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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길 쓰레기

소요유 : 2008.02.12 18:49


이틀전 산에 올랐다.
근래 다니지도 않던 동네 절 뒤곁 산자락따라 발길을 옮겨 보았다.

그 길은 동네 사람외에는 거의 외부 사람이 다니지 않는 곳이라,
아주 한적한 곳이다.

재작년, 역시나 잘 가지도 않던 길인데,
그날따라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그리 지났다.
마침 사람이 아무도 없기에 거기서 약수물을 받기로 했다.
수량이 적기에 다 받으려면 시간 반 이상은 족히 걸린다.
해서 물 받는 동안 약수터 주변 쓰레기를 줏었다.

마침 버려진 커다란 오일통에다 쓰레기를 주섬주섬 넣었는데,
약수터 주변에서만 바로 한통이 가득 찼다.
땅속엔 웬 병들이 그리 많은지,
서너군데에 한무더기씩 병들이 묻혀있었다.

그 길은 주로 약수터를 다니는 동네 사람이 이용한다.
약수물도 아주 가늘게 나오기 때문에,
나 같이 성미 급한 사람은 기다려내기 힘들다.

때문에 기껏 동네 노인이나 아낙들이 주로 이용한다.
외부인은 진입할 길 입구조차 모른다.
이리 다니는 사람이 한정되었음에도 쓰레기는 늘 버려져 있다.
저들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란 말인가 ?
참으로 놀라운 사람들이다.

그런데, 오늘은 더욱 놀라운 일을 목격했다.
약수터 가는 길목에 스치로플이 여기저기 버려져 있는 게 아닌가.
산밑에 있는 집들 중에는 산에서 솟는 샘줄기 따라,
고무호스를 땅에 묻고 집 안에서 편히 물을 받아 쓰는 경우가 있다.

짐작컨대, 물이 얼자 새로 호스를 묻는 작업을 한 모양이다.
등산길변을 따라 땅이 새로 덮인 자국이 완연하다.
산중이라 고무호스가 얼기 때문에
그들은 호스 겉에 사람 종아리만큼 굵은
보온 덮개를 씌운다.

기존에 쓰던 것들이 분해된 채 버려진 것이다.
호스 조각도 여기저기,
스치로플 보온덮개 역시 되는대로 조각 조각 나뒹굴고 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핸드폰으로 찍은 것이라 선명치 못하다.


나는 썩지 않는 쓰레기가 산에 버려진 것을 보면
분통이 터진다.
요즘은 웬 사탕껍질이 그리도 많은지,
비닐 사탕껍질 하나일지라도,
낙엽 옆에 버려진 것을 보면,
마음이 몹시 아프다.
산인들 어찌 마음이 편하시랴.

이곳은 국립공원이다.
국립공원 직원을 몇 번 접촉하여 보았지만,
나는 저들의 성실성에 충분히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저 쓰레기를 혼자 치우자면 그리 녹록한 일이 아니다.
스치로플이 산산히 가루처럼 부서져 날리고 있기 때문에 더욱 난감하다.
저들의 협조(?)를 받아야 하나 망설이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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