하지만 물은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

물이 잔잔할 때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폭풍이 불어 파도 일면 배가 뒤집히거나 전파(全破)되기까지 한다.


헌즉, 水는 실로 우리 인생의 험난한 상태를 상징한다.


바람 불고, 파도가 일면 갖은 곡절을 겪게 되며,

크게 다치고, 마음에 상처를 남기게 된다.


이리 곤란한 상황에 처하였을 때는,

우선 심신을 안정시키고, 마음을 스스로 어지럽히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시간을 믿어야 한다.

무슨 말인고 하니, 지금 당장 곤란하더라도,

시간이 흐르면 좋은 방도가 마련되며 전기가 올 수 있다.

허니, 조급하지 말고, 인내로 기다릴 일이다.

마음이 조급하여, 좌충우돌하며,

더욱 문제가 꼬이고,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

시간의 역사(役事)를 믿고 차후를 도모할 일이다.


(※ 참고 글 : 궁즉통(窮則通))


사람들은 현 공간 상황에 묶여,

곧잘 시간을 의식하지 못하곤 한다.

허나, 3차원 밖에, 시간이 있음을 믿을 일이다.


때론, 눈에 보이는 가시 공간 구조에 묶여 있기에,

파국(catastrophe)이 일어남을 아지 못한다.


(※ catastrophe 참고 글 : ☞ 평균회귀)


이럴수록, 삿된 마음을 누르고,

바른 길로 걸어야 한다.

사람이 곤경에 처하면,

곧잘 악한 마음이 일어나,

별별 험한 짓을 저지르곤 한다.

이를 인내로 지그시 누르고,

저 불교에서 말하는 팔정도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정견(正見), 정사(正思), 정어(正語), 정업(正業)  ...

바르게 사태를 주시하고, 바르게 생각하고, 

바르게 말하며, 마른 행업을 지을 일이다.


困于酒食,朱紱方來,利用享祀,征凶,无咎。

(澤水困)


술과 밥이 떨어져 곤궁할 때,

주불(朱紱) 즉 붉은 띠를 찬 임금이 찾아와 도와준다.

제사를 드리는 정성으로 사태를 주시하면,

마침내 흉함을 이기게 된다.


앞에서 공교롭게도 사고로 다치셨다는 분의 경우,

강아지를 입양하기를 원하시지만,

가족의 반대로 약간 곤란한 듯 보였다.


이 분과 통화를 막 마치고,

농장 앞으로 쏟아져 나온 강아지들을 수습하는데,

마침 자전거를 타고 지나시던 동네 분이,

멈추시고는 내게 말을 트신다.


농장 앞에 부려진 자재를 보시고는,

여러 사정을 물으신다.

그러자 강아지 하나가 차도로 나가는 바,

녀석을 두고 말이 이어졌다.


내력을 들으시더니,

강아지들을 대뜸 자신이 데려가 기르시겠다고 하신다.

인근에 밭을 장만하셨는데,

그리로 데려가 키우시겠다고 한다.

절대 잡아먹지 말기를 당부하니,

자신은 그런 사람이 아니라 하신다.

나는 녀석들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분께 내드렸다.


아, 朱紱方來라,

붉은 띠를 두른 귀인이 나타나신 바라.


두루 감사한 일이다.


강아지가 들어오자,

고양이들이 자취를 감추었다.

아무리 불러도 꼬리 하나 보이지 않았었다.

헌데, 희한한 것이,

강아지들이 떠나자,

막내 고양이 하나가 방 앞에 나타나,

야옹대며, 내게 신호를 보낸다.


농장은 다시 본래의 일상으로 돌아왔다.

본지풍광(本地風光)

이틀간 나는 과연 마음을 바로 썼는가?

이제, 나를 점검해볼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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