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gta      

有酒學仙,無酒學佛

소요유 : 2020. 3. 4. 15:30


시답지 않은 댓글을 보았다.

단말마의 외마디 하나 툭 떨구고는 사라진다.

단기(短氣) 

기가 동경이 꼬리보다 더 짧은 녀석들이 세상엔 널려 있다.


인터넷 바다엔,

정말 쓰레기 정보가 99.9%요, 쓰레기 인간도 99.9%가 도도처처에 깔려 있다.


농장 앞엔 심심치 않게 개똥이 보인다.

남의 집 문 앞에 떨구고 간 개똥이란 도대체가.

허나 강아지는 결코 밉지 않다.

외려 저들의 똥 싸는 모습은 귀엽기까지 하다.

허나, 저리 누이고, 뒤처리 하지 않고 도망간 주인의 마음보는 고약하다.


거기 내가 예전에 써놓은 글귀 하나가 다시 나를 쳐다보고 있다.


剛日讀經,柔日讀史


강한 날(剛日)엔 경서를 읽고, 부드러운 날(柔日)엔 사서를 읽는다.


강일(剛日), 유일(柔日)을 간지(干支)로 따져,

각기 양일(陽日), 음일(陰日)로 볼 수도 있지만,

이는 너무 고지식한 독법(讀法)이라 하겠다.


기실, 강일(剛日)은 심기가 강해지는 때를,

유일(柔日)은 심리가 번민 상태에 놓인 때로 보아야 한다.

아무리 간지上 강일이라도 마음이 우울할 때라면,

강일이라 고집할 일이 아니라, 유일이라 여겨야 한다. 

경서와 사서를 읽는 것은 마음이지, 간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허나, 강유(剛柔)는 표리(表里)가 다를 수 있음에 유의하여야 한다.

가령, 거죽으론 강이지만, 속으론 유이며,

반대로 거죽으론 유지만, 속으론 강할 수도 있다.

또한 물극즉반(物極則反)이라,

그 극에 이르면, 반(反)하여,

일순 뒤집혀 변할 수도 있다.


陽中有陰, 陰中有陽

孤陽不生, 孤陰不成


양 가운데 음이 있고, 음 가운데 양이 있으며,

양 홀로 生이 일어날 수 없으며, 음 홀로 成할 수 없다.


그러함이니,

강일(剛日), 유일(柔日)은 실로,

나에게서 구할 일이지, 

밖에서 그 기준을 찾을 일이 아니다.


세상의 이치를 밝히고, 존재의 의의를 깨우치려면,

사서삼경(四書三經), 불경, 성서 등을 읽을 일이다.

이날이 바로 강일(剛日)이 된다.


하지만, 정의(情意)를 길어 올리고, 뜻을 궁굴리려면,

사서(史書)나 소설, 시 등을 읽을 일이다.

이날을 유일(柔日)이라 부르면 된다.


세상을 다 거머쥔 양, 의기양양할 때는, 경서를 읽을 일이다.

선인들의 지혜의 말씀에 비춰, 

자신이 얼마나 우물 안의 개구리에 불과함을 깨닫고,

고삐를 잡아채며, 마구 치닫는 기운을 늦출 일이다.


의가가 저상되고, 곤경에 빠졌을 때는,

사서나 위인전, 소설 책 등을 읽을 일이다.

거기, 명멸하는 숱한 영웅, 간신을 만나면, 

얽혔던 현실이 가지런히 정리가 되며,

마음보가 한결 가뜬해진다.


한편,

王侯將相,寧有種乎

왕후장상 씨가 따로 있다더냐?

彼可取而代之

저자가 얻은 성취를 대신 내가 취하리라.

이런 투지를 불사르며,

豪情壯志

즉 호방한 기세와 웅장한 뜻을 세울 수도 있다.


경사참합(經史參合)이라,

경과 사는 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인간 정신을 함께 함양하는 두 수레바퀴다.

이 둘을 아우를 때,

인간은 평형심(平衡心)을 가질 수 있다.

이게 바로 經史參合의 본래 의미다.


經主常,史主變。


經은 常, 史는 變을 主로 한다.

어디 하나에만 치우치면, 절름발이가 된다.


신천지 교도처럼,

교주 말 하나만을 금과옥조로 떠받들면,

종내 삿된 길로 빠져 들게 마련이다.

수레바퀴 하나로는,

이 진세(塵世), 이전(泥田) 뻘밭을 지날 수 없는 법.


剛日讀經,柔日讀史


이 글귀를 두고,

세상 사람들은 대개,

남회근(南懷瑾, 1918年3月18日-2012年9月29日)이 지은 것으로 안다.


하지만, 본디 이 글귀는,

증국번(曾国藩, 1811年11月26日-1872年3月12日)이 처음 이야기하였다.

즉 그가 아우에게 전해준 가서(家書) 가운데 나오는 글귀가 이러하다.


九弟歸去之後,予定剛日讀經,柔日讀史之法。


그는, 청말(淸末) 태평천국의 난을 진압한 명신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후에, 국학대사(國學大師) 남회근이 증국번의 이 말을 두고 상세히 풀이를 하였기에,

이게 널리 알려진 것일 뿐이다.

그의 풀이는 이러함이니,

증국번의 말을 아주 적절하게 풀어낸 명문이라 하겠다.


亢陽激揚,剛也;卑幽憂昧,柔也。經主常,史主變。故剛日讀經,理氣養生也;柔日讀史,生情造意也。有生有息,合乎天理,何樂而不為哉!


오늘날,

장마철 웅덩이에 쉬파리가 슳어놓은 구더기처럼,

빠돌이들이 오글거린다.


이는 모두 다 매일매일이 다 강일(剛日)인 양 여기며,

經은커녕, 대신 박, 문 따위 인물 하나에 매달리기 때문이다.

개중엔 이에 기대어, 벼슬을 구하고, 입에 풀칠할 돈을 구하려는,

양아치들이 왜 아니 없겠음인가?


신천지 교도,

역시 단 하나 구원, 영생에 목을 맨다.

허나, 개중엔, 교단 재물과 권세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하기에, 저들 교단은 이미 그 이후를 대비하여,

세를 가진 파벌간 여러 획책들이 꾸며지고 있으리라.)


經史參合

平衡心


이를 모르는 자들이라 할 밖에.


증국번의 말에,

정판교(鄭板橋)의 천하명언을 덧붙여,

지은 시 하나가 여기에 있다.


剛日讀經 柔日讀史

無酒學佛 有酒學仙


강일에는 경전을 읽고

유일에는 사서를 읽다.

술 없으면 불법을 배우고

술 있으면 선법을 배운다.


정판교는 이리 말했다.


酒能養性,仙家飲之;酒能亂性,佛家戒之


“술은 본성을 기르니, 선가에서 이를 마시고,

술은 본성을 어지럽히니, 불가에선 이를 戒한다.”


아아, 그러함이니,


有酒學仙,無酒就學佛이라,

술이 있으면 신선도를 배우고,

없으면 부처의 도를 배울 뿐인 것을.


본래, 원시불교엔 금주 계율이 없었다.

다만, 음주 후, 망령이 일어, 살생하고, 난행으로 나아가니,

방편으로 금한 것이다.


아아,

술이 있는 날은 신선이 되고,

술이 다 떨어진 날은 부처가 되면, 

그 뿐인 것을.


외려, 

이만희에 취하고, 조국에 취하고, 돈에 취하고, 권력에 취한,

댁들이야말로 술에, 욕망에 쪄든 인간이라 할 밖에.


且以巧鬥力者,始乎陽,常卒乎陰,大至則多奇巧;以禮飲酒者,始乎治,常卒乎亂,大至則多奇樂。凡事亦然。始乎諒,常卒乎鄙;其作始也簡,其將畢也必巨。夫言者,風波也;行者,實喪也。風波易以動,實喪易以危。

(莊子 人間世) 


“또한 기교로써 힘을 다투는 자는,

처음에는 당당하게 시작하지만, 나중엔 음모로 끝나게 된다.

(이는) 의욕이 넘쳐, 기교, 술수를 많이 부리게 되기 때문이다.


예의를 지켜 술을 마시는 이는,

처음엔 절제를 잘 하지만,

종내엔 난장판이 되고 만다.

(이는) 커지면, 기기묘묘한 쾌락에 빠져들기 때문이다.


무릇 일이란 그럴싸하니 시작하여,

늘, 야비하게 끝나는 법이다.

시작은 간략하나, 장차 마칠 때는 반드시 커버리게 된다.


무릇 말이란 바람과 파도며,

행위는 진실을 잃은 것임이라.

바람과 파도는 움직이게 쉬우며,

진실을 잃음은 위태로움에 빠지기 십상임이다.”


드루킹도 처음엔 대의(大義)를 밝힌다며 나섰을 것.

허나, 자칫 조금이라도 삿된 발걸음을 떼놓게 되면,

大至則多奇巧라,

일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갖은 술수를 다 부리게 되는 법.


친구 사이라,

선거에서 편리를 봐주려 하였지만,

한번 발을 들여놓게 되면,

大至則多奇樂。

일은, 바람과 파도처럼 쉬이 움직여,

종내는 그 달달한 즐거움에 깊이 빠져 들게 되는 법.


常卒乎亂

常卒乎鄙


아아, 

그러함이니,

종국엔,

난이 일어나고,

야비하게 끝나게 된다.


신천지 역시,

홀로, 영생을 구하려는 욕심이 작동하였을 터.

허나, 大至則多奇巧이라,

그 종말은 언제나,

常卒乎亂

常卒乎鄙

난을 부르고, 야비하게 끝나고 마는 법.


夫言者,風波也;行者,實喪也。風波易以動,實喪易以危。


행동하는 순간,

實喪

이미 실상, 진실을 잃는 것이 예비되어 있음이라.

(※ 결과로서가 아니라,

말을 시작하는 순간, 행동을 시작하는 순간,

곧바로 상실이 거기 이미 씨앗처럼 함장(含藏)되어 있다는 뜻이다.

이 언설의 엄격함이란 도대체가.)


有酒學仙,無酒就學佛

이리 노닐 뿐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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