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非梧桐不止

소요유 : 2018. 9. 15. 21:06


非梧桐不止


迢遞高城百尺樓,綠楊枝外盡汀洲。

賈生年少虛垂涕,王粲春來更遠遊。

永憶江湖歸白髮,欲迴天地入扁舟。

不知腐鼠成滋味,猜意鵷雛竟未休。

(唐‧李商隱‧《安定城樓》)


당나라 시인 이상은의 안정성루란 시다.


이 시에 대한 해석 하나를 소개한다.


連綿高聳的城牆上有百尺高的城樓,我在樓上舉目眺望,碧綠楊柳外盡是一片片沙洲。想到自己如年少才高的賈誼徒然流淚,提出的意見不受重視,也像春日登樓的王粲又將遠遊,感嘆異鄉信美而非吾土。我總是嚮往著能在老年白髮時歸隱江湖,但也要先扭轉乾坤後再功成身退、安心乘上扁舟離去。儘管神鳥鵷雛不知腐臭的死鼠是什麼滋味,鴟鴞竟仍對其猜忌不休,那些小人也是這樣胡亂揣度我的心志啊。


이를 간략히 풀이하자면, 이렇다.


높이 솟은 고성의 누각에 올라서니, 푸른  버들가지 너머는 온통 모래톱일세.

가의는 어려서 공연히 눈물 흘렸고, 왕찬은 봄이 오면 더 멀리 떠돌아다녔네.

백발이 되면 강호로 돌아가려 늘 생각하였는데, 세상을 다 구한 후에야, 조각 배 타야겠네.

썩은 쥐가 맛이 좋은 줄 아지 못하지만, 원추(새)가 의심받는 일 그치질 않네.


여기 마지막 귀 不知腐鼠成滋味,猜意鵷雛竟未休。

이는 장자의 다음 이야기에 빗댄 것이다.


惠子相梁,莊子往見之。或謂惠子曰:「莊子來,欲代子相。」於是惠子恐,搜於國中三日三夜。莊子往見之,曰:「南方有鳥,其名為鵷鶵,子知之乎?夫鵷鶵發於南海而飛於北海,非梧桐不止,非練實不食,非醴泉不飲。於是鴟得腐鼠,鵷鶵過之,仰而視之曰:『嚇!』今子欲以子之梁國而嚇我邪?」

(莊子 秋水)


“혜자가 양나라 재상이 되니,

장자가 그를 방문하였다.


어떤 이가 혜자를 보고 일러 말하였다.


‘장자가 온 것은, 그대의 재상 자리를 대신하려 함이요.’


이에 혜자는 두려워,

삼일 밤낮으로 나라 전국을 뒤져 장자를 찾았다.


장자가 찾아와 말하였다.


‘남방에 새 하나가 있으니, 그 이름을 원추(鵷鶵)라 하오.

그대는 이 새를 아는가?

이 원추가 남해에서 북해로 날을 때,

오동나무가 아니면 앉지 않으며,

대나무 열매가 아니면 먹지를 않고,

단 샘물이 아니면 마시질 않으오.


올빼미가 썩은 쥐를 얻어 가지고,

옆을 지나는 원추를 쳐다보며, 소리를 내었소.


‘허억’ - (쥐를 빼앗길까 두려워 내는 소리)


그대는 양나라 (재상) 자리를 빼앗길까봐,

나를 두려워하고 있음인가?’”


非梧桐不止,非練實不食,非醴泉不飲。


높은 기개와 지조,

인생을 달관한 모습이,

가을물처럼 맑다.


세 번 째 귀인 永憶江湖歸白髮,欲迴天地入扁舟。

이는 관리로써, 나이 들면, 물러나 조각배 띄우며 은거하고도 싶으나,

막상 그럴 형편도 아니 됨을 탄식하고 있는 장면이다.

進不得進、退不能退

나아갈 수도, 물러날 수도 없는,

세상사에 묶인 처지로써,

현실과 꿈 사이를 오가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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