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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어영수지빈(洗耳於潁水之濱)

소요유 : 2016.01.20 18:06


내가 가끔씩 광고 전화를 받는데,

이게 여간 성가신 것이 아니다.

더우기, 한창 바쁜 때에는 그저 전화기를 내동댕이치고 싶을 때도 많다.


대부업체 아니면 이동통신 업체의 광고 전화가 대부분이다.

원래 남의 전화번호를 확보하여, 동의 없이 광고 전화나 전자 우편을 보내는 것은 불법이다.

여긴 두 가지 방식이 있다.


옵트인(Opt-in) : 당사자가 자신의 정보 수집을 허용하기 전까지 정보수집이 금지된다.

옵트아웃(Opt-out) : 당사자가 자신의 정보 수집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명시할 때, 정보수집이 금지된다.


대개는 옵트인 방식이 우리나라 규제 현실에서 기본이 되고 있다.

하지만 작금의 현실은 거부가 그 실효성을 잃어버린 형국이다.

강제적 동의가 한 곳에서 일어나면, 제휴업체 수 백 곳으로 퍼져나간다.

포괄적으로 동의가 돼버리기 때문에 옵트인 방식과 같은 사전 동의가 무용지물이 돼버렸다.

애초 한 곳에서 일어나는 강제적 동의를 거부하게 되면,

그곳에서의 서비스를 포기하여야 한다.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도리 없이 저들의 유도에 따를 수밖에 없다. 


참고 기사

☞ 수신동의 없이 스팸문자 보냈다간...3천만원 과태료 폭탄!


다음의 사이트는 일정분 대응 조치를 할 수 있게 도와준다.

☞ 불법스팸대응센터


내가 오늘 아침에 전화를 받았는데,

핸드폰 요금 절약지원센터 운운하고 있더라,

그 다음은 더 이상 들어볼 것도 없다.

필경은 핸드폰을 바꾸라 하거나,

새로운 요금제도로 바꿔 타라는 권유 광고일 것이다.

거의 매일, 저들 때문에 공연히 귀를 더럽히고 있다.


전화를 끊고 나니 허유의 세이어영수지빈(洗耳於潁水之濱)이 생각이 났다.

그는 요 임금으로부터 제위를 물려준다는 이야기를 듣자,

귀를 더럽혔다며 강물에 귀를 씻는다.

그러자 그의 벗인 소보는 외려 허유를 탓하며,

송아지에게 그 물을 먹일 수 없다며 상류 쪽으로 데리고 갔다.


할 수만 있다면 전화로부터 해방되고 싶다.

하지만, 현대를 살아가면서 전화 없이도 과연 살아갈 수 있겠는가?

소보는 허유 보고 말하길,

명예를 구하려 소문을 낸 것이 아닌가 하며 의심을 한다.

과연 은자처럼 세상을 등지고 살아갈 수 있는가?


요즘 젊은이들에겐 스마트폰은 담배나 마약보다 더 고약스런 중독(中毒) 물질이 되었다.

이에 허유의 이야기를 다시금 음미해보기로 한다.

아울러 편을 달리하여 강태공의 예를 소개해두고자 한다.

(※ 참고 글 : ☞ 2015/03/14 - [소요유] - 은자(隱者)와 인의(仁義)



堯讓天下於許由,曰:「日月出矣,而爝火不息,其於光也,不亦難乎!時雨降矣,而猶浸灌,其於澤也,不亦勞乎!夫子立而天下治,而我猶尸之,吾自視缺然,請致天下。」許由曰:「子治天下,天下既已治也。而我猶代子,吾將為名乎?名者,實之賓也,吾將為賓乎?鷦鷯巢於深林,不過一枝;偃鼠飲河,不過滿腹。歸休乎君!予無所用天下為。庖人雖不治庖,尸祝不越樽俎而代之矣。」 (莊子)


“요 임금이 천하를 허유(許由)에게 물려주려 하면서 이리 말하다.


 ‘해와 달이 나와서 밝아졌는데도 횃불을 끄지 않는다면, 

  그 불의 밝음이 난처하지 않겠음인가?

  때 맞춰 비가 오는데도, 여전히 물을 대고 있다면,

  그 물의 덕이 공연한 노고에 불과하지 않겠는가?

  그대가 (임금 자리에 )서면, 천하가 잘 다스려질 터인데,

  내가 여전히 이 자리를 맡는다면,

  나 스스로 볼 때도 모자란 노릇이다.

  청컨대 천하를 맡아주십시오.’


허유가 이리 답하다.


‘선생이 천하를 잘 다스려서, 천하는 이미 잘 다스려지고 있습니다.

 그러한데 내가 선생을 대신한다면, 장차 내 보고 명예를 탐하란 말씀입니까?

 명예란 실질의 객손에 불과한 것임이라, 내 어찌 손님 노릇을 한단 말입니까?

 굴뚝새가 깊은 숲에서 둥지를 틀 때, 다만 나무 가지 하나면 족하고,

 두더지가 항하 물을 마실 때도,

 그저 배를 채울 정도면 충분합니다.  

 임금께선 돌아가 쉬십시오.

 저는 천하를 위해 아무런 소용이 되지 않습니다.

 주방 일을 하는 자가 비록 주방 일을 잘 하지 못한다 하여도,

 죽은 사람을 대신하여 제사를 받는 시동이 술잔과 안주 그릇을 뛰어 넘어,

 그 일을 대신하지는 못합니다.’”


요 임금이 천하를 양위하고자 하였으나, 허유는 이리 말하며 받질 않는다.

그리고는 기산(箕山)에 들어가 은거한다.

요 임금이 재차 권하자,

허유는 그 말에 귀를 더럽혔다며,

영수(潁水之濱)가에 귀를 씻었다.


사후에 기산 꼭대기에 장사를 지냈다 한다.

요 임금은 그를 기산공신(箕山公神)이라 칭하고는,

오악(五岳)을 배향케 하였다.


그런데 고사전(高士傳)엔 이 외에 더 재미있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堯又召為九州長,由不欲聞之,洗耳於潁水濱。時其友巢父牽犢欲飲之,見由洗耳,問其故,對曰:「堯欲召我為九州長,惡聞其聲,是故洗耳。」巢父曰:子若處高岸深谷,人道不通,誰能見子?子故浮游,欲聞求其名譽,污吾犢口。」牽犢上流飲之。許由沒,葬箕山之巔,亦名許由山,在陽城之南十餘里。堯因就其墓,號曰箕山公神,以配食五岳,世世奉祀,至今不絕也。


“요 임금이 다시 허유를 찾아와 구주장(九州長)을 맡기고자 하였다.

 허유는 그것을 듣지 않으려 하였다.

 (그 말에 귀를 더럽혔다며,)

 영수(潁水之濱)가에 귀를 씻었다.

 그 때 허유의 벗인 소보(巢父)가 막 송아지를 끌고 물을 먹이려던 참이다.

 허유가 귀를 씻는 것을 보고는 그 까닭을 물었다.

 이리 대꾸를 하다. 


 ‘요 임금이 나를 불러 구주장으로 삼으려 하기에, 

  그 소리 듣기가 싫어 귀를 씻었네.’


 소보가 말한다.


 ‘자네가 높은 산, 깊은 골짜기에 처한다면 사람들이 말을 통할 수 없으리니,

 누가 자네를 찾을 수 있겠으랴?

 자네가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명예를 구한다는 소문을 내어, 내 송아지 입을 더럽히도다.’


 그리고는 송아지를 끌고는 상류로 올라가 물을 먹였다.

 허유가 죽자 기산 꼭대기에 장사를 지냈다.

 그리고는 이름을 허유산이라 하였다.

 양성(陽城)의 남쪽 10여리에 위치한다.

 요임금은 그 묘를 기산공신(箕山公神)라 칭하고는 오악에 배향토록 하였다.

 세세(世世)로 제사를 받드니 오늘날까지 끊어지지 않았다.”


(許由墓)


허유는 요 임금 당시 영수가 지역, 

그러니까 지금의 등봉(登封), 허창(許昌), 우주(禹州), 여주(汝州), 장갈(長葛), 언릉(鄢陵),

이 일대에서 활동하며 허씨(許氏) 성으로 이뤄진 부락을 통솔하였다.

후대에 허나라(許國) 봉지(封地)가 되는데,

허유는 허 씨의 시조가 되었다.


기실, 선양(禪讓)에 대하여는 그 진위(眞僞)에 대하여 여러 설이 오간다.

이야기가 길어지는 즉, 오늘은 이에 그치고 다음을 기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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