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체투지 농법과 나누는 기쁨
지난번 ☞ 2008/02/14 - [산] - 여성동지(女性同志)란 글을 통해 소개한 분을 그제 만났다.
내가 “오체투지” 농업이라 명명한 농사법으로 지은 농산물을 조금이나마 전해드렸다.
오체투지 농업이란,
농약, 제초제 없이 거의 손, 호미, 낫으로만 짓는 농법을 내가 짐짓 과장하며 지은 말이다.
그야말로 땅에 엎드리고, 뒹굴며 흙 깜뎅이가 되어 농사를 짓는다.
주말마다 한번씩 농사를 짓기에 여력이 딸리지만,
뜻을 세웠은즉, 미련한 듯 이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것이다.
이 오체투지 농법에선 제초가 가장 큰 문제인데,
결국은 예초기를 사서 풀을 깍아보았지만,
일주일 지나 가보면 깍은 만큼 다시 자라나 있다.
풀들의 생명력은 지겨움을 넘는다.
그것은 차라리 경이롭다 하여야 맞다.
그리 소출한 것을 이리저리 나누다 보면,
정작 내 입으로 들어가는 것보다 이웃에 전해주는 것이 더 많을 때도 있다.
나는 내자(內子)에게 몇 분은 특별히 챙겨 드리자고 강조해서 말한다.
이 골짜기 동네에서 내가 만난 유일한 분.
마음 속으로 진정 고맙게 느끼는 분,
내 글 ‘여성동지’의 주인공은 내 오체투지 농법이 계속되는 한,
언제까지고 소출을 나누며, 함께 기쁨을 같이 하고자 하는 것이다.
또 한 분이 계신데,
이 분은 나의 앞 선 글 ☞ 2008/04/29 - [소요유] - 낮달
그 현장에서, 나와 엇빗겨 가며 별도로 강아지에게 먹이를 챙겨 주신 분이다. (마지막 후반에 인지)
그 분에게도 나는 내자에게 제일 먼저 나눠드리라고 특청을 했다.
이 삭막한 세상에서 귀한 마음을 내신 그 분들을 귀히 여기지 않는다면,
도대체 그 외 누구를 다시 구할 수 있으리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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