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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과 새

농사 : 2016. 6. 20. 16:39


내가 재작년 블루베리 농장을 습격한 새떼 때문에, 적지 아니 시달렸다.

하여, 그해 겨우 내내 새들에 대해 공부를 하고, 퇴치기를 개발하였다.

이게 이론적으로는 그럴듯하나 실제 현장에선 그 효과가 장구하지 않았다.

이는 infra sonic, ultra sonic 발출 장비의 미비 때문에,

충분히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여야 평가를 제대로 마칠 수 있다.

이 장비는 사뭇 고가라 농장에 도입하기엔 쉽지 않다.


하여 드론을 사들이는 한편, 

다시 새로운 공부를 더하였다.

그러다 중국 당국에서 개발한 방법에 착안하여,

새로운 시스템을 고안하고, 설계까지 다 마쳤다.

틈틈이 재료를 모두 구입하여 두었다.

앞선 고안물은 전자식이라면, 

이번 것은 리모컨으로 조작을 하지만, 주 설비는 기계식인데,

이게 더 간단하고, 재미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서울 일 때문에 미처 제작을 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었다.

그런데 참으로 묘한 일이 생겼다.

작년에는 재작년에 비교한다면 거의 새로 인한 피해가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

게다가 올해엔 아직 이르긴 하지만 최근 밭에 들어가 보니,

이것은 작년에 비한다면 또다시 거의 피해가 없다 이를 정도가 되었다.


이게 무슨 이유 때문에 그러한가?

아무리 생각하여도 하나의 조건 변수 외에는 농장 환경이 변한 것이 없다.

이제부터 그를 밝혀보려 한다.


재작년만 하여도 어느 정도 예초 작업을 하여 풀이 극성을 부릴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작년엔 풀이 자라 사람 키를 넘을 정도였고,

금년은 더욱 더 예초를 제대로 하지 않아 밀림을 방불할 지경이었다.

내가 금년엔 키를 넘긴 풀을 발로 지그시 눌러 꺾으며, 

고랑을 따라 나아가, 블루베리를 수확해나갔다.

그러니깐 재작년에 비해 작년, 금년, 이 양자 간 이것이 가장 두드러진 환경 조건 차이다.


우리 밭에선 사뭇 놀라운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풀의 공덕이 이러하다.


병충해로부터 자유로워진 것은 비료를 쓰지 않은 덕도 있지만, 

풀을 키운 것이 득효(得效)하였음이다.

게다가 토양 수분 조절이 자유로워졌다.

매년 늘어나는 풀 잔사와 풀 그늘로 인해 지표면 수분 증발이 억제되었으며,

역으로 장마로 인한 과습은 과원 전체를 덮고 있는 풀로 인해,

효과적으로 공중 증산(蒸散)이 일어났다.

풀뿌리가 과원 전체 토양 속에 고르게 분포한다.

이에 따라 토양 공극률을 향상 시켰다.

뿌리 호흡에 큰 도움을 주리라 쉬이 예상해볼 수 있다.


이제 추측하거니와 새들이 공중에서 비행중 풀 때문에 블루베리 관측이 용이치 않았을 터이며,

익은 과향(果香)이 풀 그늘에 갇혀 널리 퍼지지 못하였을 터이다.

때문에 달콤한 과향을 새들이 맡는데 곤란이 따랐을 것이다.


다만 풀 그늘로 인해 태양광이 미처 필요량에 못 미치는 일이 생겼을까?

이에 대하여는 마사노리 선생의 의견을 참고할 일이다.


“맛을 내는 것은 햇빛이 아니다. 

맛을 내는 것에 햇빛이 우선이라는 것 틀린 생각이다.

햇빛은 광합성 작용에서 꼭 필요하나 4만 룩스 이상 불필요하다.

4만 룩스는 날은 맑은데 약간 흐린 날에 當한다.

일본에서는 아주 맑은 날은 10만에서 12만 룩스 정도.

그러니까 햇빛이 절대 조건이 아니다.

절대 조건에서 제 일은 물(水), 두 번째는 온도(溫度),

햇빛(光)은 다섯 번째.

3,4번째는 없다.”


그런데, 과원에 은박지나 타이벡 따위를 깔아 광량을 보충해주는 까닭은 무엇인가?

이리 해주면 과일 맛이 크게 달게 된다고 한다.

이는 전 시간에 걸쳐 효과가 나타나기 보다는,

광합성 최고조기인 동틀 때에 최유효량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한 조치가 될 수 있다.

이 때 물론 물이 충분히 공급되어야 함에 유의하여야 한다.


나의 경우 풀이 키를 넘기고 있지만,

광량 부족에 따른 맛의 열화(劣化)나, 충실도가 떨어지긴커녕,

외려 맛도 괜찮고 발육에도 보탬이 되고 있다.


일이 이렇게 흘러가자,

나의 조류 퇴치기 개발 계획은 급할 게 없다.

잠시 유보해두고 대신 몇 해 더 풀의 효과를 지켜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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