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
소요유 : 2009. 3. 25. 23:40
따듯한 어느 날 강아지 밥을 주려고 문 앞에 서니,
봄볕에 이끌려 해바라기를 하는 고물할아버지 발끝이 보인다.
(※ 참고 글 : ☞ 2009/03/11 - [소요유] - 똥)
나는 밥 주기를 포기하고 내쳐 지난다.
다녀오는 길에 다시 들리기로 한다.
한참 맛있게 조는 이 시선을 등 뒤로 받으며 구부려 일하는 내 모습은
나, 그 모두에게 저으기 씁쓸한 노릇일 터이니까.
저 집안 식구들 중에서,
나를 진심으로 반겨 맞는 유일한 강아지 둘 중 하나.
저 녀석 시선이 다트판을 향해 던진 핀처럼 내게 날아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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