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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비설(四月飛雪)

소요유 : 2020. 4. 24. 11:59


사월비설(四月飛雪)


곡우(穀雨, 谷雨)는 24절기 중 입춘 이후 6번 째 자리에 위치한, 봄의 마지막 절기다.

양력 04.19~04.21 사이, 태양이 황경(黃經) 30°에 도달할 때가 곡우가 된다.

곡우란 비가 백곡을 자라게 한다는 의미다.

파종(播種)이나, 이묘(移苗) 즉 묘목을 옮겨심기에 알맞은 때다.

오이와 콩을 심기에 딱 좋은 시절이다.


청명(淸明)은 곡우보다 앞서,

태양이 황경(黃經) 15°에 도달할 때가 된다.


중국 장강(長江) 유역의 농가 속언에,

清明要明,谷雨要淋。

이런 말이 있다.

청명엔 태양이 나와 밝게 비추고,

곡우엔 비가 촉촉이 내린다 했다.

청명은 춘분 다음이니,

이제부터 낮이 본격적으로 길어진다.

그러니 태양 빛이 한결 빛난다.

그리고 이어지는 곡우엔 비가 촉촉이 내려,

땅을 적시니 이제 곡식 씨앗을 뿌리고, 묘목을 옮겨 심게 된다.


아울러, 淸明斷雪 穀雨斷霜라는 말이 있듯,

청명엔 눈이 그치고,

곡우엔 서리가 끊긴다 하였다.


헌데, 시절이 하수상하여,

중국 흑룡강성(黑龍江省)에선 청명절에 대설이 내렸고,

우리나라도 산골 새벽에 얼음이 어는 곳도 있을 지경이다.


헌데, 이것도 모자랐는지,

곡우가 이미 지났는데,

또 다시 흑룡강성(黑龍江省)과 길림성(吉林省)에도 대설이 내렸다.

이런 함박눈을 중국에선 아모대설(鹅毛大雪)이라 한다.

거위 털에 비유하는 것이니,

과시 스케일이 크다 하겠다.

한편 눈을 두고 天女散花라고도 한다.

천녀가 꽃을 하늘에서 뿌린다는 이야기에 기대어 눈을 꽃에 비긴 것이다.

기실 天女散花는 유마경(維摩經)이 그 출전이다.

잠시 곁으로 빠졌다 돌아오겠다.


時維摩詰室有一天女,見諸大人聞所說法,便現其身,即以天華散諸菩薩、大弟子上。華至諸菩薩,即皆墮落,至大弟子,便著不墮。一切弟子神力去華,不能令去。爾時天女問舍利弗:「何故去華?」


答曰:「此華不如法,是以去之。」


天曰:「勿謂此華為不如法。所以者何?是華無所分別,仁者自生分別想耳!若於佛法出家,有所分別,為不如法;若無所分別,是則如法。觀諸菩薩華不著者,已斷一切分別想故。譬如人畏時,非人得其便;如是弟子畏生死故,色、聲、香、味、觸得其便也。已離畏者,一切五欲無能為也;結習未盡,華著身耳!結習盡者,華不著也。」

(維摩詰所說經 姚秦三藏鳩摩羅什譯)


요지인즉슨 천녀가 하늘에서 꽃을 뿌렸다.

그런데 보살의 옷에 붙지 않고 떨어졌는데,

제자의 옷엔 붙어 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어 사리불과 천녀의 문답이 이어지는데,

천녀의 말에 그 답이 들어 있다.


結習未盡,華著身耳!結習盡者,華不著也。


"지은 습진(習塵), 업진(業塵)이 다 가시지 않으면, 꽃이 옷에 들러붙고 떨어지지 않지만,

이를 다한 이는 꽃이 달라붙지 않는다."


천녀산화엔 이런 깊은 뜻이 들어 있다.

후대에 이를 단지 거죽만 취하여 눈에 빗대었을 뿐이다.

헌데 4월에 내리는 눈은 천녀가 뿌리는 꽃이 아니라,

인민들에겐 재앙일지니, 꽃으로 노래하기엔 너무 안타깝구나.


눈이 쌓여 허벅지까지 푹푹 빠지고,

꽃이 핀 나무가 얼어붙고, 

창고는 눈에 덮였으며,

파종도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utube, 4月20日 吉林省白城市大雪、大風、降溫;齊齊哈爾下鵝毛般大雪)


(utube, 四月飛雪,山東多地降下鵝毛大雪)


여기 농장이 있는 곳은,

가까스로 밤 기온이 0°C 이하로 떨어지지 않고는 있는데,

이 이하로 떨어지면 꽃이 피어 있는 일반 과수의 경우,

결실에 큰 지장이 있을 것이다.

블루베리는 아직 꽃봉오리 상태라 걱정은 덜하지만, 

부지런한 농민들 중에 이미 큰 타격을 입은 이들도 나타나고 있다.

꽃봉오리 상태일 때는 꽃 안의 기관이 아직 분화도 충분히 되지 않았을 뿐더러,

외피에 의해 추위로부터 보호를 받아 안전한 편이다.

하지만 꽃이 피어났는데,

대설, 대풍이 오면 피해가 심대하게 일어나고 만다.


사나흘 전, 고추를 노지에 심은 농부를 보았다.

냉해 피해가 염려되고 있다.

고추는 난대성 작물이라 10°C 이하에선 노지에선 위험하다.

4°C 이하가 되면 냉해를 입고 만다.

하여 대개는 노지에 심고 비닐 덮개를 씌운다.

이것 보통 수고로운 일이 아니다.

상업적으로는 남보다 하루라도 일찍 수확을 보려고,

욕심을 내게 되는데 자칫 추위가 지속되면,

낭패를 당하게 된다.

아무리 비닐로 덮는다 하여도 서리 피해는 방지할 수 있지만,

야간에 급강하한 기온에 노출되면 온전히 이겨내기 어렵다. 


나처럼 고추가 주업이 아니고,

그저 텃밭에 조금 심는 정도라면,

굳이 서두를 일이 아니다.

충분히 기온이 올라간 것이 확인되었을 때,

심어도 결코 늦지 않는다.


흑룡강, 길림, 산동이 북쪽지역이라 하지만,

淸明斷雪 穀雨斷霜이란 말이 있듯,

청명을 지나면 눈이 오지 않는다 하였는데,

곡우조차 지났는데도 폭설이 내렸다면,

이는 여간 문제가 아니다.


(中國 山東, 2020.04)


코로나19에 이어, 대설까지 겹치니,

중국은 지금 난리를 크게 치루고 있는 형편이라 하겠다.

사태가 이러한데, 거기 위정자들은 권력 다툼에 혈안이 되어 있다.


자본주의, 공산주의 불문하고, 인민들의 행복을 위해 존립하여야 하는 것이로되,

한 줌도 아니 되는 독재 권력들이 일신의 안위를 위해,

인민들을 도탄에 빠지게 하고 있다.


사해동포

온 세계의 인민들은 힘을 합쳐,

더러운 독재 권력들을 쓸어내버리는데 함께 하여야 한다.


중국, 베트남, 북한 등 독재정권하의 인민들에게 위로와 응원의 말을 전한다.

그 나라 욕심 사나운 위정자들을 탓할지언정, 

거기 사는 인민들까지 선악 가리지 않고 무작정 미워할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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