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gta      

가을공사

소요유 : 2008. 9. 30. 20:42


여기 북한산국립공원은 매년 느끼지만,
찬바람이 불면 여기저기 공사가 벌어진다.

며칠 전 내가 보기엔 멀쩡한 파고라 지붕을 다 떼어내고 새로 올리고 있더라.
내 거기 그늘막에 앉아 쉬어가지 않는 처지라,
자세한 사정은 모르지만 곁으로 지나가다 보면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였다.
하여, 오늘 마침 거기 쉬시고 계신 노인분께 여쭈어보았다.

“저것, 최근 공사를 하였는데, 무슨 문제가 있었습니까?”

“별 이상 없었다.”

“혹 썩거나 하여 위험하지는 않았는지요?”

“그렇지 않았다. 다만 지붕 가로보가 성기게 되어 있던 것을
조금 촘촘히 해 넣었을 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 지붕위로 등나무 줄기를 올려 그늘을 지게 하였을 뿐,
처음처럼 성기다한들, 그늘이 지는데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니요,
베게 한들 더 나을 바도 없는 형편인지라,
그리 요긴한 일은 아니었다.

뭐, 노는 입에 염불한다고 미리 살펴 보수하였다면,
딱히 그릇되었다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게다가, 공사하는 분들을 얼핏 보니 직원 복장을 하고 있으니,
내가 우려하는 가외의 예산 낭비는 없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자세한 사정을 모르니, 무작정 이를 잡고 시비를 걸 형편은 아니나,
쓰레기는 등산길 여기저기 버려져 있는데, 이런 것 치우는 게 더 급하지,
멀쩡한 파고라 손질할 까닭이 있을까 하는 의문은 여전하다.

왜 아니 그럴까?
역시나 여전하다.

지난 7월께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 공사가 있었다.
거기는 내가 늘 건너는 처지라 사정을 다 안다.
아무런 문제가 없는 다리 난간을 모두 뜯고는 새로 해 넣었다.
나로서는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는 처사로 여겨졌다.
게다가 난간 나무에 칠을 하였는데,
칠이 계곡 바닥  바위로 떨어져 여간 언짢은 게 아니었다.
추적 관찰하였으나 그 칠은 수개월이 지나도 없어지지 않았다.
마침 계곡에는 버들치 무리가 한참 자라고 있는 형편이라,
더욱 마음이 편치 않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설혹 일부 난간 기둥이 문제가 있다한들,
그것만 갈아 끼우면 될 것인데,
전체를 그리 깡그리 바꿔야 할 까닭이 있을까?
만약 내 집 연못에 난간을 설치하였다할 때,
난간 페인트칠을 물에 뚝뚝 흘리며 할 수 있었을까?
연못에 사는 물고기를 염려하지 않고,
까짓 페인트칠이 대수이겠는가 말이다.

더구나 보통 2~3년을 주기로 전체가 개비(改備)되곤 한다.
알기로는 통상 60억 예산인 여기 공원은 입장료 수입이 있었던
당시에도 근 50%의 적자재정이었다.
(※ 2007.01.01부터 국립공원 입장료 폐지)
적자재정이 뻔한 살림인데,
저리 분간없이 시도 때도 없이 멀쩡한 것을 고칠 수 있겠는가?
설혹 문제가 있다한들, 일부 보수하는 것도 아니고,
전부 갈아치울 배짱이 있겠는가 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런데 최근에 보니 그 다리에 연(連)하여 계곡 출입을 방지하기 위하여 쳐놓은
인접 울타리를 전부 바꾸고 있질 않은가?
당시 이것도 또 바꾸지 않을까 염려하여 유심히 살펴봐 둔 적이 있다.
단언 하거니와,
이 울타리는 별반 문제가 없었다.
혹여 눈에 띄지 않지만 나무 기둥이 썩었다한들,
그게 그리 대수가 아닌 것이,
이 방책은 계곡 아래로 추락할 위험을 방지하기 위함이 아니요,
단지 출입을 금하기 위한 계고(戒告)의 역할밖에 없는 터.
울타리를 쳐놓았다한들,
울타리를 타고 넘든,
사이로 허리를 굽혀 들어가든,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계곡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예산을 들여 전체를 바꿀 이유가 없는 것이다.
여기 계곡은 등산로로부터 아래로 급히 낭떠러지를 이루는 게 아니라,
차근차근 낮아져 약간 아래로 쳐진 지형이기에 별반 위험이 없다.

왜 가을 문턱에서 이리 바삐 예산 지출을 자행하는 것일까?
이것은 이것대로 심각히 점검해보아야 할 것이로되,
정작 내가 심히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따로 있다.

공사하는 현장을 곁에서 유심히 지켜보았다.
나무 기둥은 땅을 파고 전부 시멘트를 부어 고정한다.
문제는 이리 나무 기둥을 세울 때마다 새로 시멘트가 땅에 부어지고,
예전 기둥을 베어낸 자리에 남은 시멘트 덩어리는 그냥 땅에 묻혀 방치되고 만다는 것이다.

게다가 말목을 세운 후, 기둥에 새로 칠을 할 때,
또 페인트칠이 땅에 흘러 토양을 오염 시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대비는 전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남은 시멘트도 그냥 땅에 버려지고,
페인트도 그냥 땅에 뚝뚝 흘리며 칠해지고 있는 것이다.

내 개인적인 의견으로서는,
차라리 나무 기둥이 썩어질 때까지 최대한으로 버텨,
더 이상의 손질을 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지만, 저리 툭하면 고칠 때마다
예산이 낭비되는 것은 차라리 후차적인 문제다.

국립공원관리공단 홈페이지에 걸려 있는 표어를 보자.

“자연 그대로 미래로”

고칠 때마다, 잔존 시멘트 덩어리 땅 속에 파묻히는 것,
페인트칠로 인한 환경오염.
나는 이게 참을 수 없이 안타까운 것이다.
얼마든지 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을,
애써 사서 이 짓을 하는 저들이 나는 몹시도 미운 것이다.
명색이 관리인이라는 저들,
나는 저들을 늘 의심한다.

제발,
예산 낭비는 여하간에,
저들의 표어대로 자연 그대로 남겨 둘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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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은유시인 2010.01.31 15:21 PERM. MOD/DEL REPLY

    적자다 적자다 하면서 자꾸 뜯어고쳐야 하다못해 콩고물이라도 떨어지죠.
    가뜩이나 서민들 어려운데 국가는 돈이 남아돌아 걸핏하면 뭘 한다 난리인데....
    그 돈 있음 월 30만원 가지고도 살 수 있는 나 같은 사람들 좀 도와주지 않고....
    (제가 하는 일 없이 글만 쓰고 있습니다. 시인 수필가 소설가로....)

    사용자 bongta 2010.01.31 20:50 신고 PERM MOD/DEL

    저들이야,
    자기에게 보탬이 된다면 양잿물이라도 마다하지 않겠지요.

    문제는 저들을 통제하고 감시할 주체가 어디에 있는가 하는 것이 제겐 의문입니다.
    우정 생심(生心)을 내어 뜻을 품고,
    직원이 아니 되어, 장(長)을 만나고,
    장(長)이 아니 되어 그 이상을 접촉하지만,
    이게 배 터진 호스처럼 중간에서 새어나가,
    뜻을 걸러 올릴 수 없다는 것이지요.
    혹여, 올려본들 다시 아래로 미뤄 알아보라고 하니,
    저처럼 백의무관(白衣無冠)인 필부(匹夫)의 엷은 하소연은,
    그저 객쩍은 짓꺼리에 불과할 따름입니다.

    제가 왜,
    진즉 환로(宦路)에 아니 들었던가 한탄하지만,
    만약 제가 환로에 들었다면,
    저 역시 저들 길을 좇아 따라 갈마들었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지요.

    이 의심스런 마음을 따라 걷다보면,
    뒤숭숭 뒤숭숭,
    사람 사는 길이란 정말 어렵디 어렵다 하겠습니다.

    선생님 블로그라도 일러 주시면,
    뵙고 가르침을 듭잡고 싶습니다.

  2. 은유시인 2010.02.01 12:04 PERM. MOD/DEL REPLY

    전, 어줍잖게 시인, 수필가, 소설가로 등단은 했습니다만,
    (그렇다고 돈 주고 등단한 것은 아닙니다)
    어느 문파에도 가입하지 않고 태연하게 등단 못한 작가지망생을 가장하여
    이곳저곳 문예공모에 집적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여러 군데에서 이미 곶감 빼먹듯 상금도 빼먹었지요.
    그저 기분 내키는 대로 글을 쓰는지라
    저질글도 꽤 많이 양산했습니다.
    혀를 내두르지 않으시겠다면
    http://glog20894.ijakga.com/
    한번 들러주십시오.
    부끄럽기 짝 없는 글입니다만,
    아직까진 습작하는 기분으로 글을 씁니다.
    올해부턴 제대로 쓰고싶습니다만,
    제가 워낙 아는게 없어서 한계의 벽에 종종 부딪히곤 하지요.

    제가 놀라운 것은
    선생님의 해박한 한학관련 지식입니다.
    그리고 정겨운 것은
    선생님께서 꽤나 저처럼 강아지를 사랑하고 있음이고요.

    사용자 bongta 2010.02.01 23:00 신고 PERM MOD/DEL

    일러주신 데를 찾아,
    선생님 작품록을 대하니 놀랍습니다.
    방대한 양도 사뭇 대단하고,
    실제 체험을 하지 않으며 이처럼 진실된 글로 우러나지 않을,
    생활밀착형 이야기들이 곁에서 직접 말씀을 듣는 듯 생생하여,
    절로 귀를 쫑긋 세워 다가서게 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흥미진진 재미가 있습니다.

    자전소설을 한 편 열독하였습니다.
    단숨에.

    거기 등장하는 사출기, 인쇄기, 버스안내양 숙소 등등도
    저는 스쳐지나가는 처지에 불과하였지만 몇 번씩 접할 기회가 있었지요.
    게다가 경험의 시점도 거의 같아 한결 친숙하군요.

    어쩌면 서로들 모른 채이나마,
    당시 홍대 근처에서 뵌 적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랬다면 아마도 교분을 나누는 사이가 되었을런지도 모르겠군요.

    분도출판사는 남산에 있는 것 맞지요?
    제가 사는 동네에서 가까와 자주 곁을 지나다녔던 기억이 있습니다.

    오늘, 마치 숨겨져 있는 조그만 도서관 하나를 거저 발견한 듯해서 기쁩니다.
    앞으로 종종 찾아뵙고 이야기 말씀의 세례를 흠뻑 받고 가르침을 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3. 은유시인 2010.02.02 11:16 PERM. MOD/DEL REPLY

    감사합니다.
    지난 10년간 글은 열심히 썼습니다.
    그렇지만,
    배운바 없고 기초가 없어 한참 헤맸습니다.
    아직까지 초보에 지나지 않고요.
    내년쯤 시골로 내려가 자연과 벗하며 죽을 때까지 글만 쓰고자 합니다.
    너무 사치스럽고 황홀한 생활이 될 것 같습니다.
    누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제가 원하는 글만 죽어라 쓰면서 생을 마감하고자 합니다.

    사용자 bongta 2010.02.03 09:45 신고 PERM MOD/DEL

    주경야독(晝耕夜讀)이라 하지 않습니까?
    주경야작(晝耕夜作)이라 해도 다를 바 없겠지요?

    낯엔 밭 갈고, 밤엔 책을 읽는다니 이 보다 더 조촐한 삶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이는 곧 어디 매임이 없고 욕심이 없다는 말씀이 되겠지요.
    은유시인님처럼 제 역시 제일 원망(願望)하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실인즉 벼슬에 나아가지 못하거나, 불운하여 뜻을 못 펴게 된 선비가,
    제 처지를 이리 윤색하여 꾸미는데 동원되기도 합니다.

    가령 조촐하니 고상한 삶을 지향하였다는 사람들의 대명사인 죽림칠현들 역시,
    자신들이 정치에 뜻이 없다는 외표(外表)를 들어내기 위해 연출을 한 혐의가 있지요.
    ‘나는 정치에 뜻이 없다.’
    이런 선언을 통해 정적(政敵)으로부터 공격을 피해갈 수 있습니다.
    ‘나는 썩은 나무둥치, 그러하니 나를 더 이상 건드리지마라.’
    이런 식으로 몸보신을 하였다는 증거가 있습니다.

    실제, 죽림칠현 중에 왕융이란 자도 나중에 판이 바뀌자,
    출사하여 사도(司徒)가 됩니다.
    그리고 이름은 잊었지만 그 외도 정치 일선에 복귀한 자가 있습니다.
    아니 아마, 혜강인가 빼고는 모두 나중에 관로에 들고 말지요.
    세가 여의치 않자 일시적으로 변신하며,
    사태를 관망하며 후일을 기약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죽림칠현’이란 허울을 쓰고,
    ‘주경야독’이란 정절을, 순결을 기롱(欺弄)한 셈이지요.

    헌데, 은유시인님이 귀향하시는 뜻에 어찌 다른 사심이 계시겠습니까?
    아니 글이나 쓰시겠다는데 그 누가 시비를 걸겠으며 의심을 하겠습니까?
    서울을 빼고는 지방이 허허벌판처럼 텅텅 비어 가고 있는데,
    한 분이라도 뜻 깊고 심지 곧은 분을 외려 다투어 모셔 가야지요.

    언제 진달래 꽃 피고 술익는 계절이 되면,
    언덕배기 밑 바람 잦아드는 곳에 털퍼덕 앉아,
    은유시인님 모시고 화전놀이라도 하면,
    흥취가 도도(滔滔) 만만(滿滿)하겠습니다.

    저 역시 시골생활을 꿈꿔 이리저리 알아보고 있습니다만,
    어찌 될런가 제가 남이 되어 스스로를 가만히 치어다보고 있습니다.
    오늘도 그런 준비로 시골을 다녀왔습니다만,
    일이 그리 수월치 않아 공연히 심사만,
    달빛에 비취인 배꽃처럼 그저 하이얀히 창백하군요.

    아직은 일이 진행 중이니,
    더는 말씀드릴 계제가 아니고,
    나중 한 매듭지어지면,
    모두어 말씀 더 드리고자 합니다.

    아참,
    그런데 오늘 만나 뵌 분이 귀한 말씀을 주셨습니다.
    역시나 귀향에 대해 말씀을 주고받는 중이었는데,
    그 분 말씀이 한 해라도 먼저 결정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더군요.
    한 해라도 나이를 적게 먹을 때 하는 판단이,
    내년 보다는 더 옳다는 말씀입니다.

    나이를 먹어 가면,
    년년히 판단력이 무디어지니,
    내년보다는 올해의 판단이 사뭇 더 낫더란 조언이셨습니다.

    밤이 깊어 갑니다.
    평안한 자리 기원합니다.

  4. 은유시인 2010.02.09 01:01 PERM. MOD/DEL REPLY

    두루두루 귀한 말씀을 하십니다.
    전 10년 전부터 시골에 내려가 낮엔 강아지나 염소를 키우고 밤엔 글을 쓰리라 마음 먹었습니다만,'
    그것 또한 엄청난 사치임을 후에 알았습니다.
    시골도 돈 없이는 못 내려간다는 것을 알았지요.

    그렇지만,
    올 11월말에 지금 사는 아파트 전세기간이 만료됩니다.
    그래서 이참에 11월 중에 무조건 시골집을 알아볼 생각입니다.
    남해쪽으로 바다가 탁 트인 양지바른 곳을 알아볼 생각입니다.'
    인터넷과 전기만 들어오면 만사 오케이입니다.

    내려가게되면 꼭 한번이라도 모시겠습니다.
    맘에 드시면 눌러계셔도 좋고요.
    선생님의 글이 서늘하게 와닿기 때문에
    정말 좋은 분이라 여겨집니다.

    이밤 편안한 꿈을 꾸십시오.

    사용자 bongta 2010.02.09 14:05 신고 PERM MOD/DEL

    제가 최근 농촌 전문가 몇 분을 만나 뵈었는데,
    저들은 하나같이 농업은 힘들다면서 귀향을 말리더군요.
    그럴 양이면 차라리 서울에서 막노동 일을 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 하더군요.

    누군가는 IT산업의 다음은 농업이다라고 말합니다.
    저 역시 농업이 다음을 이을 것이라고 수십 년 전부터 말해왔습니다만,
    아직도 끝을 알 수 없다는 듯 지하갱저로 내려가길 그치질 않는군요.

    하지만 호구책이 마련되어 있다면,
    도연명의 저 시구처럼,

    歸去來兮 田園將蕪 胡不歸
    “돌아가련다. 전원이 장차 거칠어지려고 한다. 어찌 돌아가지 않으리.”

    게서 그 뜻을 이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기사 역시나 귀거래사를 부른 이들이 대부분 정치적 실패 후에,
    도리 없이 택한 처신책인 경우도 있습니다만,
    욕심을 버리면 전원이라는 곳처럼,
    깊은 감성을 길어 올리고 곧은 심지를 기르는데,
    맞춤한 곳이 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 http://bongta.com/430 )

    은유시인님의 평강한 전도(前途)를 기원 드립니다.

  5. 은유시인 2010.02.11 15:44 PERM. MOD/DEL REPLY

    전 중고등학교를 왜관이란 농촌에서 농고를 나왔습니다.
    농촌의 실상을 잘압니다.
    불편한 건 많아도 결코 낭만이 없지요.
    그러니 젊은 사람들일수록 농촌을 떠나려는 겁니다.
    따라서 농촌 전문가들의 말이 맞다 여겨집니다.

    전 농촌에 살더라도 농사는 못짓습니다.
    체력도 따라주지 못하지만, 여간 어려운 노동이 아니거든요.
    그리고 스고로움에 비해 댓가가 없습니다.

    전 글을 쓰면서 수익을 얻을 생각이며,
    수익에는 '월간 노벨문학'이란 문학지를 발행하면서
    매년 수백건에 해당하는 각종 문예공모니 문학상들을 노릴 생각입니다.
    그외엔 고료를 받는다는 식의 수익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우스갯 소리라 여겨주시고 제 계획을 한번 들어주시렵니까?
    전 올해안으로 100개의 문예공모 당선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지난 두달동안 30군데 응모하여 이미 9개를 받았거든요.
    장삿속처럼 들리시겠지만, 우리 문학계를 혼내줄 생각으로 말입니다.
    그리고 올 연말 신춘문예에
    전국 30개 일간신문 신춘문예마다 몇편씩 작품을 응모하려합니다.
    만약에 다섯개가 동시에 당선된다면 신춘문예가 발칵 뒤집어질겁니다.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니까요.
    여지껏 신춘문예에 단 한번도 응모해본 적이 없어 어떻다 할 수는 없어도
    그간 당선작품들 읽어보니 웬지 자신감이 생기더군요.

    사용자 bongta 2010.02.11 20:04 신고 PERM MOD/DEL

    田園將蕪

    이러하니 누천년 지난 아직도 전원은 헐벗고 굶주리고 있음인가 합니다.
    저들 농촌 전문가라는 분들은 농민을 상대로 관에서 일을 하는 입장인데,
    스스로 앞장을 서서 농민 되길 자처하는 사람을 말리고 있는 것입니다.
    아, 어찌 이러고도 농업이 희망이며, 농민이 아름답다고 이를 수 있겠는지요?

    하지만, 이리 그 험한 길을 나서고자 하는 사람은 무엇이며,
    이런 사람을 훼방 놓고 있는 아까 말씀드린 그 농민은 도대체 어떤 물건이란 말입니까?
    행인 것은 그 때에 우연히 저에게 사심없이 도움을 주신 귀인을 만나게 된 것은,
    이 또한 들에 사시는 신령(野神)의 따사로운 은혜가 아닌가 싶습니다.

    한편, 그렇다고 제가 진작부터 은유시인님처럼 글 짓는 훈련을 한 것도 아니요,
    농사짓는 법을 알차게 챙겨 익힌 그릇도 아니 되니,
    참으로 우리네 세월은 여즉 하수상한 노릇을 면치 못하고 있는가 싶습니다.

    제가 조그만 재주라도 있다면 선생님처럼 글을 쓰면서,
    시골 생활을 영위하련만 그 또한 언감생심 저로서는 주제넘은 바람이지요.
    다만 낮엔 열심히 과수를 가꾸고,
    저녁엔 저문 강에 삽을 씻으며,
    거기 슬픔도 퍼다 버리려 합니다.
    어느 시인의 노래처럼 말입니다.
    그러할 때,
    언덕배기 저희 밭에 달은 떠오를 테지요.

    달과 더불어,
    술이 있다면,
    이 또한 한 세상이 아닐런지요?
    거기 뜻에 맞는 친구가 있다면 더 무엇을 바라겠습니까?

  6. 은유시인 2010.02.11 23:54 PERM. MOD/DEL REPLY

    솔직히 선생님 글이 마음에 와닿지 않았다면
    제가 왜 이곳을 즐겨 들르겠습니까?
    전 전문작가 대열에 아직 끼이지 못한 불출입니다.
    오로지 글 쓰는 재미로 글을 쓰고 있을뿐 제 속내는 진정한 작가의 자질도 없음이요,
    자신도 잃었습니다.

    어쩌면 전 선생님보다 지식이 한참 뒤떨어지리라 짐작할 뿐입니다.
    뿐만 아니라 표현도 저보다 훨씬 자유분방하고 설득력도 좋습니다.
    전 한학이나 한시에 대해 전혀 알지를 못합니다.
    위에 만용을 피력한바 저를 일견 못난 놈이라 생각하셨을 겁니다.
    그렇지만,
    전 말로만 떠들게 아니라 실천을 해서라도 학국문학 풍토를 욕해주고 싶습니다.
    신문사 신춘문예란 하나 당선되기도 쉽지 않을 겁니다.
    그렇지만, 노력하면 길은 열리리라 봅니다.
    제가 잘나서도 아니요, 대단해서도 아닙니다.
    신춘문예 작품들을 보노라면 대략 어떤 식으로 글을 쓰면 가능성이 있으리라 여겨진 것이지요.
    그리고 상당수의 문예공모들이 각본에 의해 당선자를 선정한다는 소문이 무성합니다.
    실제로 제가 글을 올리고 있는 아이작가의 디지털문학상도
    규정을 무시하고 당선작을 뽑아 많은 항의가 쇄도한바 있답니다.

    사용자 bongta 2010.02.12 22:24 신고 PERM MOD/DEL

    저는 감히 한학이나 한시를 알지를 못합니다.
    제 전문분야도 아니고 그저 그 동네를 홀로 즐겨 기웃거리다,
    하나 둘 주어들은 것이 다입니다.
    본디 선무당이 국무(國巫) 흉내 내고,
    푼수가 오돌떠기인 양 나댈 뿐인 것을.

    선생님이야말로,
    아이작가 방에서 느꼈듯이,
    작풍(作風)이 활달(豁達)하시고,
    문향(文香)이 도도(滔滔)하시니,
    쉬이 곧 익은 인연이 닿으리라 생각합니다.

    모쪼록 뜻을 얻으시고,
    소기(所期)의 성과 있으시길 빕니다.

  7. 은유시인 2010.02.13 02:00 PERM. MOD/DEL REPLY

    겸손의 말씀이시고
    지나친 칭찬이십니다.

    전, 겸손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나 잘났다란 교만도 없습니다.
    그저 글 쓰는데 황홀할 뿐이고
    써놓은 글 곱게 감춰두고 아끼려 하지 않고 드러낼 뿐이지요.
    쓰고자 하는 마음대로 경박하게 씁니다.
    체면이고 가식이고 점잖음은 없습니다.

    사용자 bongta 2010.02.13 21:01 신고 PERM MOD/DEL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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