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천(逆天)
順天者存,逆天者亡。
(離婁上)
“하늘에 순한 자는 존하고,
거스른 자는 망한다.”
이것 맹자에 나오는 말씀이다.
夫國君好仁,天下無敵。
공자의 말씀처럼, 어짐을 좋아하면, 천하무적이라 하였든가?
헌데, 과연 하늘은 있는 것이며,
이를 따르는 것은 바른 것인가?
인간은 고작 80이든 100이든 이 안팎을 살고 만다.
그 이후엔 대개 죽고 만다.
그러나, 도술을 배우면,
수명을 수백 세, 수 천 세 늘릴 수 있고,
신선이 된다 이른다.
그렇다면 이는 逆天이 아닌가?
역에 이르길,
易有太極,是生兩儀,兩儀生四象,四象生八卦,八卦定吉凶,吉凶生大業。이라 하였다.
즉 태극 ↠ 양의 ↠ 사상 ↠ 팔괘
이런 순으로 세상 만물이 변전함을 기술하고 있다.
그렇다면, 거꾸로 밟아 가면,
궁극의 자리인 태극에 이른다.
順去生人生物, 逆來成道成仙。
바르게 가면, 사람이, 사물이 생긴다.
허나, 이를 뒤집어 역으로 밟아가며 수행을 하면,
종내 도를 이뤄 신선이 될 수 있다.
한마디로 만물 생성 이전, 빅뱅 그 원래의 태자리로 돌아가는 것이다.
기실, 도교란 것은,
자연의 이치를 거슬러, 도발을 하며,
종내는 우주의 비밀을 훔쳐내어 무병장수를 꾀하는 바라.
恬淡虛無
결국 도가는,
八卦定吉凶,吉凶生大業과 같은
생성 사이클에서 이르는 大業을 이루려 함이 아니라,
致虛守靜이라,
저 궁극의 자리로 돌아가려 한다.
하기에, 장삼봉(張三丰)은 常清靜經에서 이리 말하고 있다.
觀空亦空, 空無所空。所空既無, 無無亦無。無無既無, 湛然常寂。
이것 그저 無, 空을 노래하고자 함이 아니다.
淡化, 空化, 虛無化를 거쳐,
최종적으로 形神兩忘의 경계로 들고자 함이다.
여자가 월사(月事)를 그치지 않는 한,
자식 낳아 그로써, 인간사의 대업을 이룰 수는 있을지 몰라도,
신선이 되기는 텄다 하겠다.
비구니 역시 월사를 하는 한,
도를 이뤄 부처되기는 글렀다.
진실로,
부처가 되고, 신선이 되려 한다면,
여자는 월사를 끊어야 할 일이며,
남자는 환정보뇌(還精補腦)하여야 한다.
사내 녀석 중에 프리아피즘(priapism)에 걸려 노다지 꺼떡거리는 치들은,
마음장상(馬陰藏相)이 되지 않는 한, 결코 도를 이룰 수 없다.
(※ 참고 글 : ☞ 프리아피즘(priapism))
한의학적으로 이를 잠시 풀이하자면 이러하다.
인체엔 중앙을 상하로 흐르는 경맥이 있다.
음경으론 임맥(任脈), 양경으론 독맥(督脈)이 그것이다.
소위 陰昇陽降이라,
전자는 위로, 후자는 아래로 흘러,
백가지 경맥이 모두 통하게 된다.
헌데, 기공(氣功) 수련 시에는 그 반대 방향으로 운영한다.
즉 독맥은 위로, 임맥은 아래로 흐르게 한다.
이를 소위 黃河水逆流라 지칭한다.
그 이치는 바로 이 글에서 확실히 알 수 있다.
督脈在脊柱中,脊柱之精道而向下行,此乃淫慾之路,精竭必髓枯,故為死亡之路。為使精不下泄,需積精聚氣,逆之上行,以還精補腦。
(道家養生學概要)
“독맥은 척추 가운데 있다.
척추의 精이 흐르는 길은 아래로 향해 있으니,
이는 음욕(淫慾)의 길이다.
정이 마르면, 필히 골수가 마른다.
고로 사망에 이르는 길이 된다.
사정(射精)을 하지 않기 위해,
精을 쌓고, 기를 모아, 위로 흐르게 하는데,
이로써 환정보뇌(還精補腦)케 된다.”
기실 생물학적으로는 음욕이 동하여,
精을 아래로 싸 내리는 것을 본령으로 한다.
이로써, 개체는 생식 행위를 통해 자손을 남긴다.
헌데, 개체는 이런 소임을 다하고는 늙고, 급기야 필연 사망에 이르게 된다.
생식 행위를 하는 한,
결코 영생할 수 없다.
그러니, 영생하려면, 그리고 신선이 되려면,
이들 신체 기관을 무력화 시키거나 없애버려야 하며,
기능 기작을 거꾸로 돌려야 한다.
도가는 그래 환정보뇌(還精補腦)하는 술법을 고안한 것이다.
(도가의 大周天, 小周天 功法은 모두 이에 기초하고 있다.)
허나, 기공술(氣功術)은 이를 거스름으로써,
조물주의 생물학적 설계를 무력화시킨다.
과히, 신을 거역함으로써,
인간 (개체) 승리를 도모하고자 한다.
逆天者亡
하늘을 거스르면 망한다 하는 언명 앞에 서면,
대개는 머리를 조아리고, 공순(恭順)해진다.
하지만, 이렇듯,
도가는 적극적으로 역천(逆天)함으로써,
자연의 질서를 어기고 신선이 되고자 한다.
그 누가 있어,
도가가 자연을 따르는 이들이라 하였음인가?
저들은 자연의 이치를 잘 궁리하여,
이 굴레를 벗겨버리고, 대자유인이 되고자 하였음이다.
順則人,逆則丹。得此理,便成仙。
순하면 사람이 되고,
역하면 단이 된다.
이 이치를 터득하면, 이내 신선이 된다.
여기 丹이 무엇인가?
진시황이 술사들에게 단약(丹藥)을 만들게 하고,
이를 복용하여 영원히 늙지 않고, 죽지 않으려 하지 않았던가?
예전 도사들은 단약을 만드느라 혼신의 힘을 다하였다.
지금의 생명공학자들이 유전자, 줄기세포 조작을 하는 것도,
종국엔 불로장생하길 꾀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리 장사가 잘 되는 곳엔, 언제나 사기꾼이 꾀게 되는 법이다.
예컨대, 서복(徐福)이 진시황을 속여 한 밑천 챙긴 후 동해로 도망을 갔듯이,
황우석 역시 논문을 조작하여 온 세상을 속였었다.
예로부터,
順為凡,逆為仙이라,
순하면 범부가 되고,
역하면 신선이 된다 이르고 있는 것이다.
저들이야말로,
자연의 대반역, 도적 무리인 것이다.
오늘날 생명공학에 종사하는 이들 역시,
줄기 세포를 조작하며 무병영생을 탐략(探掠)하고 있다.
이들 역시 천하의 도적 떼들이라 하겠다.
과시 神이 되고자 한다고 할 밖에.
허나, 양자는 분명 차이가 있다.
전자는 조물주 설계의 허점을 노려,
치고 들어가, 역용(逆用)할 뿐이다.
하지만, 후자는 기술적 도구 장치를 빌려,
생물학적 코드를 무차별적으로 교란시키길 적극 의욕한다.
이들은 모두 (개체 단위 자신) 생명의 불이 꺼지는 것을 두려워한다.
소멸을 원치 않는다.
아마, 지옥에 떨어져도,
개체는 자신의 완전한 소멸만은 원치 않을 것이다.
신천지 교도들을 보아라.
자신들만은 죽지 않고 영생할 것을 꿈꾸지 않던가 말이다.
생에 대한 집착.
이것 대단히 무서운 것이다.
비릿하고,
끈끈하다.
장사 중에 이런 욕망을 상대로 하는 것이 제일 수지가 맞는다.
인류 역사상 아직까지 성공적인 솔루션을 내놓는 장사꾼은 없었다.
하지만, 이 장사는 여전히 성업 중이다.
죽어 자빠지기 전까지는 아직 실패하였단 증거가 남겨지지 않는다.
허니, 판매한 상품 효능의 입증은 유보되며,
달뜬 고객을 연신 꾀어낼 수 있다.
그런데 불교는 이와 다르다.
苦集滅道
불교는 영생이 아니라,
차라리 영원한 소멸을 기획하고 있다.
완전한 소멸 말이다.
다시는 반복무상(反覆無常)한 소멸을 경험하지 않는 상태를 겨냥하고 있다.
되풀이 되는 생의 비릿한 바람을 잠재우고자 하는 것이다.
열반(涅槃, Nirvana)이 자의 상으로 불어 끈다는 것이니,
吹消吹滅이라,
이리 불어 끄고자 한다.
치성한 번뇌를 불어 끄고 적정(寂靜)의 세계로 들어가길 원망한다.
과연 죽지 않고 영생하는 것이 좋은가?
다시 태어나길 꿈꾸는가?
그럼 열반은 무엇인가?
부처는 다만 吹消吹滅이라,
불이 꺼진 것과 같다 이르실 뿐이다.
本來不生,本來不滅,不來不去,不一不異,不因不果。
생기지도, 멸하지 않는다 이르며,
어디로부터 오는 것도, 가는 것도 아니라 하며,
하나도 아니요, 다르지도 않으며,
원인도 결과도 아니라 이르고 있다.
결국 이 경지는 언설로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교의(敎義)는 언어, 논리 구조를 벗어난 차원이 다른 층위에 있다.
하여 늘, 비유로, 장광설로 대신하고 있을 뿐이다.
분명한 것은,
불교도는 저들 미망(迷妄)들이 원하는 것을 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神, 仙이 되고자 하지 않는다.
탐하고 있는 상태를,
하여,
이들은 무명(無明)이라 한다.
아, 저 어리석음이란 이름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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