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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족(醬油族)

소요유 : 2016.01.23 17:44


간장족(醬油族)


중국 넷(net)상에서 2008년도에 유행하던 말이다.

광주(廣州) 텔레비전 방송국 기자가 무작위로 시민과 인터뷰를 했다.

기자는 길가던 한 시민에게 당시 한창 화제가 되고 있는 염조문(艷照門)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 염조문이란 진관희(陳冠希) 등 홍콩 여배우의 나체 사진이 유출된 사건이다.)

그러자 그 시민이 차분하게 이리 말했다.


關我屌事,我出來買醬油的……


“웬 참견인가? 나는 간장 사러 가는 중일 뿐...”


그러자 이 남자는 醬油男, 간장남이라 불리우며 급속히 넷 상에 퍼졌다.


나와는 무관하다.

남의 일엔 관심이 없다.


이를 두고 무작정 비판만 하기엔 조심스럽다.

기실, 여기엔 두 가지 갈래로 나눠 생각할 일이 있다.


TV를 보면, 화면상에 방청객이 죽 늘어 앉아 있는 경우가 있다.

프로그램 진행자만 떠들면 흥을 돋기 어렵다고 생각하였을 것이다.

헌데 방청객을 관찰해보면, 

과잉 반응이 많고, 억지웃음이나 놀라는 모습을 짓곤 하는데,

이 짓은 사뭇 서투르고 어색하다.

이로 미뤄 보건데, 필시 저들은 동원되었을 것이다. 

방청객이 아니더라도 출연자 중엔 자신을 팔기 위해 부러 과장 연출을 하는 것은 일상적이다.

요즘엔 영상 기술이 좋아져서,

만화처럼 각종 말풍선, 이모티콘 등을 돌발적으로 화면상에 띄운다.

이리 말초적 감정선(感情線)을 자극하는 노력들을 필사적으로 하는구나.


그러함인데 현실의 세계에선 어떠한가?

남의 위급함이나, 어려움엔 무심하고,

오로지 제 일에만 몰두하는 이들이 많기도 하다.


며칠 전 겪은 일이다.

산길로 들어서는 우회전 길목이다.

앞에 미니 마을버스가 앞서고 있었다.

뒤를 쫓아가고 있는데, 이 차가 우회전 길목 앞에서 가다 말고 그냥 서버린다.

나는 급히 브레이크를 밟아 설 수 밖에 없다.

비상등을 켠다든가 하여 사전에 미리 고지를 하였으면,

뒤따르는 차량들이 준비를 하였을 터인데 마치 고장이 난 것처럼 그냥 서버리는 것이다.

남에 대한 터럭만한 배려심도 없는 것이다.

오로지 제 일에만 집중하여 살아가고 있다.


저들이야말로 차량 운행 전문가가 아닌가 말이다.

운전대를 잡고 평생 저 일로써 직업을 삼았음이니,

남보다 운행 기량도 뛰어나고,

도로 주행 예절도 발라야 하지 않겠음인가?

이것을 자부심으로 왜 아니 삼을 수 없음인가?


關我屌事


여기서 초(屌)는 좃이니 욕으로도 쓰인다.

關我屌事 이게 요즘 유행어로 욕설은 아니지만,

글자대로 풀자면 ‘내 좃일에 상관하지마!’ 이리 된다.


하니까, 저 마을버스 운전수는 내 편의대로 설 일이 있으면 서고,

갈 일이 있으면 갈 뿐인 것을.

방향 지시등이니, 비상등이니 하는 외부 알림 신호는 내 알 바 아니다.'

네 일은 네가 알아서 챙겨라.

이런 關我屌事 같은 태도로써 평생을 살아갈 것이다.

참으로 불한당이라 하겠다.

불쌍한 인생이다.


헌데 關我屌事가 달리 이러한 때에는 마냥 탓할 일이 아니다.

즉, 진관희(陳冠希)가 침대에서 옷을 벗든,  

장백지(張栢芝), 양영청(楊永晴) 들이 무슨 짓을 하든 나는 관심이 없다.

그것은 그들의 일이요.

나는 내 일을 할 뿐인 것을.


“지금 나는 간장을 사러 가고 있다.”


이 외에 지금, 여기 내게 중요한 일은 없다.


Here & Now.


남에 대한 관심은,

자기 일에 열중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기도 한다.

그러하기에 사람들은 엽기적(獵奇的) 일에 몰두하는 것이 아닌가?

엽기(獵奇)란 무엇인가?

자의(字意)대로 풀자면 기이함을 사냥한다란 뜻이다.

기이함을 쫓아다니며 제 호기심을 충족시키기에 바쁜 모습을 그리고 있다.

만족하지 못할 때는 급기야 잔혹하고, 경악스럽고, 패륜적인 것을 극한까지 추구하게 된다.


“제 간장을 사러 가라.”


이러할 때는 제 간장 사러 가는 일이 중(重)함을 알아야 한다.


關我屌事


“내 좃일에 참견 하지 마!”



남의 일에 객들이 공연히 참견할 일은 아니다.

내가 늘 이야기 하듯이,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한,

남의 일에 오지랖 넓게 참견할 일이 아니다.

그의 일은 그에게 맡겨 둘 일이다.


關你屌事


It's not your busi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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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기자절야 2016.01.29 23:05 PERM. MOD/DEL REPLY

    필리핀 집 앞에 옜날 폭스바겐이 있읍니다. 주인이 가끔타는데 타는 날이면 온 동네가 매연으로 몸살을 앓게 됩니다. 옆사람을 조금만 고려하면 폐차 할텐데, 자기 멋대로 살아가는 사람은 어디나 있나 봅니다.

    bongta 2016.01.30 20:25 신고 PERM MOD/DEL

    아직 필리핀에 계시는군요.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於人)이라,
    제가 싫은 것은 남에게도 하지 말아야 하는데,
    이거 좀처럼 해결이 아니 됩니다.
    인류의 속성 중에 하나가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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