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gta      

형수

소요유 : 2019.07.05 09:57


내가 예전에 적은 글 하나를 다시금 이끌어내어,

엮어 여기 붙여둔다.


***


합종연횡술의 주인공 소진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소진이 처음에 주유천하하며 출세 길을 모색합니다만, 

세가 궁하고, 뜻을 이루지 못하여, 거지꼴로 낙향합니다.

집에 돌아오니 온 집안 식구는 마구 욕설을 퍼부어댑니다.

소진의 아내는 남편이 돌아왔건만 베틀에 앉아서 베만 짤 뿐 내다보지도 않았습니다.

그나저나 소진은 배가 고파서 견딜 수가 없었지요.


“형수씨 몹시 시장하니 밥 좀 지어 주오”

“땔 나무가 없어 밥을 못 짓겠네.”


富貴途人成骨肉

貧窮骨肉亦途人


부귀하면 남도 형제처럼 나를 따르고

가난하면 형제도 나를 남처럼 대하는구나.


후에 다시 유세 길에 오른 소진은

마침내 뜻을 이루어, 6국 재상의 인수를 받고, 출세를 한 후,

금의환향합니다.

집안 식구들은 감히 쳐다도 보지 못합니다.


소진이 웃으며 형수를 보며 말합니다. 


"어찌하여 전에는 거만하더니 오늘날에는 이토록 공손하십니까?"

蘇秦笑謂其嫂曰 何前倨而後恭也 


"도련님의 지위가 높고 황금이 많은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嫂季地浦服 以面掩地而謝曰 見季子位高金多也


소진은 인심이 이러한 것을 뼈 속 깊이 알기에,

가족들을 다 용납하였다지요.


소진의 라이벌로 그려지는 장의 역시 소진과 다름없는 갖은 곡절을 다 겪지요.

그러함에도 이들이 고경(苦境)을 견디어낸 것은,

모두 다 제 자신에 대한 자부심 때문이었을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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