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gta      

非理法權天

소요유 : 2018.09.15 12:07


非理法權天


이 말은 별 게 아니다.


非不能勝過理

理不能勝過法

法不能勝過權

權不能勝過天


옳지 않은 것은 이치를 이길 수 없고(나을 수 없고),

이치는 법을 이길 수 없고,

법은 권력을 이길 수 없고,

권력은 하늘을 이길 수 없다.


뭐, 대단한 철학적 함의(含意)를 품고 있는 게 아니다.

현실 세계에 벌어지고 있는 실상을 적나라하게 기술하고 있을 뿐이다.


理는 이치로되 세속 사람끼리 통하는 정도이니,

정리(情理)

즉 인정이나 경우, 도리에 해당된다.

이게, 무지막지한 자를 상대하고 있지 않는 한,

대개 옳지 않은 것을 이길 수 있으리라.


허나, 그렇다한들, 이게 국법을 이길 수는 없다.

하지만, 국법이라 하여도 고대의 권력자를 이길 수는 없다.

왜냐? 저들 권력자들은 임의로 법을 개폐할 수 있다.

게다가 때론 법을 무시하고 제멋대로 하고 싶은 대로 행하기도 한다. 

그렇다 한들, 하늘의 명 天命을 어찌 거스를 수 있으랴?


앞의 글 ‘징그러운 촌놈들’에서의 읍장 역시,

인간세 이치는 물론 법까지 뛰어넘어,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모두 자의로 행할 수 있다고 여기는 것이다.

읍장 노릇하다 보니, 이 역시 자신이 절대권력을 가졌다 생각하기라도 하는 것일까?


여기 그 실상을 정확히 엿볼 수 있는 동영상 하나를 소개한다.


(utube)


권력이 법 위에서 작동하는 모습을 실감나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하니까 權能勝過法이라,

권력을 가진 자가 법까지 뛰어넘을 수 있다고 여기는 것은,

고대나 현대나 그리 다름이 없는 것이다.


허나, 한학을 잘못 배우거나,

종합적이고 조감적(鳥瞰的) 인식 능력 없이 접하면,

엉터리가 된다.


非理法權天


이 말을 어디서 주워듣고는,

이게 철칙인 양 여기고 있다면,

소견머리가 협착(狹窄)되어 크게 일을 그르치게 된다.


한비자는 法<權의 위험을 진작부터 알았다.

하여 그는 權<法의 세계를 꿈꾸었다.


☞ 비룡은 구름을 타는가?


나의 앞선 이 글은 실로,

지금 내가 지적하고 싶은 것을 잘 드러내놓고 있다.

인용된 한비자의 글은 천하의 명문이다.

그를 법가(法家)라 하여,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저 피도 눈물도 없는 비정한 인물로 아는 이가 대부분이다.

어림없는 소리다.

내가 보기엔 그야말로 당시에 가장 뛰어난 실질 휴머니스트라 생각한다.

당시에 한비자처럼, 

옳은 법에 의해,

바로 다스려지는 인간세를 기획, 실천하려 했던 인물은 드물다.


구스노키 마사시게(楠木正成)는 가마쿠라(鎌倉) 말기서부터,

난보쿠초(南北朝)에 걸쳐 활동하던 이다.


이 장군이,

非理法權天

이 다섯 글자를 죽기 전 옷에 새겨두었단 말도 있고,

사후 깃발에 새겨 두었다는 설이 있다.


(ⓒ道璞)


천황의 막부 타도에 동참하여,

끝까지 자신의 충의를 저버리지 않았던,

그를 상징하기엔 이 다섯 글자가 잘 어울린다 하겠다.


한마디로, 봉건시대에, 

충군보국(忠君報國)하는 사상을 잘 축약하여 드러내고 있다 하겠다.

하지만, 천황의 권력이 法보다 상위 가치라 생각하는 것.

이게 당시의 시대적 한계에 갇힌 자의 안목일 뿐,

결코, 이런 인식 태도를 바르다 할 수 없다.


非理法權天에서

法<權

이런 세상은 불안하며, 위험한 세상이다.

權<法

법이 권력 위에 있을 때라야,

시민 각자의 인권이,

이치에 합하고, - 合理

법에 합하여, - 合法

보장된다.


이상은 인간이 헤아려 충분히 납득할 만한 이치의 영역에 속한다.

다음 단계인 天

하늘의 이치(天理)를 알 수 있다면, 다행이겠으나,

미치지 못한다 하여도 최소 그 아래 인간의 이치 정도는,

누구나 헤아릴 수 있다.


앞에서 소개한 한비자는,

고대 봉건 사회를 살고 있었지만,

權<法의 이치를 인식하고, 

체계적으로 탐색, 설계하고, 비전을 제시한 인물이다.


오늘, 글 하나를 앞세우고 있지만,

놀랍고, 고맙게도, 

다시금 그를 새겨보는 데 이르고 있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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