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엔 잠을 자야 한다.
가로등이 밭을 비추고 있다.
나는 이게 식물 생장 및 개화, 결실에 분명 문제를 일으키리라 여겨진다.
진작부터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으나,
작물이 아직은 제 자리를 잡고 있지 않으니,
적당한 때에 조치를 취하리라 준비만 하고 있었다.
긋그제.
밭 앞 사다리차가 하나 멈추어서 있다.
한참 일을 하다 보니 전봇대에 가로등을 새로 설치하고 있질 않는가?
나는 그들과 접촉했다.
우리 밭 저 아래에 맞은편에 설치한 가로등이 작물에 해를 가하니 조치를 부탁했다.
내가 제안하길,
검은색 갓(hood)을 씌었으면 한다고 했다.
다음 날 와서 그리 해주겠단다.
그리하고도 만약 밭에 많이 빛이 비추이면 다시 연락하라고 한다.
공무원 치고는 제법 친절하다.
다음날,
아무 연락도 없이,
슬그머니 해놓고는 사라졌다.
그들이 가고 난 다음 저녁에 살펴보니,
오른편쪽에 빛이 사뭇 많이 쪼이고 있다.
나는 다시 그들에게 접촉했다.
익일 그들은 다시 들렀다.
(좌측 까만 통이 콘트롤박스다. 점멸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
CdS 이것으로 光을 sensing하고, 타이머로 시간을 통제한다. 좋은 세상이다.)
전등갓이 너무 작으니 조금 크게 하였으면 좋겠다 하니,
역시나 짐작했던 대로 그러면 바람에 다칠 염려가 있다고 한다.
그러더니만 각도를 조금 달리 틀어주겠다고 한다.
그러고도 문제가 되면 다시 연락 주라고 한다.
이들은 왜 이리 친절한가?
고맙게도 그들이 물러간 후,
그날 저녁 밭의 상태를 살펴보니 그런대로 참을 만하다.
일단 이리 견디어 보기로 한다.
야간 가로등에 의한 개화 간섭에 대하여는 내가 진작 조사해둔 바가 있다.
Very short periods of lighting at night may be enough to prevent or interfere with flowering. Even light from a street light can stop flowering. If the plant is to be grown in a room that is lighted nightly, cover it completely at dusk (5p.m.) every day with a heavy paper bag, a piece of opaque black cloth, other light-tight cover or place in a dark closet.
(ref : http://www.wardsnursery.com/tips.html)
나는 개화만이 아니라, 생육, 결실에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검은 후드를 등에 씌우는 것은 진작 외국에선 실용화 되었다.
여기 이 담당자는 말하길 인터넷 등을 뒤져 자체적으로 이리 갓을 마련했다고 한다.
다만 조금 더 크고, 구조적으로 풍력 등에 버틸 정도로 강했으면 좋으련만,
이런 노력, 시도만이라도 우리네 현실에서 아연 놀랍고 고마운 노릇이다.
좋은 세상이다.
양계(養鷄)시 인위적으로 조명 시설을 갖추어,
산란율을 조절하기도 하지 않는가?
밤, 낮을 잊도록 하여,
아니 속여서 산란율을 끌어올리는 짓거리를 하고 있음이다.
식물이라 한들,
밤에는 충분히 잠을 자야 건강할 것이다.
여기 온 담당자는 개화 때만 피하면 되지 않겠는가 하는 식인데,
어림없는 소리다.
나는 단 한마디로 그의 말을 잘라버렸다.
“밤엔 잠을 자야지요.”
누구든,
이 말씀으로부터 자유로운 자가 없을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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