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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大韓民國)

소요유 : 2008. 9. 9. 11:11


대한민국(大韓民國)

대한민국이란 우리나라 명칭을 나로서는 그리 마땅치 않게 생각한다.
우선 왜 그리 생각하는가 하는 점은 잠깐 놔두고, 먼저 공희준 글을 살펴보자.

@http://blog.naver.com/dramacus/120055998904

대한민국, 韓國에서 大國으로 요동수복의 꿈

2008/09/09 01:12

복사 http://blog.naver.com/dramacus/120055998904

대한민국의 약자는 무엇일까? 대통령부터 거리의 필부까지 하나같이 대한민국의 약칭을 한국이라고 말한다. 세계 유수의 선진강국들이 자국의 품격을 높이고 국민의 자신감을 키우는 국호를 사용하는 것과는 정반대인 개탄스런 현상이다. 아는 만큼 보이고, 꿈꾸는 만큼 얻는다. 우리나라에서 제일로 큰 부자가 되겠다고 꿈꾼 정주영과 이병철은 거대 그룹을 일궜지만, 근근이 생활비나 벌겠다는 소박(?)한 각오로 장사하는 사업자는 구멍가게 운명을 피하기 어렵다. 대한민국의 약자는 한국이 아니라 대국이다. 대한민국을 한국에서 대국으로 만드는 일이야말로 21세기의 우리에게 부여된 새로운 도전이자 과제다.

대한민국은 일반의 통념과는 달리 굉장히 잘 만들어진 국가 브랜드다. 국가가 지향해야 할 목적과 수단을 두루 포괄하고 있는 이유에서다. 대한민국은 대국이 되어야 하고, 그러한 필요성과 방법론은 韓과 民에 함축돼 있다. 韓은 유라시아 대륙의 주인으로 오랜 세월 군림한 기마민족들에게 공통되는 단어인 Khan으로 해석할 수 있다. Khan은 우두머리를 뜻한다. 세계사를 주도하는, 인류문명을 선도하는 커다란 우두머리의 나라로 가자는 원대한 포부가 대한민국이란 국호에 담겨 있는 셈이다.

문제는 무엇에 기초해 커다란 우두머리 나라로 발전하느냐는 데 있다. 대한민국이 한국에서 대국으로 가는 길은 이미 밝혀진 상태다. 바로 民이다. 백성이 나라의 현재를 이끌고 미래를 여는 주역이 돼야 하는 것이다. 소수의 명망가와 지식인들이 장악한 기존 진보진영과, 제 나라 국민들을 개돼지만도 못하게 업신여기는 이기적 부유층으로 도배된 지금의 보수세력은 民을 나라의 주인으로 만들고 받들 능력도 의지도 없다. 무능한 사이비 좌파와 부패한 가짜 우파가 야합한 결과로 탄생한 시대의 사생아가 바로 노무현-이명박으로 이어지는 노명박 정권이다.

우리는 나라의 모든 분야에서 民이 주인공이 되는 참다운 민주주의 국가를 이룩해야 한다. 민주주의가 교과서에서만 구경할 수가 있는 당위의 차원에 머물지 않고, 우리나라를 강대국으로 도약시키는 실용적 방법이기도 함을 널리 알려야 옳다. 民이 기초가 되어 강국으로 도약한 사례를 역사에서 발굴함으로써, 民이 불쌍한 소수자나 힘없는 약자가 아니라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괴력의 존재임을 국민 스스로가 깨우치도록 해야 한다. 3만 명도 안 되는 아테네 군대가 수십만 페르시아 대군을 마라톤의 들녘과 살라미스의 바다에서 격파한 원동력은 각성된 민중의 응집력에 있었다.

좋은 정치는 국민의 잠재력이 폭발하게끔 국가의 기본제도를 구축하고 운영한다. 이를테면 진정한 복지국가는 백성을 무력하고 수동적인 시혜의 대상으로 치부하지 않는다. 가능성이 완전히 발현되기만을 기다리는 다이아몬드 원석이라고 생각한다. 국민의 잠재능력이 극대화하는 사회체제인 민국이 대국의 기초가 되고, 대국만이 국민들의 자아실현을 보장하는 틀이라 할 민국을 내외의 위기에서 보위할 수 있다. 민국은 대국을 낳고, 대국은 민국을 지킨다.  

공희준이 글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요점을 얼추 접수한다고 해도
내내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공희준의 예전 글에서도 목격되었던 것이지만,
요동, 기마민족, 유라시아대륙의 주인 ... 등등 그가 동원하는 말들이
함의하는 것은 ‘힘’ 또는 ‘권력’에의 의지와 다름없다.
 
나로서는 뒷방 늙은이의 그저 안타까운 향수 정도로 밖에 읽히우지 않는다.
우리 조상들이 과거에 ‘유라시아대륙의 주인’인지 아닌지도 불명확하지만,
백번 양보하여 설혹 그게 사실이라고 하여도,
때때로 그를 추상(推想 or 追想)해내며 두 주먹을 불끈 쥐며, 기합을 넣는 모습이
내겐 영 우습게 보이는 것이다.
아랫도리가 다 삭은 뒷방 늙은이가 ‘육체의 발기’가 아닌
머릿속으로 지어낸 발기가 도대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차라리 양지 바른 쪽마루에 걸터앉아,
속옷을 뒤집어 까고, 간 밤 내내 괴롭히던 이(蝨 or 虱)나 잡는 것이
남는 장사가 아닐까?

지레 패배주의에 빠지는 것도 못난 짓이지만,
터수가 뻔한 형편에 헛바람만 가슴에 가득 우겨 넣는 모습도 안쓰럽다.
대국(大國)은커녕 소국(小國)인 주제에
의심스런 과거의 영광을 빌어 현재를 위로하고, 미래를 공상(?)하는 것처럼
졸렬한 짓거리가 어디에 있겠는가?

엊그제만 하여도 신용카드 불량자가 수백만을 헤아렸고,
지금은 비정규직이 물경 50%에 달하고 있다.
금태환(金兌換)도 되지 않는 미 달러는 마구 찍어내어도, 한국 돈보다 비싸다.
때마다 수구집단은 성조기를 들고 나와 미국을 찬양하면서도 부끄러움이 없다.
그 뿐인가, 미국으로부터 병든 소까지 수입하는 한심한 나라가 한국이다.

애완견 300만 마리 시대에,
한 해 버려지는 강아지가 5만이 넘는다고 하지 않던가?
자살인구가 2005년 한해 15,000명이나 되었다.
OECD 중 자살률이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라 하지 않던가?

실정이 이러한데, 기껏 나라 이름에 대(大)가 들어갔다고 큰 나라이며,
한(韓)이 들어갔다고 Khan 왕의 나라가 되는가?
공희준의 저 목울대 붉히며 외치는 대한민국~ 이란 노랫가락은
그야말로 뒷방 늙은이의 노루 꽁지만큼 남은 오후의 허망한 봄꿈이 아닌가?

대자대비(大慈大悲)
자(慈), 비(悲) 앞에 대(大)자를 붙여 대자대비(大慈大悲)라 함은
그게 한가하게 그저 크다는 뜻을 더하고자 함인가 ?
원(圓) 앞에 대(大)자를 붙여 대원(大圓)이라고 하며,
아(我) 앞에 대(大)자를 붙여 대아(大我)라고 함은 무엇인가 ?
원(圓), 아(我)를 대(大)로 덮어 극(克)하고자 함이니,
이로서, 원(圓)은 ‘원’이되 ‘원’ 아닌 ‘원’이요,
아(我)는 ‘아’이되 ‘아’ 아닌 ‘아’가 됨이다. - 초극(超克)
(※. 참고 글 : ☞ 2008/07/05 - [소요유] - 방(方)과 원(圓))

하지만 국호에 붙이는 대(大)는 초극이 아니라,
끝 모르는 허갈진 욕망의 강조 문법일 뿐이다.

대(大)가 지향하는바 마지막은 그저 맹목적 힘이다.
힘의 동경, 다분히 폭력적이고 욕망발현적이다.
보아라,
대영제국(大英帝國), 대일본(大日本) 등 국호에 대(大)를 앞세워 꾸민 나라들은
모두 시랑(豺狼, 승냥이와 이리), 사갈(蛇蝎, 뱀과 전갈)처럼,
이웃 나라를 유린하며, 제 욕심을 한껏 퍼올려 남의 것을 탐하지 않았던가?

한국, 조선, 고려 그 무엇이든 다 좋은데,
나라 이름에 대(大)자를 붙이는 것은 열등감의 소치(所致)에 불과하다.
초라한 이들이 거죽으로 뽐내는 안타까움 같은 것,
빈한한 이들이 소위 명품, 실인즉 사치품과 다름없는 그것 하나 사기 위해 3년 봉급을 모으듯,
처절한 몸부림 같은 것이다.

내가 대(大)라면, 이내 상대는 소(小)가 되어야 한다.
아니 기필코 그러길 욕망하고 만다.
상대 역시 소(小)로 머무르란 법이 없을 터,
그 역시 대(大)를 빌어 소(小)를 핍박한다면,
언필칭(言必稱) 이르는 이편의 대(大)가 설 자리는 어디인가?
무릇 이러고야 어찌 세상에 평화가 있으랴?

나는 작은 나라라도
힘을 숭상하지 않고,
민족에 매몰되지 않으며,
문화를 귀히 여기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나라였으면 좋겠다.

하니 국호는 그저 소박하니 저를 가리킬 정도면 족하지 않을까?

가령 말이다.
쑥부쟁이, 국화, 개망초 ....
이름씨만으로도 얼마나 아름다운가?
이런걸 대쑥부쟁이, 대국화, 대개망초라 하면,
얼마나 욕심 사나운가?

힘이 강해지길 바라지 말고,
나라의 품격 즉 국격(國格)을 갖추지 못한 것을 부끄러워 할 것이며,
제 민족만이 웅비할 것만을 탐할 것이 아니라,
사해(四海) 온 인류, 나아가 동물까지 함께 사랑할 문화를 가꾸어 나가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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