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gta      

댓글, 좋아요...

소요유 : 2019. 11. 23. 13:14


지금은 일체 외부의 활동을 하지 않고 있지만,

내가 블루베리 농사를 지으면서, 처음엔 몇몇 카페에 가입하였었다.

내가 알고 있는 카페 하나는 한 때 전국 최대의 회원 수를 자랑하였다.

블루베리 농사 성쇠(盛衰)에 따라, 카페 활성도의 부침이 있을 수 있지만,

지금 이 카페는 거의 개점휴업 상태다.

회원 수도 많이 줄어들었지만, 무엇 보다 새로운 내용이 올라오지 않고 있다.


전에도 지적하였지만,

이는 충분히 예견된 일이었다.

(※ 참고 글 : ☞ 오징어와 땅콩)


‘나, 오늘 옥상에 올라가 물을 주었다’


도대체, 네가 옥상에 올라간 것이 무엇이 그리 대단한가 말이다.


단편적인 파편화된 말이 부려지고,

이를 소비하고 있는 군상들이란 얼마나 딱한가?


저들은 본 글을 쓸 만한 능력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카페 매니저는,

가령 글을 10개 이상 올리지 않는다든가, 댓글 15개 이상 달지 않으면

다른 글을 읽지 못하게 한다든가 하는 방식을 통해,

카페에 올려진 글 수를 튀겨 부풀리고, 

성황을 이룬 양 열심히 펌프질을 해대는 일에 종사한다.


허니, 그저 쓰레기 같이 허접한 글들이 태반을 차지하고,

귀한 글은 찾아내기가 힘들어진다.


저 문제의 카페는 수년 전부터 가사(假死) 상태로 전락하더니,

글을 쓰는 지금 방문해보니, 수년 전과 여전하게,

쓰레기 글로 도배가 되고 있다.

광고 글이 수시로 올라오고,

어떤 seat warmer에 의해, 뜬금없는 부동산 이야기가 연신 배출되고 있다.

저자의 개인 블로그 역할로 전락한 느낌이다.


자신이 독자적으로 글을 생산할 형편이 되지 않는 이들은,

허접한 글들을 토해내고, 공허한 댓글을 달아,

간신히 매니저가 원하는 요구 조건을 챙기고는 자리를 잡는다.

이후 이러한 이들은, 남의 글을 퍼 나르거나, 감정을 배설하는 일에 종사하고 만다.

이에 따라 카페 생태환경은 지저분해지고, 쓸데없는 글로 채워지게 된다.


개인이 운용하는 블로그도 매한가지다.

일상적인 허접한 글은 처음엔 몇몇 친구들에 의해 대접을 받지만,

오래지 않아 이런 호응도 시들해지고,

써 올릴 주제도 없은즉 차차 한가해지며,

급기야 글 몇 개 올려놓고는 그냥 방치되고 만다.


단말마의 비명이 질러지듯,

감정적으로 파편화된 댓글 밖에 달지 못하는 수준들.

이들은 이젠 댓글도 성가셔 그저 좋아요 누르는 것으로 이를 대신한다.


유튜브를 보면 특히 이런 장치가 상업적으로 잘 조직되어 있다.

구독자 수, 조회 수, 좋아요 수, (알림 설정) ...

영상 콘텐츠의 질적 내용은,

이런 장치로 계량화되어 환가된다.

과연 이런 단순한 도구로,

질적 성질의 것이 양화(量化)될 수 있는 것인가? 


사정이 이러하니, 영상을 생산하는 자들도, 이에 맞춰 대응을 하고 있다.

자신의 독자적 창작 수준이 미달되는 이들은 쉬운 길을 택한다.

가령 엽기적(獵奇的)인 일에 주력하여,

괴기스럽고, 엉뚱한 짓을 애써 연출한다든가.

남의 글을 퍼 나른다든가,

옷을 벗고 몸뚱아리를 파는 일에 종사하기도 한다.

때론 자극적이고, 공격적인 행보로,

특정 열렬 세력들을 끌어드리는 짓을 의도적으로 행하기도 한다.


기실, 중정(中正)을 가지런히 지켜 품격 있는 것으로는 사람을 끌어 모으기 쉽지 않다.

게다가 아무리 주체적 창작 능력이 뛰어났다한들,

상업적 동기를 가진 유튜브의 운영 전략을 벗어나기 어렵다. 

저들은 돈이 될 만한 콘텐츠를 우대하여 배치하고, 소비하도록 조정한다.

따라서, 생태계는 저들 의도에 따라 재배열되어, 성장, 도태된다.

그 내용의 무게와 가치는 정당하게 평가되지 않는다.


게다가 대다수 소비자들은, 자율적 판단 능력을 잃고,

이에 길들여지고, 복속되며, 바보가 되어간다.

끔찍한 일이다.


한 때, tv를 두고 바보상자(boob tube, idiot box)라 불렀다.

이젠 유튜브야말로 boob tube가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가지곤 한다.


재미에 빠져 특정 유튜브 영상을 연속 시청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때,

나야말로 바로 바보가 되고 있지 않은가 하고 놀란다.

하여, 그저 감정을 연소하는 것 외 아무런 배움도, 통찰도 기대할 수 없는,

영상 시청은 의식적으로 배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tv 시청은 하지 않은지 수십 년이 지나고 있지만,

유튜브는 아직 그러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는 선별하여 대하고, 시간을 아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유튜브는 세상에 새로운 생태환경을 만들어내었다.

상업적으로 분명 성공하였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이젠 건전한 생태환경을 위한,

자정 노력과 반성이 필요해졌다고 본다.


공중파에 대하는 진작부터,

기술적 진입 장벽을 마련한다든가,

내용 심의 기구, 법적 장치를 마련해왔다.


하지만 유튜브는 아직 충분한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

다만, 최근엔 유뷰브에 의해 영상에 노란딱지가 붙여지는 특이한 현상이 목격된다.

노란딱지가 붙여지면, 수익은 유튜버에게 돌아가지 않고, 유튜브에 전속된다.

불법적이고 패륜적인 영상은 규제해야 마땅하겠지만,

행여, 이로 인해 개인의 표현 자유가 사기업 판단에 의해 제한되고,

창작 의지가 꺾여버릴 염려가 있다.

나는 아무리 불법적이라도,

이는 사적으로 다툴 일이지,

공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최소로 하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모쪼록 이에 대한 건전한 토론과 대책이 합리적으로 마련되길 기대한다.


행여라도, 향후에, 

유튜브가 앞에서 지적한 카페처럼,

허접 부스러기 내용으로 채워지며,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꼴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Do not be evil.


애초의 구글 행동 강령처럼,

오늘, 그리고 내일에도 지켜질 것인가?

나는 이를 단순한 경제학적 관심이 아니라,

역사철학, 문화적 감수성으로 예의 주시 추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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