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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주족 비비탄과 진령공

소요유 : 2009. 7. 2. 11:21


외제차 폭주족이 비비탄을 버스를 향해 쏴서,
유리창에 구멍이 뚫렸으나 다행이 인명 피해는 없었다 한다.

나는 이 기사를 읽고는 맞춤 진령공(晉靈公)을 떠올린다.
우선 이 이야기를 잠깐 풀어놓아둔다.

이때에 진령공은 장성해 자랐다.
황음포학했다.
백성들에게 가렴주구 했으며 토목공사를 크게 벌렸다.
그리고는 유희를 크게 즐겼다.
총애하는 대부가 하나 있었는데, 이름하여 도안가(屠岸賈)라 한다.
......
도안가에게 명하여 강주성내에 화원을 만들게 하였다.
기화이초를 두루 구하고 그것을 화원에 심었다.
화원은 특히 복숭아꽃이 크게 성했다.
봄이 되면 마치 비단에 수를 놓은 것 같았다.
.....
거기서 도안가와 함께 술을 먹으며 즐겼는데
어느 날 배우들을 불러서 대 위에서 갖가지 놀이를 벌였다.

화원 밖에선 백성들이 모여 그것을 구경했다.
진령공이 도안가에게 말한다.

“탄환으로 새를 쏘는 것에 비해 사람을 쏘면 어떨까?
과인은 경과 함께 이를 한번 시험해 보겠노라.
눈을 맞추면 이기는 것으로 하고,
어깨나 팔을 맞추면 무승부로 하자,
그리고 맞추지 못하면 큰 말술로 벌주를 마시도록 하자.”

진령공이 오른편, 도안가가 왼편에 섰다.

대 위에서 크게 소리를 질렀다.

“탄환을 보라!”

활시위는 마치 달처럼 잔뜩 구부려졌고,
탄환은 흡사 유성처럼 날았다.
사람들 가운데 한 사람이 귀에 맞았다.
또 하나는 어깨에 맞았다.
백성들은 놀라서 도망가면서 서로 외치며 밀치고 난리가 났다.

“탄환이 또 날아온다!”

진령공은 크게 노했다.
아예 좌우 궁수에게 모두 일제히 쏴재끼라고 명했다.
탄환은 빗발치듯 날았다. 백성들은 피할 도리가 없었다.
이에 머리가 깨지고, 이마가 상하고, 눈알이 빠지고,
이빨이 부러졌다.
울고 부르짖는 소리가 차마 귀로 들을 수 없었다.

그들은 서로 아버지, 어머니를 부르며,
머리를 감싸 쥐고는 쥐새끼처럼 도망갔다.
서로 밀치고 걸려 넘어지고 창망히 도망가는 정경은
차마 눈을 뜨고는 보지 못할 지경이었다.

진령공은 대 위에서 이를 구경하다가,
활을 땅에 내던지고는 크게 웃었다.
도안가에게 이른다.

“과인이 대 위에 올라 여러 번 놀았지만,
오늘처럼 즐겁기는 처음이다.”

이후, 백성들은 대 위에 사람들이 비추면,
도원(桃園) 앞을 지나던 사람들은 달아나기 바빴다.

시중엔 다음과 같은 노래가 떠돌았다.

대를 쳐다보지 말게,
탄환이 날아오네,
집문을 나섰을 때는 웃으며 즐거웠으나,
집에 돌아갈 때는 울고 슬퍼하리!

是時晉靈公年長,荒淫暴虐,厚斂於民,廣興土木,好
爲遊戲,寵任一位大夫,名屠岸賈。乃屠擊之子,屠岸夷之
孫。岸賈阿諛取悅,言無不納。命岸賈於絳州城內,起一座
花園,遍求奇花異草,種植其中。惟桃花最盛,春間開放,爛
如錦繡,名曰桃園。園中築起三層高台,中間建起一座絳霄
樓。畫棟雕梁,丹楹刻桷。四圍朱欄曲檻,憑欄四望,市井
俱在目前,靈公覽而樂之,不時登臨,或張弓彈鳥,與岸賈
賭賽飲酒取樂。一日,召優人呈百戲於台上,園外百姓聚觀。
靈公謂岸賈曰:“彈鳥何如彈人?寡人與卿試之。中目者爲勝;
中肩臂者免;不中者以大鬥罰之。”靈公彈右,岸賈彈左。
台上高叫一聲:“看彈!”弓如月滿,彈似流星,人叢中一人
彈去了半只耳朵,一個彈中了左胛。嚇得眾百性每亂驚亂逃,
亂嚷亂擠,齊叫道:“彈又來了!”靈公大怒,索性教左右會
放彈的,一齊都放。那彈如雨點一般飛去,百姓躲避不迭,也
有破頭的,傷額的,彈出眼烏珠的,打落門牙的。啼哭號呼
之聲,耳不忍聞。又有喚爹的,叫娘的,抱頭鼠竄的,推擠
跌倒的。倉忙奔避之狀,目不忍見。靈公在台望見,投弓於
地,呵呵大笑,謂岸賈曰:“寡人登台,遊玩數遍,無如今日
之樂也!”自此百姓每望見台上有人,便不敢在桃園前行走。

市中爲之諺云:
莫看台,飛丸來。出門笑且忻,歸家哭且哀!

진령공(晉靈公)이라,
언젠가 한번 썼지만 왕의 이름에 령(靈)자가 들어간 인물 치고,
제대로 된 작자가 없다.
정영공(鄭靈公), 진영공(晉靈公), 제영공(齊靈公), 진영공(陳靈公)
등등이 그러하듯이 본래 령(靈)자는
가렴주구로 백성들을 괴롭히고,
황음무도하여 정사를 져버린 왕에게 붙이는 시호(諡號)이다.

어쨌건 진령공이 탄궁(彈弓)을 들어 백성들을 과녁으로 삼았을진대,
도대체가 이들의 정신 상태가 어떠하였겠는가?

백성들의 피로서 술을 삼았을 터이며,
고혈로써 안주를 삼았을 터인즉,

어사 이몽룡이가 탐관오리를 향해 던진,

金樽美酒千人血
玉盤佳肴萬姓膏
燭淚落時民淚落
歌聲高處怨聲高

바로 이 노래와 한 치라도 그 정황이 어찌 다름이 있으랴.

지금 오늘 날,
차마 임금 폭군이 있을런가만,
그 마음보조차 어찌 사라졌다할손가?

(아니, 거죽으로는 아니 그러한 척,
의뭉, 간살을 떨지만 그 이상인 자가 있을런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술을 처먹었다한들,
대명천지(大明天地) 백주(白晝)에 시민들을 향해,
탄환을 날릴 수 있단 말인가?

아시는가?
얼마지 않아,
진령공은 백성들에게 잡히어 죽임을 당하였다.
하늘의 이치가 하나도 허술하니 소홀한 바가 없으니,
이는 마땅한 귀결이다.
제 아무리 왕정전제시대라한들 폭군은 백성들을 이기지 못한다.

시민의 이름으로,
저 잔악(殘惡)한 이들을 추달(推撻)하노니,
가을 서리처럼 엄한 단죄(斷罪)가
세상의 떳떳한 이치를 대명(大明) 크게 밝히 세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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