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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도깨비들

소요유 : 2008. 10. 9. 18:12


앞에서 말한 약수터 훼손 사건이후 근 열흘이 흘렀다.
(※ 참고 글 : ☞ 2008/09/30 - [산] - 낮도깨비)
그 날 이후 나는 요즘 다른 약수터를 이용한다.

며칠 전에 거기를 들렸었다.
어떤 이가 물파이프를 손질해놓았지만,
필경 수조에도 오염 물질이 들어갔을 것인지라,
이용을 삼가고 있다.
해당 관서에 사후조치를 부탁하였으나,
열흘이 지난 지금까지 아직 연락이 없다.

오늘 나는 부러 거기를 가보았다.
아, 고쳐놓은 그 파이프를 그새 누군가 분질러 놓았다.
필경 그 자가 작정하고 악심(惡心)을 품었음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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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뜨린 모습, 누군가 부러진 조각을 임시로 박아 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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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에 앞서, 얼마전 훼손된 것 고쳐놓은 모습)

내려오며 보니,
그동안 내가 치우지 않았던 그 오솔길들엔 쓰레기들이 눈에 띄게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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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열흘 만에 이리 쓰레기들이 쌓이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어쩌려고 이러고들 사는가?
참으로 흉측(凶測)한 마음보들이다.

도토리는 알뜰하게들 주어가면서,
저들이 놀고 간 자리엔 아낌없이 쓰레기들을 버리고 간다.
점잖게 타일러도 대꾸도 없이 여전히 도토리를 줍는다.
저 염치없는 뻔뻔함은 도대체 어디서 연원하는가?
참으로 세상인심의 부박(浮薄)스러움은 끝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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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동네엔 심심치 않게 도토리 말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여기는 시골이 아닌 서울 북한산녘이다.)

산까지 와서 쓰레기를 버리는 저들 양심이,
저 아랫녘에 내려가서는 무슨 일을 저지를까?
끔찍한 노릇이다.

하산길에, 봄철에 가끔 보던 물오리들을 만나다.
백로와 함께 사이좋게 물헤엄을 치고 있다.
지난 봄엔 바로 이 자리에서 일단의 사람들이 이들을 향해 돌을 던지며, 희희닥 거렸었다.
저들처럼 아름다운게 또 어디에 있을까?
오늘은 저들을 보게 되니 행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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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산은 말이 없다.
계곡 변엔 단풍이 곱게 물들고 있다.
또한 내가 지나면서 늘 쳐다보는 우리 ‘소나무’,
흔히 부르는 적송(赤松)은 그 얼마나 늠름한가 말이다.
붉은 줄기는 마치 용이 솟아오르듯 기상이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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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소나무를 가만히 대하며,
그를 벗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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