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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인(惑人)

소요유 : 2019. 12. 6. 19:47


혹인(惑人)


임제의현(臨濟義玄 ?~867)


그는 과시 독보건곤(獨步乾坤)하는 이라 하겠다.

천지 사해를 제 발로 홀로 걷는 이.


師一日辭黃蘗。蘗問。什麼處去。師云。不是河南便歸河北。

黃蘗便打。師約住與一掌。黃蘗大笑。乃喚侍者。將百丈先師禪板机案來。

師云侍者將火來。黃蘗云。雖然如是。汝但將去。已後坐却天下人舌頭去在。

(鎮州臨濟慧照禪師語錄)


임제가 스승인 황벽(黃蘗)을 떠나갈 때,

황벽은 그의 스승인 백장(百丈)으로부터 인가의 증표로 물려받은,

선판(禪板)과 궤안(机案)을 전하려 하였다.

그러자 임제는 시자(侍者)를 불러 이를 불태워 버렸다.


임제어록에는 이런 예가 숱하게 나온다.

석지현은 하여 임제록을 반역의 책이라 하였다.

과시 임제는 반역의 수괴(首魁)라 하겠음이다.


道流。爾欲得如法見解。但莫受人惑。向裏向外逢著便殺。

逢佛殺佛。逢祖殺祖。逢羅漢殺羅漢。逢父母殺父母。逢親眷殺親眷。

始得解脫。不與物拘。透脫自在。

(鎮州臨濟慧照禪師語錄)


“도를 닦는 이들이여!

그대들이 법다운 견해를 얻으려면,

다만, 세상 사람의 미혹에 들지 마라.

안으로나, 밖으로나 만나는 것은 모조리 죽여라.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이고,

아라한을 만나면 아라한을 죽이고,

부모를 만나면 부모를 죽이고,

친척(겨레붙이)을 만나면 친척을 죽여라.


그래야 해탈할 수 있으며,

어디에도 구애받지 않으며,

철저히 벗어나 자유로우리라.”


이 글의 핵심은,

‘逢佛殺佛。逢祖殺祖。逢羅漢殺羅漢。逢父母殺父母。逢親眷殺親眷。’가 아니다.

세상 사람들은 이 멋진 듯 보여지는 이 말에 속고 있다.

그래 얼마나 멋진가 말이다.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이고,

아라한을 만나면 아라한을 죽이고,

부모를 만나면 부모를 죽이고,

친척(겨레붙이)을 만나면 친척을 죽여라.’


오금이 저리도록 시리고,

진저리 치도록 사무치는 이 말.


하지만,

이 말이야말로,

듣는 족족 불구덩이에 던져 버려야 할 말이다.

이 말에 속박되면,

임제가 던진 올가미에 다시 제 목을 채우는 짓이 되고 만다.


但莫受人惑。


다만 남의 말에 속지 말아야 한다는 이 선언이 핵심이다.


人惑


볼까?


부자 되게 해주겠다는 말에 속아.

아니 알고도 자진하여.

엊그제, 그대 당신, 당시 전과 11(14)범 명박이에게 슬그머니 대권 건네주지 않았던가?

제 손 부끄럽지도 않았는가? 그 바알간 손을 가진 그대들.

그 조막손들의 행진이란 참으로 더럽구나.


도덕이고 뭣이다 다 팔아재끼고,

당신의 영혼을 저당 잡히지 않았던가?

그대 당신 말이다.


촛불 혁명 당시 주춤 거리며,

어정쩡하게 망만 보던 이.

회색지대에 머물며, 간만 보던 이.

박근혜 두고, ‘자진 하야하면 편리를 봐주겠다.’던 그의 환한 미소에 속아,

그에게 다시 정권을 넘겨주었던 당신.


이제, 저들이 결코 당신 편이 아니란 걸 알게 되지 않았는가 말이다.

지들끼리 뭉쳐, 보위하며, 지은 죄를 덮고자 안달이지만,

장막 드리우고, 뒷전에서 무슨 짓거리를 하였는지, 대충 짐작되지 않는가?


人惑


그러니,

남의 말에 속지 말 일이다.


과연 그런가?

이것으로 충분한가?


속아 넘어가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이명박이도, 문재인도,

당시 앞에서 아무리 요설을 떨고, 지랄 맞을 사기질을 쳐도,

봄바람처럼 다 끌어안고, 따스하니 품어줄 수 있다.


透脫自在。


대자유인이라면,

저들의 놀음은,

그저, 어린아이 재롱거리에 지나지 않음이니.


生平欺狂男女群

彌天罪業過須彌

活陷阿鼻恨萬端

一輪吐紅掛碧山

(性徹)


“한평생 남녀의 무리를 속여서

하늘에 가득한 죄업이 수미산을 지나간다.

산채로 무간지옥에 떨어지니 한이 만 갈래나 되는데

태양이 붉은 빛을 토하면서 푸른 산에 걸렸구나.”


성철의 임종게(臨終偈)는 기실 좀 밋밋하다.


왜냐?


살아 생전 뭇 사람들을 속였으면,

죽을 때도 철저하니 함구(緘口)하고 갈 일이다.


큰 사기꾼은,

그리 표표히 떠날 뿐.

결코 회한의 말을 늘어놓지 않는다.


그는 무엇이 아쉬웠기에,

이리 휘갑칠을 하며,

사는 것이 곧 남을 속이는 일이라는 것을 고백하고 있음인가?

게다가 얼마나 마음이 여리기에,

이를 토설한 자리.

바로 뒤이어,

푸른 산에 걸린 태양을 끌어들이며,

자신을 잔뜩 꾸며 치장하고 있음인가?


그는 사는 동안,

대도(大盜) 괴수(魁首)였을는지 몰라도,

죽음에 이르러,

마음 약한 아녀자가 되어,

옷고름을 입에 물며,

울음을 참고 있구나.

지옥불이 그리도 무서운가?


人惑


사람을 속이려면,

최소 이명박이나, 문재인 급은 되어야 한다.

나라 거덜 내고, 

촛불 시민의 마음을 네다바이(ねたばい)하고서도,

시침 뚝 떼고, 그저 먼 산을 바라볼 일이다.

물 한 모금 마시고, 건너 산, 말간 하늘 쳐다보며 시침 떼는 닭처럼.


최소 이들은 성철보다 곱절은 대담하고, 의젓하구나.


공연히,

성철처럼,

須彌, 阿鼻, 一輪, 碧山

이리 장황히 늘어놓으며,

눈물 질질 짤 일이 아니다.


爾欲得如法見解。但莫受人惑。


임제 스님은

‘그대들이 법다운 견해를 얻으려면,

다만, 세상 사람의 미혹에 들지 마라.’


이리 말씀하시고 계시온데,

기실 참으로 실망이다.


미혹에 들지 않을 일이 아니라,

실인즉 영웅호걸은 남을 잘 속여야 하느니.


성철은 오금이 저려,

돌아가실 때, 평생 남을 속였다 고백하고 있음이며,

임제는 친절하게도 남에게 속지 말라고 이르고 있다.


내가 보기엔,

이들은 아직도 한참 도에 들지 못한 이들이다.

좁쌀들이구나.

도(道)의 쭉정이라 일러야 할 터.


모름지기, 장부라면,

人惑을 경계할 일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惑人할 일이다.

(※ 人 : 삼인칭 대명사, 남, 타인을 지칭함.)


내, 이제, 중인(衆人)을 두고 일러, 널리 깨우치고 있음이니,

삼천리 방방곡곡 어린아해까지 다 알리라.


남에게 속을 것을 걱정할 것이 아니라,

남을 속여야 장부라 할 것이니,

이제, 명박이와 재인은,

문고리를 겹겹 잠그고 이부자리에 들지 않으면,

새벽닭이 울 때까지, 벌벌 떨며, 두려움에 떨리라.


이젠,

온 나라 시민은 혹인(惑人)의 선수(善手)가 되었음이니,

천하에 도인(道人)이 가득하고뇨.

경축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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